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물류회사들은 ‘친환경 경영’에 어떻게 접근할까

국내 대표적인 물류, 유통회사들은 어떻게 친환경 경영에 접근할까? 지난 22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친환경 유통물류를 위한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유통·물류업계를 대표하는 4개사로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 쿠팡이 참여했다. 이들은 각자의 친환경 경영 사례를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친환경 실천방안의 내용이 담긴 ‘친환경 유통물류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물량 증가 = 쓰레기 증폭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이커머스 및 유통·물류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택배 물동량이 급증했다. 한국통합물류협회 자료에 따르면 2020년 택배 물량은 33억7000만개로 2019년 27억 9000만개에 비해 20.9% 증가한 수치다. 물동량 증가율은 2018년 9.6%, 2019년 9.7%였던 것에 반해 2020년은 20.9%로 크게 늘었다.

택배 물량 증가는 쓰레기 폭증으로 이어졌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배출된 종이 폐기물은 전년 대비 24.8%가 늘었고, 플라스틱도 같은 기간 18.9%가 늘었다. 관련해 포장재 등 친환경 운영에 있어 정부 차원의 대안이나 명확한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그 결과 업체별로 제각각 포장재, 완충재, 냉매제 등이 사용되지만 재활용이 아닌 일반 쓰레기로 처리되고 있다.

친환경 유통물류를 위한 정책간담회

이날 발표된 친환경 유통물류 가이드라인은 포장재를 포함해 유통·물류 활동 전반을 친환경적으로 전환하기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크게 총 7개 주제로 나뉘며, 각각 ▲친환경 유통물류 시스템 관리 ▲간선운송 ▲입고·보관 ▲포장-유통가공 ▲배송거점(하차·분류·상차) 및 배송의 친환경화 ▲회수, 재사용·재활용과 폐기 ▲차량 관리와 관련된 세부 항목을 다룬다. 각 항목은 간담회에 참석한 물류기업 4개사가 각자의 현장 경험과 친환경 관련 사업을 바탕으로 직접 제작했다.

CJ대한통운 “6가지 자체 지표 설정 및 성과관리”

CJ대한통운은 보유한 차량 총 1600여대를 2030년까지 전기·수소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소도 확대해 편의성을 높일 것이라 밝혔다. 그 외에도 ‘탄소 ZERO 솔루션’을 도입해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을 통한 재생 유니폼과 팔레트를 제작하고 있으며, 1회용 플라스틱 컵을 회수하는 순환 물류 시스템 구축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이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을 통해 생산하는 유니폼

CJ대한통운은 “CJ로지스틱스 아메리카는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가능경영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추진하고 있다”라고 발표했다. “전기, 천연가스, 프로판, 물, 재활용, 폐기물 등 6가지 항목에 대한 자체 지표 설정과 성과관리를 진행 중이다. 또 미국 전역에 있는 사업장의 에너지 사용량을 측정 및 관리하고, 정기적인 고객 컨설팅을 통해 최적화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탄소배출을 감축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진 “각종 친환경 플랫폼 도입”

한진 역시 친환경차 도입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제주 지역에서 전기차·하이브리드 택배 차량을 시범 운행 해왔으며, 세부 도입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차량 유지비 절감, 택배기사 피로도 감소 등을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SK루브리컨츠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친환경 윤활유 도입 사업을 진행하는 중이다.

한진이 재활용 컨설팅기업 테라사이클과 함께 구축한 일회용품 업사이클링 플랫폼 ‘플래닛’

한진은 고객사·스타트업 등과 협력해 친환경 플랫폼 구축에 힘쓰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스타트업 ‘에코라이프패키징’과 협업해 테이프 없이 조립 가능한 택배 상자 ‘날개박스’의 생산 및 공동구매 플랫폼을 구축했다. 또 재활용 컨설팅기업 ‘테라사이클’과 함께 일회용품 업사이클링 플랫폼 ‘플래닛’을 공동 구축해 일반 가정의 일회용품 수거·배송을 담당하고 있다. 그 외 대내외 친환경 활동 아이디어 공유 플랫폼 ‘그린 온 한진’을 오픈하기도 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온실가스 감축에 집중”

롯대글로벌로지스는 차량으로부터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5월 환경부 주도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 100(K-EV100)’ 협약에 참여해 2030까지 보유·임차 차량을 100% 무공해차로 전환할 계획이다. 11월 기준 냉동차량을 포함해 70대의 전기화물차를 실제 현장 투입했으며, 내년까지 200대로 확대할 것이라 밝혔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도입한 전기택배차와 전용 충전소

친환경차 전환에 앞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1월부터 화물차량과 물류센터 등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또 환경부와 화물차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협약을 체결하고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와 함께 전기차를 도입할 것이라 밝혔다. 그 외 비산먼지* 억제를 위해 수시로 세륜·세차하는 등 친환경 운전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 일정한 배출구 없이 대기 중에 직접 배출되는 먼지

쿠팡 “배송동선 최적화가 곧 친환경”

쿠팡은 오픈마켓 운영과 상품배송을 함께 운영하는 기업인 만큼 차량, 포장재, 보냉백, 배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친환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차량에서는 친환경 배송기지를 설치해 전기화물차를 주·야간 모두 운행하고 있다. 포장재에서는 개별 포장 시스템 ‘싱귤레이션(Singulation)’을 도입해 개별 배송품을 박스 합포장하는 대신 단수 포장해 개별 출고한다. 이를 통해 “완충재 사용이 줄기 때문에 적재 부피를 줄임과 동시에 차량 1대당 적재량을 늘려 배송효율까지 높일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쿠팡의 개별 포장 시스템 ‘싱귤레이션’이 적용된 차량

다회용 포장 보냉백 ‘프레시백’ 고도화도 추진 중이다. 쿠팡은 신선식품 배송에 프레시백을 도입해 배송·회수·세척 모든 과정을 자체 처리하고 있다. 프레시백 덕분에 포장 시 골판지나 스티로폼 박스가 불필요하다. 쿠팡은 “프레시백의 훼손 시 폐기가 아닌, 친환경 고체연료화 소각을 통해 재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아스백 역시 재활용·재사용 가능한 소재로 변경해 회수하는 프로세스를 도입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쿠팡은 배송동선 최적화를 통해 친환경 효과를 얻고 있다고 설명한다. 배송 데이터에 기반해 배송량 평균치 조정과 최적 경로를 추천하고, 이로써 유류비 절감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니캠프, 피딩스팟(Feeding spot) 등 배송지 주변 소형 지역배송거점 확보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함으로써 배송 동선 감축에 힘쓰고 있다. 이는 주문을 시간에 따라 나눠 배송하는(오후 6시, 자정, 오전 3시) True Dawn 제도와 시너지를 발휘해 효율성을 한층 증대시킨다는 설명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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