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악의 악수를 뒀다. V50 씽큐 5G와 G8 씽큐의 MWC19 공개에 대한 이야기다.

 

시대를 역행하는 V50 씽큐 5G의 듀얼 스크린

우선 V50 씽큐 5G(이름이 혼란하다)의 폰을 그 자체로만 바라보자. 나쁘지 않다. 늘 그럭저럭 제품이 뽑힌다. 그러나 지루하다. 기능이 지루한 게 아니다. 붐박스 스피커 같은 정신 나간 기능들도 갖고 있다. 그러나 삼성과 화웨이가 목숨을 걸고 화면비율을 높이고자 할 때 여전히 노치를 들고나오는 건 방만하다. 노치는 조형적으로 예쁘지도 않다.

노치는 또 여러 문제가 있다. 애플처럼 생체인증을 위한 것도 아니다. 펜타 카메라와 아웃포커싱을 구현하기 위한 것뿐이다. 다른 방식으로 구현할 수 있으며 사실 없어도 된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 전면 화면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삼성화웨이는 핀 홀을 뚫고 거기다 OLED를 공들여서 박고, 샤오미는 앞뒤를 분리해 슬라이드식 스마트폰을 만들었고, 오포나 비보는 카메라를 팝업으로 만들었으며, ZTE는 뒷면에도 화면을 넣었다. 이러한 고민들이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보도자료에는 “후면 카메라 모듈부 돌출을 없앤 조형미”라고 써있다. 전면 조형미에도 신경 써주길 바란다.


 

이름 차라리 LG 트윈스로 하는 게 어떨까

 


그러나 여기까지만도 괜찮다. 그냥 사양이 업그레이드된 V40 씽큐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니면 5G가 되는 V40 씽큐라고 생각해서 무난하게 넘어갈 수도 있다. 좀 낡아보이는 폰이지만 모든 사람이 혁신만을 원하는 건 아니다.

 

V50 이미지로 구글 검색을 하면 닌텐도 3DS라고 뜬다

 

그러나 듀얼 스크린의 존재로 인해 LG전자 모바일 사업부가 MWC에 갈 이유는 사라졌다. 삼성과 화웨이가 폰을 어떻게 접을지 골머리를 앓는 동안 케이스를 씌운 폴더폰(폴더블 폰이 아니다)을 만들다니. 혹자는 닌텐도 DS 같다는 이야기를 했지만 NDS에는 물리 버튼과 펜이 있다. 이 아이디어는 소니가 2012년 태블릿 P로, 2017년 ZTE가 Axon M으로 실현했던 방식이다. 두 제품 모두 참패했다. 경첩이 있는 중앙부가 몰입을 방해해 폴더블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LG의 듀얼 스크린과 두 제품의 차이는 탈착식 여부뿐이다.

 

소니 태블릿 P는 그 당시에도 조롱거리였다

ZTE Axon M. V50 샀다고 거짓말해도 될 정도로 닮았다

 

이 제품을 게임용으로 사용한다고 치자. 스마트폰용 게임 컨트롤러는 매우 저렴한 가격에 각 게임에 특화된 것들을 구매할 수 있다. 배틀그라운드용 트리거는 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PS의 듀얼쇼크 같은 그립을 가진 블루투스 스틱들은 2만원이 조금 넘는다. 이 2만5000원짜리 스틱은 아날로그 스틱까지 갖고 있다. 터치패드를 사용하는 게이머와 스크린에서 허우적대는 게이머의 승률은 누가 더 높을까?


 

딱 이때만 쓸모있는 듀얼 스크린

 

듀얼 스크린을 사용하기 좋은 부분이 단 하나 있다. 멀티미디어를 소비할 때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며 폰을 하고 싶을 때, 딱 이때뿐이다. 그렇다면 넷플릭스를 보며 폰을 할 수 있을 만큼만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 듀얼 스크린은 무조건 저가에 나와야 실적이 나올 것이다. 물론 이것도 애초에 V50 씽큐 5G가 팔려야 가능한 이야기다. 차라리 G7, V40용을 만들어서 파는 게 낫지 않았을까.

 

G7 출시 아니 G8 씽큐 출시

G8 씽큐도 MWC19에서 동시 공개됐다. 원래의 순서대로라면 G8 씽큐가 먼저 나왔어야 할 때가 맞다. 그런데 V50까지 같이 공개된 걸 보면 LG전자가 하반기에 뭔가를 준비한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럼 G8을 살펴보자. 노치가 여기도 들어가 있다. 새로운 기능으로 Z 카메라와 에어 모션을 넣었다. Z 카메라를 통해 에어 모션을 구현한다. 제스처로 지정 앱을 구동하거나 손짓으로 전화를 받거나 끊는 것이 가능하다. 손가락을 오므려 캡처를 하거나 볼륨을 조정할 수 있다. 만약 화면을 보고 있다면 이 기능은 그렇게 쓸모 있진 않다. 다만 화면을 보고 있지 않거나 약간 멀리 떨어져 있다면 가끔 쓸만한 기능은 될 것이다. 이 카메라를 통해 얼굴도 3D로 인식한다.

 

G7이라고 해도 믿겠다

 

정맥인증도 들어갔다. 손의 정맥을 카메라에 비춰 잠금 해제와 보안 인증을 하는 기술이다. 보안 면에서는 훌륭하다고 한다. 문제는 카메라를 봐야만 한다는 것이다. 홍채인증도 귀찮은데 핸드폰을 한손으로 들고 다른 한손으로 카메라에 손까지 보여줘야 한다. 역사상 이런 기능은 성공한 적이 없었다.

DTS:X 음향을 스피커로 구현한 기능도 있다. 훌륭하다. 이 기능은 V50에도 들어갔다.

아쉬운 점은 G8과 G7의 차이가 없다는 것, 3D 얼굴인식과 프로세서 외에 쓸만한 기능이 거의 늘지 않았다.

 

디스플레이 강자 LG는 대체 무엇이 겁나는 것일까

폰만으로 보기엔 두 폰은 그냥 그렇지만 특별히 나쁘지도 않다. 그러나 타이밍이 최악 of 최악이다. LG가 이를 몰랐을 리 없다. CES 혹은 MWC에 맞춰, 특히 MWC에 맞춰 주력 폰들이 공개되는 건 일반적인 이야기다. 그리고 지난해 삼성과 화웨이는 폴더블 폰 전쟁을 예고한 바 있다.

 

왼쪽부터 Q7, K50, K40

어째 Q7이 더 최신폰 같다

 

LG전자는 디스플레이의 강자다. 디스플레이 점유율도 높고 스마트폰용 OLED도 잘 만든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역시 2011년에 공개했다. CES에서 이를 활용한 롤러블 TV도 공개했다. 노치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으면 홀 디스플레이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즉, 힌지 기술만 갖춘다면 폴더블 폰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LG전자는 무엇이 그렇게 겁나는 것일까. 올해 LG전자의 주력 제품은 Q시리즈 등의 중저가 제품이 될 것이다. 마지막 기회는 폴더블 폰 뿐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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