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환 커머스 2026 ①] 검색이 장바구니가 되는 시대
AI가 검색창을 열고, 상품을 고르고, 결제 버튼을 누른다. 소비자가 직접 클릭하던 자리를 AI가 대신 채우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미 업계 안팎에서는 AI 쇼핑 에이전트가 커머스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에이전틱 커머스라는 파도는 이미 해안에 닿았다. 유통업계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준비하지 못한 기업은 소비자의 선택지에서 조용히 사라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AI 전환 커머스 2026] 기획은 AI 쇼핑이 어디까지 왔는지 현재를 짚고, 유통업계가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를 살펴본다.[편집자주]
[AI 전환 커머스 2026 ①] 검색이 장바구니가 되는 시대
[AI 전환 커머스 2026 ②] SEO와 다른 GEO,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AI 전환 커머스 2026 ③] 한국 이커머스는 왜 챗GPT에 안 나올까
[AI 전환 커머스 ④] 이커머스 플랫폼의 GEO 대응: 적극 올라타거나, 써먹거나, 막거나
[AI 전환 커머스 ⑤] MCP 구축하는 이커머스 플랫폼
[AI 전환 커머스 2026 ⑥] AI 에이전트 앞에 선 한국 이커머스
유통 업계가 AI 쇼핑 에이전트라는 낯선 파도 앞에 서 있다. 고객이 직접 검색하고 클릭하는 대신, AI가 대신 골라주고 주문까지 완료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어서다. DX(디지털 전환)를 막 마쳤다 싶었는데, 이제는 AI 네이티브로 다시 탈바꿈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업계 전반에 퍼졌다.
움직임은 크게 셋으로 나뉜다. 생성형 AI를 내부 업무에 들이거나, 밀려오는 AI 쇼핑 에이전트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 AI 챗봇 서비스를 내놓거나, 아예 자체 AI 쇼핑 에이전트를 만들기도 한다. 그 진원지와 플레이어들을 따라가 봤다.
AI 검색 그리고 쇼핑
챗GPT 같은 AI 서비스가 전통적인 검색 엔진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12월 발간한 AI 검색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이내 이용해 본 검색 서비스로 챗GPT(54.5%)가 4위, 제미나이(28.9%)가 8위에 올랐다. 네이버·구글 같은 전통 검색 엔진의 자리에 AI 서비스가 끼어든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 흐름이 쇼핑 유입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시밀러웹·베인앤컴퍼니 보고서에 따르면, 월마트의 챗GPT 쇼핑 추천 트래픽 유입 비중은 지난해 10월 기준 1년 전 대비 14배 가까이 늘어 18.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타겟의 AI 검색 유입 비중도 13.4%까지 확대됐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 개념이 에이전틱 커머스다. AI가 사전에 정해진 과업을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의도와 맥락을 파악해 상품을 직접 구매하는 방식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이 개념은 업계의 본격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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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컨설팅 기업들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련 보고서를 내놓기 시작했다.
맥킨지는 에이전틱 커머스를 “쇼핑 자체의 재정의”라고 규정하며, 2030년까지 AI 에이전트가 전 세계 B2C 커머스에서 3조~5조 달러 규모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베인앤컴퍼니는 같은 기간 미국 에이전트 기반 이커머스 시장 규모를 3000억~5000억 달러로 분석했다. BCG는 ‘에이전틱 커머스가 리테일을 재정의한다’ 보고서에서 유통 기업의 대응 전략으로 GEO(생성형 엔진 최적화·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 자사 브랜드 AI 에이전트 구축, 기반 역량 확보 등을 제안했다.
중국과 미국의 AI 쇼핑
에이전틱 커머스와 관련된 변화는 AI 강국인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기업마다 전략이 엇갈리고, 중국에서는 검색을 넘어 결제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AI 쇼핑 에이전트를 가장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곳은 아마존이다. 자사 쇼핑 어시스턴트 루퍼스(Rufus)를 중심으로 자체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루퍼스는 아마존 상품 카탈로그와 리뷰를 바탕으로 이용자의 맥락에 맞는 상품을 추천하는 대화형 서비스다. 센서타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루퍼스를 이용한 소비자 비중은 전체의 40%에 육박했으며, 루퍼스가 견인한 연간 추가 매출은 12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마존은 또 타사 웹사이트와 앱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AI 쇼핑 기능 ‘바이포미(Buy for Me)’도 운영 중이다.
아마존의 전략은 철저히 폐쇄형이다. 지난해 11월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챗GPT 등 외부 AI 크롤링봇을 플랫폼에서 차단했고, 오픈AI 등이 제시한 AI 에이전트 연동 프로토콜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자사 생태계 안에서 모든 쇼핑이 완결되도록 하겠다는 의도다.
월마트는 반대로 개방형 전략을 택했다. 지난해 출시한 AI 쇼핑 어시스턴트 스파키(Sparky)를 중심으로 상품 탐색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올해 초에는 구글과 손잡고 AI 모드 내 쇼핑 에이전트 기능을 선보였다.
한 발 물러선 곳도 있다. 오픈AI는 당초 결제 기능을 포함한 ‘인스턴트 체크아웃’으로 쇼핑 서비스를 확장하려 했으나, 구매 전환율이 예상을 밑돌고 판매자 모집·실시간 재고 동기화 등 기술적 과제를 넘지 못했다. 결국 올해 3월 타겟·세포라 등과 협력하되 상품 탐색에만 집중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결제는 각 유통업체 사이트에서 이뤄진다. AI 쇼핑 에이전트가 아직 ‘구매 완결’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중국 알리바바는 그 벽을 먼저 넘으려 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자사 AI 서비스 큐웬(Qwen) 앱을 업데이트해 타오바오·알리페이·플리기·아맵을 하나의 AI 인터페이스로 통합했다. 이용자가 음성으로 원하는 음식을 말하면, 타오바오 인스턴트 커머스를 통해 주문·프로모션 적용·결제까지 한 번에 처리된다. 대화에서 끝나지 않고 실행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구조다.
국내에서도 대응이 시작됐다. 네이버는 대화형 인터페이스 기반의 AI 쇼핑 에이전트를 선보였고, 카카오는 카카오톡 내 ‘챗GPT 포 카카오’를 통해 타사 서비스 연동을 시도하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가 앞서 나가고 있다. 이마트는 자사 앱에 GPT 기반 대화형 서비스를 도입하는 동시에, 챗GPT에 이마트 상품을 노출하는 양방향 전략을 추진 중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