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형 키우기, 하이퍼 캐주얼보다 낫네
‘2024 게임 인사이트: 방치형 게임 A to Z’서 전략 공개
방치형 키우기 게임이 하이퍼 캐주얼 장르 대비 10.5%에서 최대 18% 높은 충성도(Stickiness rate) 지표를 보이는 것으로 마케팅 기술 기업인 애드저스트가 분석했다. ‘Stickiness rate’는 얼마나 자주 앱을 사용하는지에 대한 지표로 자주 방문(접속)할수록 높은 수치를 보인다.
마테크 기업인 에이비일팡공(AB180)은 가장 눈에 띄는 변화가 한국에서 일어났다고 전했다. 캐릭터 성장의 재미를 담은 역할수행게임(RPG)이 초강세인 한국에서 방치형 RPG의 인기가 크게 상승했다는 것이다. 센서타워(Sensor Tower) 데이터에 따르면,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가 전체 게임 시장 다운로드에서 42위에서 2위로 수직 상승했다. RPG 내에서 방치형 RPG는 훨씬 더 인상적인 증가를 보이며 2020년 4위에서 2023년 1위로 올라섰고, 다운로드에서 28.2%라는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했다. 수익 측면에서 방치형 RPG는 2020년 1월~9월의 전체 국내 게임 시장 16위에서 2023년 같은 기간에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방치형(idle) 또는 키우기 게임은 특별한 지속 조작 없이도 게임 내에서 꾸준히 재화를 얻을 수 있는 장르를 말한다. 서구권에선 게임 특성을 반영해 증분형(incremental) 게임이나 클리커(clicker) 게임으로도 불린다. 간단한 방식이라도 지속적인 직접 조작이 필요한 하이퍼 캐주얼 장르 대비 이용자들이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방치형 게임의 특징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애초 많은 시간을 게임에 쓰지 않으려는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방치형 게임을 어떻게 개발하고 퍼블리싱할지 고민이 적지 않다.
최근 인터뷰를 가진 김정민 넷마블넥서스 대표는 현재 방치형 게임보다 더욱 쉽게 즐길 수 있는 파격 또는 형식 파괴 게임이 출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넷마블넥서스도 내부 고민 중이다. 현재 당면한 최우선 고민은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스테디셀러로 만드는 것이다. 오는 26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개최할 ‘2024 게임 인사이트: 방치형 게임 A to Z’ 세미나에서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관련기사: 의외의 연속…넷마블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주는 놀라운 통찰>
“애초 이런 게임을 좋아하는 분들은 게임은 하고 싶은데 너무 많은 시간을 쓰고 싶지 않거나 혹은 쓸 수 없는 분들이 오시기 때문에 그만큼 게임에 대한 몰입도는 좀 낮다고 생각해요. 짬 날 때 잠깐 잠깐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엄청 몰입해서 하시는 건 아닌 거죠. 그러니까 상대적으로 좀 쉽게 이탈도 하고 이탈은 아니더라도 몰입에 대한 깊이가 낮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애정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그런 플레이 패턴을 가지고 있는거죠.”
“저희 입장에서 어려운 것은 기존 유저분들을 만족하기 위해 계속 업데이트를 하잖아요. (앞서 언급했듯이) 가벼운 게 강점인 게임이 점점 무거워지는 거예요. 예전엔 가벼워서 이 게임을 되게 선호했는데 게임이 너무 무거워졌어 그래서 유저분들이 떠날 때도 있고요. 그런 부분을 완화하면 또 너무 할 게 없어 하시고요.(웃음) 어떻게 (가볍게 할만한) 이 패턴을 유지하면서도 계속 할 거리를 만들어줄 것인가가 어렵습니다.”
에드저스트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설치 수가 2022년 대비 2023년에 10% 증가했다. 게임 세션(앱을 여닫은 횟수나 일정 기간 내 활동)은 2023년 같은 기간 대비 2024년 1분기에 35% 증가했다. 2023년 9월 이후 세션은 그 이전 24개월 동안 기록된 월 평균보다 최소 2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간 국내외 시장에서 방치형 RPG의 인기가 부쩍 올라간 것은 단순 체감뿐만 아니라 이 같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방치형 게임은 이용자의 주의나 시간을 너무 뺏지 않으면서도 풍성한 게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이 장르 핵심이다. 매 세션마다 게이머들이 돌아올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 명확한 진행 경로를 제시하고, 충분한 보상이 뒤따를 것이란 기대감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유료 상품에도 마찬가지 설계를 적용할 수 있다. 에이펙스허브의 장영국 총괄 이사가 실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돈을 쓰는 즐거움이 있어야 합니다. 만족도가 시각적으로도 체감으로도 느껴지는 게 좋죠. 대미지도 달라지고, 이펙트도 바뀌고, 이걸 사면 어떻게 될까 기대감도 있으면 재결제율이 올라갑니다. 이런 것들의 작은 차이로 돈 쓰는 즐거움이 달라지는 거죠.”
“게임은 5% 고래(고액결제자) 유저가 먹여 살리는 건 거의 불변의 진리입니다. 저희 게임도 모두 마찬가지였고요. 해비과금러의 결제 한도치를 생각해서 낮게 잡으면 안 됩니다. 한 방치형 게임의 해비과금러들은 3000만~4000만원 정도 썼습니다. 동종 방치형의 타 게임은 300만~400만원 정도로 10배 차이인데요. 고액 과금 상품을 뚫어 놔야 결제합니다. 없으면 살 수가 없죠. 입장하자마자 초단위로 모든 상품을 구매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상품이 10개밖에 없다면 더 이상 과금할 상품이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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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형 키우기 게임의 흥행 전략 중 하나가 유명 콘텐츠와 진행하는 ‘IP 콜라보(제휴)’다. 이와 관련해 ‘데미갓 키우기’로 유명한 루트쓰리게임즈의 김건욱 대표가 조언을 건넸다.
“업데이트를 빨리 칠 수 있으면 IP 콜라보를 하면 됩니다. IP 콜라보는 검수를 받아야 되고 여러 제약 사항들이 있잖아요. 작은 회사가 그렇게 하려면 3주 업데이트를 쳐야 하는데, (IP 콜라보를 하려다가) 5주 6주 가는 거죠. 그냥 일반 업데이트를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대기업이라면 다르겠죠. 콜라보를 하면 관련 마케팅을 해야 신규 유저가 유입이 됩니다. 저희는 그렇게 할 수 없다 보니까 공수는 많이 들어가는데 (신규 유입은 제한적이고) 기존 유저들이 결제를 하다 보니 매출은 똑같았죠. 콜라보만 한다고 신규 유저가 온다는 것은 착각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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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칭 직후 유저 이탈도 문제다. 이때 모든 유저 대상이 아닌 고가치 유저를 식별하고 타기팅하는 방식으로 캠페인을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애피어(Appier)의 이보혁 이사가 넥슨의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111%의 ‘운빨존많겜’ 등 사례를 공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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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칭 직후 한 달 동안은 핵심 유저, 특히 ROI 잠재력이 높은 유저들을 빠르게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신규 유저 획득 비용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캠페인 중간 단계(1.5개월~3개월)에서는 예산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광고 게재 위치를 최적화합니다. 이후 단계(3~6개월)에서는 7일~14일 동안 로그인하지 않은 유저의 재참여를 유도하는 동시에 타깃 범위를 확장해 새로운 유저들이 게임 앱을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광고 크리에이티브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전환합니다. 이 같은 단계별 접근은 안정적으로 ROAS(광고지출대비수익률)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입니다.
실제로 애피어는 넥슨의 인기 게임인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가 게임 출시 후 45일이 되자 다운로드 수 감소 추세를 보였을 때, 아이비드를 활용해 유저 리타겟팅을 진행했고, 그 결과 리타겟팅된 유저의 전환율(CVR)이 55% 증가하고 인앱 결제 건수도 16% 상승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111%의 캐주얼 전략 타워 디펜스 게임 ‘운빨존많겜’의 경우, 애피어 아이비드와 매니지드 서비스를 통해 게임 출시 초기 앱 신규 설치 규모를 확대에 집중한 결과 평균 D0 ROAS(광고 집행 당일의 수익성) 95% 이상을 달성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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