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 거래액 10조5682억원. 지난 6월 기준 통계청이 한국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을 집계한 결과다. 여기서 서비스(여행 및 교통, 문화 및 레저, e쿠폰, 음식 서비스, 기타 서비스 등)를 제외한 상품 거래액이 7조8447억원이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음식 서비스, 그러니까 음식배달이다. 7679억원의 시장을 형성한다. 전년 동월대비 85.5% 성장한 수치다. 서비스가 아닌 상품 카테고리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음·식료품’이다. 1조317억원의 시장을 만들었고, 전년 동월대비 26.5% 성장했다. 식품이 빠르게 온라인 시장으로 침투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은 웹이 아닌 모바일이 만든다. 모바일쇼핑 거래액은 6월 기준 6조8469억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25.6% 성장했다. 전체 온라인쇼핑 중 모바일 비중은 64.8%로 전년 동월대비 4.3% 성장했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온라인쇼핑 동향 조사. 최근 이커머스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식품과 모바일이다. 성장하고 있는 카테고리를 넘보는 카테고리킬러들의 전쟁이 예상된다.(자료: 통계청)

카테고리의 강자들

그리고 우리는 각 영역의 강자를 알고 있다. 모바일의 강자는 쿠팡이다. 오픈서베이가 쇼핑 경험이 있는 전국 20~40대 1000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해서 5일 발표한 <모바일 쇼핑 트렌드 리포트 2019>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 쇼핑앱으로 쿠팡(26.4%)이 꼽혔다. 2위인 네이버쇼핑(18.4%)을 8% 앞서는 수치다.

오픈서베이의 모바일 쇼핑앱 선호도 조사 결과. 쿠팡(26.4%), 네이버쇼핑(18.4%),  11번가(12.8%), 위메프(10%), 지마켓(8.8%) 순으로 나타난다. 재밌는 것은 전년대비 통계다. 쿠팡과 네이버쇼핑을 제외한 모든 쇼핑앱들이 전년대비 선호도가 줄어든 것(카카오쇼핑만 변화 없음)이 눈에 띈다.(자료: 오픈서베이)

쿠팡은 모바일의 강자 이전에 반복구매가 일어나는 상품 카테고리의 강자였다. 오늘 자정까지 주문하면 내일 배송되는 ‘로켓배송’을 무기로 성장했다. 오픈서베이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79.9%가 ‘빠른 상품 배송’ 때문에 쿠팡을 자주 이용한다고 밝혔다.

지금은 500만개가 넘는 모든 상품 카테고리를 다루는 로켓배송이지만, 과거의 로켓배송은 ‘유아동’, ‘생활용품’, ‘식품’, ‘반려견용품’ 등 반복구매가 일어나는 상품군에 집중됐었다. 실제 오픈서베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쿠팡에서 자주 구매하는 품목은 생활/주방용품(61%), 식품(43.7%) 순으로 나타났다. 과거 로켓배송 카테고리는 현재 ‘정기배송’ 카테고리로 이전됐다.

오픈서베이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쿠팡을 선호하는 고객들은 압도적으로 물류(빠른 배송)를 쿠팡을 선택한 이유로 꼽았다. 모든 이커머스 업체 중 물류가 선호의 이유가 된 업체는 쿠팡말고는 없다.(자료: 오픈서베이)

신선식품 이커머스의 강자는 마켓컬리다. 신선식품 중심의 카테고리만으로 지난해 15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현재 마켓컬리는 하루 4만건 이상의 물량을 출고하고 있다. 2018년 4월 기준 마켓컬리가 하루 출고량 8000건으로 월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것을 봤을 때 현재 마켓컬리의 월매출은 400~5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신선식품 이커머스 시장이 쿠팡, 신세계, 롯데 등 대형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는 형국을 만드는 한편에서 단연 의미 있는 수치를 견지하고 있다.

음식 배달의 강자는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다. 배달의민족은 한국 시장 점유율 1위 배달앱으로 월순방문자수(MAU, Monthly Active Users) 1100만명을 자랑한다. 자체 구축한 배달거점 및 배달기사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맛집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는 지난달 기준으로 월주문수 100만건을 넘겼다. 웬만한 배달대행업체의 트래픽을 ‘플랫폼’이 끌어내고 있는 모습이다.

카테고리를 넘어서

이제 이 세 업체는 각자가 잘하는 영역을 넘어서 서로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이제 거의 모든 카테고리를 다루는 쿠팡은 ‘미개척지’인 신선식품 이커머스와 음식배달 영역을 침공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로켓프레시’와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를 통해서다. 마켓컬리와 배달의민족의 영역으로 들어섰다. 지난해 10월 유료 멤버십 ‘로켓와우’의 베타 서비스가 시작된 것이 쿠팡의 침공전이 시작된 기점이다. 쿠팡이 제공하는 모든 서비스의 핵심 경쟁력은 ‘물류’다.

음식 배달의 강자 배달의민족은 ‘신선식품’과 ‘생활용품’ 등 음식이 아닌 카테고리를 침공한다. ‘음식 배달’의 영역을 넘어서 ‘상품 배달’의 영역으로 들어갔다. 지난해 11월 서울 송파구를 시작으로 급속도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는 ‘배민마켓’을 통해서다. 쿠팡과 마켓컬리의 영역으로 들어온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민마켓의 최근 시장 확장은 배민라이더스의 확장과 유사하다. 2015년 시작한 배민라이더스는 2년 정도는 서서히 성장하다가 2017년 여름부터 연말까지 매우 빠르게 서울 전역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고, 지난해부터는 전국 광역도시까지 넘어갔다”며 “2년간의 운영을 통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붙었기 때문인데, 배민마켓은 그보다 더 빠르게 치고 간다. 머지않은 시기에 서울 전역으로 확장할 만큼 속도를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배민마켓 카테고리. 비음식배달뿐만 아니라 정육, 과일 등 신선식품의 영역까지 포괄한다.

신선식품 이커머스의 강자 마켓컬리는 ‘비식품’ 영역을 공략한다. 마켓컬리에서 식품이 아닌 휴지와 기저귀, 반려견용품이 팔린다. 이벤트 상품으로 주말에 올라오는 날이면 연이어 품절이 될 정도로 반응이 좋다는 회사측 설명이다. 이곳은 쿠팡의 영역이다. 신선식품 카테고리킬러 마켓컬리가 미개척지로 진격한다. 아직은 마켓컬리가 잘하는 ‘신선식품’에 집중한다는 것이 회사방침이지만, 어찌됐든 확장에는 이유가 있다.

마켓컬리 메인화면에 ‘리빙상품’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산업간 영역 붕괴는 이미 한참 전에 시작됐기 때문에 더 이상의 긴 말은 필요 없다. 앞으로 세 편의 연재를 통해 쿠팡, 우아한형제들, 마켓컬리의 카테고리 침공전을 분석한다. 각자의 강점과 차별점을 서술한다. 비슷하지만 다른 각 업체의 개성과 핵심역량을 녹여본다.

민정웅 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는 “모든 산업이 그렇지만 독자적인 영역의 킬러 콘텐츠로 생태계 고객을 확보하고 나면 수평적으로 다른 시장의 영역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마켓컬리, 쿠팡과 같은 기업은 물론 기존 오프라인에 기반을 둔 유통기업도 새로운 영역에서 경쟁을 시작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동종이라기보다는 유사업종으로, 과거에 경쟁하지 않았던 영역으로 각 업체들이 확장하는 것은 예견된 모습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카테고리 전쟁 연재]

1 [시장편] 쿠팡, 배달의민족, 마켓컬리의 안방 침공

2 [쿠팡편] 쿠팡이츠로 공짜 밥 먹고 돈 버는 법

3 [배달의민족편] 배민마켓은 정말 쿠팡과 맞붙을까

4 [마켓컬리편] 마켓컬리가 기저귀를 파는 이유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엄지용 기자> drak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