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토스뱅크만의 차별성과 안정성 모두 필요
토스뱅크는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인터넷은행)이 출범한 지 약 6년 만에 등장한 세 번째 인터넷은행이다. 토스뱅크는 토스와 함께 시너지를 내고 있다. 다른 인터넷은행과 달리 토스와 앱을 함께 쓰는 ‘원앱 전략’으로 기존 토스 사용자를 흡수하며, 후발주자의 저력을 보여줬다.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포용’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며 선발주자 보다 인터넷은행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고객을 중심으로 한 단일 상품 전략과 매일 이자를 받는 서비스는 토스뱅크의 차별화 요소로 자리 잡았다.
다만 선발주자와의 격차 좁히기, 차별성 강화 등은 토스뱅크에게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특히 고금리 기조와 경기침체로 인해 올해 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토스뱅크만의 ‘한 방’이 필요한 때로 보인다.
토스뱅크의 현재 상황과 고민, 혁신에 대한 평가와 전략에 대해 짚어봤다.
-토스뱅크는 어떤 곳?
토스뱅크는 출범 전부터 중저신용자 포용을 강조했다. 인터넷은행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다. 이는 기존 인터넷은행을 겨냥한 발언이기도 했다. 당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가 아닌 고신용자 위주의 영업을 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비판을 받은 때이기도 하다. 토스뱅크는 이 점을 기회로 삼았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출범 전 “고객들이 기존 금융에서 어떤 부분을 불편해하고 개선해야 할지 끝없이 질문을 던진 결과 고객포용, 경험혁신 측면에서의 아쉬움이 많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지금까지 1금융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던 고객들에게 더 좋은 한도와 금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까지도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포용’을 키워드로 내세우며 상품과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토스의 데이터를 결합한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접목하고 꾸준히 고도화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앱 전략도 눈여겨볼 만하다. 토스뱅크는 다른 인터넷은행과 달리, 별도 앱을 가지고 있지 않다. 토스와 한 앱을 쓰는 ‘원앱’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스에는 간편송금을 포함해 인터넷은행, 주식 매매(MTS), 자산관리, 보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가 한데 모여있다. 토스에서 토스뱅크는 은행 서비스 제공자 역할을 하는 셈이다.
토스와 한 앱을 쓰면 토스뱅크에게 돌아오는 이점은 분명하다. 토스뱅크도 이 점을 노렸다. 초반에 신규 고객을 모으기 어려운 만큼 기존의 토스 고객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결과적으로, 토스뱅크는 9개월만에 가입자 360만명을 보유하게 됐다. 이는 당시 케이뱅크의 가입자수(약 750만명) 절반 가까이 따라잡은 성적이었다. 그야말로 토스뱅크의 토스 원앱 전략은 성공적이었던 셈이다.
아울러 토스뱅크는 각 카테고리당 하나의 상품을 취급한다. 공급자인 은행이 아닌 고객 중심으로 상품을 제공한다. 그동안 고객들은 은행이 제공하는 백화점식 상품 나열 속에서 더 나은 금리와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아야 했다.
그러나 토스뱅크는 관점을 달리했다. 토스뱅크는 여수신 상품을 예금(돈을 나눠 보관하기), 적금(잔돈 모으기), 목돈 모으기로 끝냈다. 신용대출 상품은 고객이 ‘빌리기’를 누르면 받을 수 있는 대출 금액 한도와 금리가 표시된다. 최근에는 상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위해 모임통장이나 사장님대출 등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큰 틀에서 단일상품 전략은 그대로 가져간다.
-토스뱅크의 혁신 점수는?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으로서 제 역할을 다했을까. 우선, 토스뱅크는 출범 전부터 강조해 온 중저신용자 포용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11월 가계대출 중에서 중저신용 대출비중이 40.1%로, 1금융권 중 처음으로 40%를 넘었다.
경쟁사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20%대라는 점과 비교하면 토스뱅크는 짧은 시간 안에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이 말은 곧 토스뱅크가 중저신용자에게 집중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른 측면은 어떨까. 토스뱅크의 또 다른 상징으로 예금을 꼽을 수 있다. 토스뱅크는 고객이 원할 때 하루에 한 번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지금 이자 받기)를 도입했다. 그동안 고객들은 은행이 정한 조건을 충족한 뒤 정해진 날짜에만 이자를 받아야 한다는 문제점에 착안했다.
지금 이자 받기 서비스는 국내에서 하는 첫 시도였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고객 약 270만명이 이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지금 이자 받기는 토스의 상징적인 서비스 중 하나가 됐다.
다만 토스뱅크는 후발주자로서의 고민은 계속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는 나름대로 중저신용자 포용, 고객관점의 상품·서비스 공급이라는 차별화를 만들어나가고 있으나, 토스뱅크를 바라보는 관점과 기대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인터넷은행이 출범한 지 약 7년차를 맞은 만큼 사람들은 이미 인터넷은행의 편의성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토스뱅크는 기존 인터넷은행과의 차별성을 더욱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의 고민과 계획
올해는 다른 때보다 토스뱅크의 고민이 깊다. 올해도 고금리 환경으로 대출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기침체에 진입하면서 전 금융권에 걸쳐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 이런 가운데 아직 출범 초기인 토스뱅크는 건전성 관리와 함께 성장을 모두 이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은행업권 전반에 건전한 자산 중심의 성장이 요구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균형감 있는 성장이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흑자전환에 대한 고민도 깊다. 이미 카카오뱅크의 경우 흑자전환, 상장을 했으며 케이뱅크도 지난해 흑자전환에 돌입했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지속적인 고성장세 유지와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출시로 올해는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한 토대를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토스뱅크는 개인대출 상품의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 지난해 개인사업자 대출상품 출시에 이어 올해 새로운 신용대출, 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은행은 관련 인력과 팀을 구성해 개발 중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모임통장, 전세자금대출 등 기존 여수신상품 목돈 굴리기 같은 고객수요에 맞춘 새로운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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