>

레이저 폰이 벗겨지며 새로운 레이저가 되는 광고가 적절하다

지난 11월 16일 모토로라 레이저가 공개됐다. 최초의 폴더형 폴더블 폰이다. 조개가 입을 여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주로 클램셸 디자인이라고 부른다. 클램은 조개구이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합이다. 외관은 클램셸 디자인을 탑재하며 추억의 레이저 V3와 패밀리룩을 이룬 정도로 보인다. 날카로운 레이저의 느낌을 잘 구현한 모습이다.

GBA SP같은 디자인을 주로 클램셸이라고 부른다

이건 원래부터 클램셸이라고 부른다

과거의 레이저 V3

레이저 폴더블 폰

크기와 디스플레이

전자대합의 크기는 접혀있을 때 72 x 94 x 14mm, 폈을 때 72 x 172 x 6.9mm이다. 접혔을 때의 두깨와 폈을 때의 두께가 인상적인데, 6.9mm의 약 두배(14mm)가 된다. 이게 왜 인상적이냐고 한다면, 갤럭시 폴드는 접었을 때 힌지의 부피로 인해 약간 삼각형 형태가 되지만, 레이저는 그 부분의 유격을 최소화했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유격은 단 0.2mm가 된다. 유격이 발생하는 이유는 폴더블 폰의 화면이 접힌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 그 부분은 안 보이는 데서 둥글게 말리기 때문이다.

접었을 때의 유격이 거의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폈을 때의 화면 크기는 6.2인치로 요즘 스마트폰 중에서는 평범한 크기다. 화면의 소재는 당연히 OLED지만, 안쪽에는 접을 수 있는 OLED인 P-OLED, 서브스크린에는 G-OLED를 썼다. P-OLED는 플라스틱 기반이라 접거나 휘어지게 할 수 있고, G-OLED는 유리가 붙어있어 휠 수 없다.

해상도는 2142 x 876이며 화면비는 21:9다. 화면비가 스마트폰에서 잘 채택하지 않는 영화관 화면비와 동일한데, 이유는 다른 스마트폰에서 탑재하는 19:9 정도를 탑재했을 때 접으면 너무 짧아서일 것이다. 21:9 화면비를 탑재한 다른 스마트폰은 소니 엑스페리아 1이 있지만 아무도 모른다. 소니는 그 작은 폰에 4K를 탑재하고 있다.

실제로 체험해본 것은 아니지만 접을 때와 펼 때 놀랍도록 매끈해 보인다. 완전히 새로운 폼 팩터였던 갤럭시 폴드와 메이트 X에 비해, 기존에 있던 외관(폴더 폰)에서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나오니 더 굉장해 보이는 느낌이다. 애초부터 폴더 폰은 폴더블 디스플레이 발전 후 등장해야 했었던 것이 아닐까.

하단에 지문인식 겸 홈버튼이 존재한다

외부 스크린은 2.7인치다. 애플워치 스크린 크기가 약 1.5인치쯤 되니 애플워치 두개를 붙여놓은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메시지, 메일 등을 보기에는 차고 넘치며 화상통화를 할 수 있을 정도다.

힌지는 이런 식으로 구성된다

 

싱글 카메라 두개와 AI

카메라는 외부 하나, 내부 하나가 달려 있다. 대형 센서를 쓴 듯한 외부 카메라는 1600만화소이며 전자적 손떨림방지(EIS)가 탑재돼 있다. 카메라가 하나지만 아이폰이나 구글에서 보는 배경 흐리기 효과의 포트레이트 모드를 탑재하고 있는데, 이는 이 카메라가 듀얼픽셀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하나의 카메라로 위상차를 만들어낼 수 있는 부품이다. 구글 역시 픽셀 2에서 카메라와 머신러닝으로 배경과 사람을 분리해낸 바 있다. 물리적으로 여러 카메라와 듀얼픽셀 카메라까지 동시에 써버리는 삼성전자나 LG전자와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카메라가 하나라고 해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외장 카메라 센서의 크기가 커보이는 편이다

내부의 카메라는 셀피를 찍을 때도 사용하지만 주로 영상통화용으로 사용될 것이다. 500만화소를 탑재하고 있다. EIS가 적용되지 않았으므로 야간에 사진을 촬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카메라는 여러 AI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데, 야간 사진을 밝게 찍을 수 있는 나이트비전, 사진의 일부만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시네마그래프, 보케를 줄 수 있는 포트레이트 모드, 기울어진 사진을 직접 보정해주는 스마트 컴포지션 등을 탑재하고 있다. 사진을 찍을 때 얼굴이 인식되면 포트레이트 모드로 전환할 것이냐고 묻는 등 편의성 면에서도 AI를 채용하고 있다.

나이트비전 모드를 껐을 때와 켰을 때

셀피 모드로 사진을 찍을 때 포트레이트 모드로 전환할 것이냐고 묻는다

기운 사진을 AI가 판단해 후보정해주는 스마트 컴포지션 기능

 

아쉬운 하드웨어 구성

보통 제품의 절대가격이 오르면 그 외 서비스 등의 품질을 올려 높은 가격에 대한 근거를 마련해주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이 제품은 접고 펴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을 지출한 것인지, 하드웨어 자체는 평이하게 구성했다. AP는 퀄컴 스냅드래곤 710이다. 보통 중가보다는 조금 비싼 중상가 제품에 탑재하는 부품이다. 갤럭시 제품을 예로 들자면 갤럭시 A8sA9 Pro에 탑재됐다. A8s와 A9 Pro는 같은 제품으로 출시 국가별로 이름이 다르다. 갤럭시 A8s는 저성능 제품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레이저 폴더블 폰도 아주 고성능 폰은 아니지만 적당히 괜찮은 성능을 낼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메모리는 6GB로 준수한 편이다. 내장 메모리는 128GB 단일 종으로, 외장 메모리는 지원하지 않는다. 생체인증으로는 지문인식을 사용한다. 통신 방식은 스냅드래곤 710에 탑재된 LTE를 사용한다.

아재의 상징 카본 파이버 무늬를 탑재하고 있다

배터리는 일체형 2510mAh를 탑재하고 있으며, 용량이 적은 게 아니냐는 비판에 “하루종일 사용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무선충전은 지원하지 않고 빠른 충전만을 지원한다.

3.5파이 이어폰 잭은 지원하지 않고 블루투스나 충전 및 데이터 전송용 USB-C로 이어폰을 사용할 수 있다. 전용 USB-C 이어폰이 동봉될 예정이다.

퓨어 안드로이드

OS의 내면이 어떤지를 자세하게 공개한 적은 없지만, 추억의 키보드 외에는 최대한 순정 안드로이드 9을 재한 것으로 보인다. 공식 사이트에서는 이를 Clutter-Free Android​라고 설명하고 있다. 짜증 나지 않는 안드로이드라는 의미다. 이외에도 구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적극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 포토나 구글 렌즈 등을 적극 채용했고, 구글 어시스턴트로 깨울 수도 있다. 폰을 흔들면 카메라가 실행되는 등의 모토로라 전용 인터랙션도 탑재돼 있으나 다른 OS 대비 순정 안드로이드를 최대한 채택했다.

 

제품의 가치는

처음엔 이 제품이 추억팔이용 제품일 줄 알았다. 주머니에 넣기 좋게 만들었다는데, 넣기만 좋지 주머니에 넣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제품의 무게는 갤럭시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갤럭시S10 5G(198g), 갤럭시노트 10+(196g)보다 더 무거운 202g이다. 즉, 가방이나 주머니에 넣었을 때 산뜻하고 가볍게 막 들고 다닐 수 있는 무게가 아니다.

따라서 무게는 차치하고, 크기에서 강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액세서리가 출시되면 그 자체가 웨어러블 기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암밴드에 장착하기에는 다른 스마트폰은 이제 너무 커져버렸다. 따라서 심전도 측정 등의 기능을 탑재하면 더 좋았겠지만, 모토로라에서도 흥행에 대한 확신은 없을 테니 판매 동향을 보고 다음 버전에서 준비하는 것이 어떨까. 추억을 파는 건 아주 짧은 순간일 테니 말이다.

이 모든 점은 가격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제품 가격은 미국 기준 1499달러(약 175만원)로, 다른 폴더블 폰들보다 많이 저렴하다. 이는 아이폰 11 프로 맥스 512GB 가격과 동일하다. 매주 맛있는 커피 몇잔 값이면 분할 플랜으로 구매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버라이존을 통해 발매되며 월 납부 할부 요금은 62.49달러(약 7만3000원)다. LTE 통신 가격과 할부 할인가는 빠져있는 가격이니 통신 요금을 더하면 약 10만원 선이 될 것이다.

과거 레이저의 모델은 무려 데이비드 베컴이었다, 모델로 베컴이 선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선 사용할 수 없다

레이저 폴더블 폰 출시는 내년 2월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직구로 한국에 들여온다고 해도 한국에서 사용하기는 어렵다. SIM 탑재 방식을 유심이 아닌 eSIM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국내 통신사는 스마트폰용 eSIM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국내 통신사가 eSIM을 지원하게 되는 방법은 단 하나뿐일 것이다. 애플 아이폰이 유심 트레이를 없애버리고 eSIM만 지원하면 된다. 우리가 하는 스마트폰 와이파이는 이런 방식으로 한국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