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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훈 박사 “테크 스타트업, 한국에서만 승부 보려 하지 마라”

저는 정지훈 박사(=사진)를 <거의 모든 IT의 역사>라는 책을 통해서 처음 접했습니다. 의사 출신인데, IT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놀랐었죠. 정 박사는 현재 국내외 딥테크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있는 케이투지(K2G)테크 펀드에 제너럴 파트너로 있습니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기술 기업에 투자하면서 전반적인 기술과 사람, 자본의 흐름을 읽고 있죠. 개인적으로는 엔젤투자를 하면서 꽤 큰 성과도 내고 있습니다. 얼마전 상장한 의료AI 스타트업 ‘루닛’도 그가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대표적인 곳입니다. 정지훈 박사로부터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트렌드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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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박사님

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하는 일이 여러 개여서 역할이 좀 많은데, 하나는 실리콘밸리에 기반을 두고 국가를 넘나들면서 딥테크에 투자하는  ‘KTG테크펀드’의 제너럴파트너 일을 하고 있고요.

두 번째는 ‘모두의연구소’인데요, AI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대학을 대체할 수도 있는 연구기관 역할도 하고 있고, 조금 더 나아가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테크 액셀러레이션 프로그램도 생각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곳의 ‘최고비전책임자(Chief Vision Officer, CVO) 역할도 하고 있고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에서 전기전자 컴퓨터공학과 겸임교수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펀드를 만들어 투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가 벌써 투자한 지가 13년 정도 돼 가는데 그 사이에 투자한 회사가 150개가 넘어요. 한국에서도 액셀러레이터 두 개를 공동창업 했고, 버티컬로도 투자를 해봤습니다. 엑시트나 성과를 거둔 곳도 많지만, 잘 안 된 분야를 좀 되짚어보면 대체로 한국에서 B2B하고 테크분야 투자쪽이 잘 안 됐어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시장 규모 사이즈의 문제도 있고, 우리나라 테크분야의 산업구조가 소위 얘기하는 대기업 중심의 하청구조 형식으로 되어 있고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측면들이 상당히 있거든요. 그래서 한국 내에서 1등 하는 정도까지 가는 곳은 꽤 나왔는데, 그래봐야 엑시트 할 수 있는 수준의, 소위 말하는 중소기업은 될 수 있지만 그 이상이 될 수 있는 기업이 나오기 어려운 환경을 한국이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자면 B2B SaaS(클라우드 서비스로 기업에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을 생각을 해보면, 우리나라에서는 B2B SaaS 기업 중에 상장을 했거나 유니콘이 됐다고 하는 곳이 한 군데도 없습니다. 지금 한국에서 유니콘이 몇 개 정도 되느냐면, 요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이 달라지니까 간단하게 얘기하긴 어렵지만, 대충 한 열다섯개, 스무개 정도 카운트를 하고 있는데 100% B2C입니다. 그렇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좀 이상한 거거든요. 실리콘밸리 같은 경우에는 B2B SaaS 쪽 계열과 B2C가 반반 정도 나와요.

우리가 한국에선 “(B2B SaaS 기업의) 이름을 대라”고해도 답이 바로 안 나오지만 실리콘밸리 같은 경우에 “한 번 이름을 대 봐”라고 이야기를 하면 상장한 곳만 하더라도 그냥 유니콘이 아니고 데카콘이라 그러죠, 1000만달러 이상 되는 곳들이, ‘스노우플레이크’라든지, ‘데이터브릭스’라든지 ‘클라우드플레어’라든지, 계속 얘기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마무시하게 많이 나왔죠.

그 이야기는 작은 버티컬 테크 쪽의 SaaS나 딥테크 기업이라 할지라도 글로벌 1등을 하게 되면 특히 미국 시장을 뚫게 되면 충분히 의미있는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거고, 한국에서만 승부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가 되거든요. 그런데 B2B SaaS 같은 경우에는 특히 이런 테크 쪽 기업같은 경우에는 자기들이 영업을 하거나 또는 마케팅을 하거나 가서 데모도 하고 보여줘야 될 게 되게 많은데 그런 부분들이 현지에 가서 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부분들이 많아요. 그런 것들도 도와주고 투자도 하고 이렇게 하기 위해서 만든 펀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시기마다 창업의 키워드가 다른데, 지금의 창업·기술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지금은 사이클을 되게 중요하게 생각을 하는데, 저같이 얼리 스테이지에 투자하는 사람은 보통 한 투자하고 나서 한 5년 정도 이상을 보거든요. 사이클 상 ‘넥스트 무브먼트’가 뭔지를 보고 투자를 하는데, 지금은 AI를 포함해 메타버스, 블록체인과 같은 넥스트 웨이브를 이끌 수 있는 기술조합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는 시작점에 들어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앞으로 한 3~4년 정도 내에는 이런 선도적인 테크 스타트업, 특히 AI에 투자를 하는 게 핵심이 될 거고요.

개인적으로는 앞으로 2~3년 내에 하드웨어나 보안, 아이디 매니지먼트 등 인프라에 해당하는 부분이 유망할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소위 얘기하는 모달리티가 지금은 텍스트가 중심이지만 이미지, 영상, 사운드, 이런 식으로 멀티 모달리티로 확대되어 갈 테고, 그 다음에는 ‘버티컬’이 메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요.

버티컬로 넘어갈 때에는 개인적으로 다 디지털 퍼스트가 거의 됐을 거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아날로그 트랜스포메이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아날로그 트랜스포메이션이라 함은, 예를 들어 아마존같은 경우에 디지털로 고객을 먼저 획득한 다음에 물류라든지 이런 여러 가지 아날로그 인프라를 획득해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게 되었잖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LA(로스앤젤레스)를 중심으로 해서 콘텐츠 산업, 게임, 그 다음에 음악, 패션, 푸드, 물류 이런전통산업과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결합되어 있는 분야 쪽이 가장 유망하다고 생각을 해서 향후 한 3년 정도 뒤부터는 아날로그 트랜스포메이션, 그러니까 디지털을 기본으로 깔고 아날로그 트랜스포메이션하는 쪽에 좀 집중을 하려고 보고 있어요.

‘바이라인 비즈니스 네트워크’ , 즉 ‘바비네’가 오는 8월 30일에 문을 엽니다. 주제는 ‘AI 대중화에 도전하는 기업들’. AI라는 새로운 기회에 도전하고 있는, 국내를 대표하는 AI기업인을 중심으로 강연을 준비했습니다. 인터뷰 영상의 주인공인 정지훈 박사도 강사로 참여합니다. 오셔서 이들이 만들어 내고 있는 변화와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확인해보세요!

미국의 AI 스타트업 중 눈에 띄는 곳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지금 미국은 춘추전국시대라고 얘기할 정도로 굉장히 많은 AI 기반 스타트업이 창업을 하고 있는 와중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가 PC 시대에 등장을 했고, 그때 이제 하드웨어 반도체 칩을 공급했던 인텔이 등장을 하면서 대장이 됐잖아요. 그전에는 사실은 되게 이름없던 회사였거든요. 모바일 시대에는 애플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 회사, 그리고 그 이외에도 버티컬 쪽으로 가게 되면 쿠팡 같은 회사가 독점을 한 거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제 넥스트 무브먼트 쪽에서, AI 분야에서 뭐가 될까를 생각해보면 초반에 파운데이션을 만드는 곳들이 일단 좀 되게 많이 생각이 되어야 되잖아요. 대표적인 회사가 ‘앤스로픽’이라든지 ‘코히어’ 같은스타트업이 새롭게 등장한 곳들인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회사들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진 않아요.

왜냐하면 거기는 일종의 메이저리그인데다가 이미 투자하기에 되게 늦은 거거든요. 그 파운데이션하는 곳들에는 벌써 몇 년 전에 투자를 했었어야 해요. 그랬기 때문에 2019년에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시점 정도가 아마 마지막 기회가 아니었나,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어서 그쪽 분야는 이제 넘어가고.

고객을 누가 잡아가느냐의 싸움이 지금 스테이지에서는 되게 중요한데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를 쓸려고 하는 곳을 중심으로 해서 되게 많이 봐야 되는 것 같아요.

대표적으로 이제 얘기를 많이 하는 곳들 중의 하나가 ‘캐릭터닷에이아이(Character.AI)’ 같은 회사도 있고요. 거기는 NPC(Non Player Character)라든지 버추얼 아바타를 굉장히 다양하게 만들어가지고 게임이든 실생활이든 쓸 수 있도록 제공합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는 제일 눈여겨 보면서 모델로 삼는 곳은, 이미 유니콘이 되어버려서 이젠 여기조차도 우리가 투자하기 좀 늦어버렸는데, 뉴욕에서 창업한 회사로 ‘런웨이’라는 회사가 있어요

런웨이 같은 경우에는 창업자들이 NYU(뉴욕대학교) 출신들이고 우선 AI 쪽에 엄청 대단한 기술자 그룹이 아니거든요 그 그룹이라기보다는 창작 쪽, 특히 동영상 관련된 생태계 쪽에 굉장히 많이 개입이 돼 있었던 곳들이고 특히 영화 산업이라든지 NYU도 그렇고 미국 LA쪽에 USC 같은 학교가 있는데 이런 쪽에 있는 학교들이 영상 분야에서 굉장히 많은 것들을 보여주거든요 런웨이 같은 경우에 최근에 유니콘이 된 가장 큰 이유가 이번에 아카데미를 휩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 라는 영화가 있어요

그 영화가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영화인데 쫙 (상을) 탔잖아요 그 영화가 런웨이의 AI 솔루션을 이용해서 굉장히 저렴하게 영화를 만들었거든요. 해당 영화 제작 씬에 런웨이의 솔루션을, 처음부터유료 모델로 적용했어요.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유료 모델 같 은 경우에 보통 일반적인 인터넷 베이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일단 많이 깐 다음에 사람들한테 과금을 조금씩 하거나 광고 모델을 붙이거나 하잖아요. 그런데 어도비 같은 데도 생각해보면 스페셜리티가 있는 사람들이 써야 되니까 유료화를 하더라도 돈을 내고 쓰거든요.

그러니까 돈을 내고 쓰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 자기들의 서비스나 자기들의 콘텐츠, 자기들의 프로덕트하고 잘 연결되어 있는 곳에 투자를 하게 되어 있죠 그래서 런웨이가 그런 팬덤하고 강력한 유저층을 기반으로 해서 투자를 받은 케이스인데 런웨이 케이스가 저희가 모델로 삼고 있는 케이스예요.

저희가 투자한 회사도 있는데 ‘티오리(Theori)’란 회사가 있어요. 티오리 같은 경우에는 웹 1.0과 웹 2.0에서도 보안 1등이었던 회사인데, 보안이라고 하는 것은 웹부터 시작해서 모바일 거의 모든 분야에 걸쳐서 필요하기 때문에 AI를 포함한 보안쪽도 굉장히 잘 봐야 되거든요. 티오리는 한국인들이 많은 회사지만 기본적으로 텍사스 오스틴을 기반으로 한 회사입니다. 이 3개 정도가 샘플이 될 수 있겠네요.

현지 기업은 주로 어떠한 고민을 많이 하나요? 어떤 조언을 주실 수 있을까요?

3~4개월 전에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들이 같이 모여서 AI나 이런 파트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는 컨퍼런스가 있었어요. 그래서 벤처캐피털들이 특히 AI쪽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기니까 조언을 주는데 어떤 얘기를 했냐 하면 굉장히 저는 쇼킹한 이야기를 좀 들었는데 “Don’t die”라 그러더라고요. Don’t die, 죽지마.

특히 넥스트 펀딩을 바라보는 곳에 많이 하는 조언인데요, 왜냐하면 매크로가 어려울 때는 전반적으로 돈이 묶이거든요. 그리고 보수적이 돼요. 보수적이 되니까 투자를 아예 안 받았으면 그나마 좀 나은데. 왜냐하면 베이스라인이 없으니까요, 그냥 우리가 여기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졸라매고 가자, 이렇게 하면 되는데 투자를 먼저 받은 회사들 같은 경우에는 (기업가치가) 다운그레이드가 돼버리니까. 예를 들어 100억원 가치로 (투자를) 받았는데 이제 거의 70% 다운 이상 됐거든요.

그러면 100억이 아니라 30억, 20억원을 받아들여야 된단 말이에요. 그런데 그것조차 못하게 되면 회사가 캐시 번아웃 되가지고, 돈 못 주면 그냥 문 닫아야죠. 이렇게 되면 이게 사이클라는게 있기 때문에 언제나 이런 게 극복되는 시기가 오게 되는데 극복되는 시기를 빠르면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보는 사람들도 있고 좀 길게, 한 번 정도 더 난리가 날 거라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특히 부동산이나 이런 것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고 보고 있는 것 같은 경우에는 내년까지도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이 있거든요, 돈을 잠궈서.

그럼 내후년까지 런웨이(현금이 고갈되기 전까지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기간)를 봐야되잖아요. 내후년까지 그럼 인(in) 아웃(out)이 맞아야 되겠죠. 내가 돈을 벌어들이거나 펀딩을 하거나 등등. 이런 캐시플로우같은 매니지먼트를 가장 잘하는 회사를 중심으로 투자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너무 과거처럼 스케일업을 빨리 하고, 블리츠스케일링(몸집부터 급속히 키우는 전략) 이러한 거는 글쎄, 아주 일부에 해당하는 것을 너무 일반화하고 있는 게 아닌가, 저는 그래서 굉장히 싫어하는 종류인데 그로스 해킹도 B2C에서는 맞을지 모르겠는데 저희가 투자하는 B2B하고, 테크 투자하곤 잘 안 맞아요.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충분하게 자기 케이스별로 다 다르기 때문에 그걸 잘 분석을 하고 살아남는 것 중심으로 이야기들을 정말 많이 하고 있고요. 그리고 투자를 하려고 하는 어떤 대상이 되는 곳들 같은 경우에도 아까 런웨이 얘기를 들으셔서 아시겠지만 고객하고 제품이 딱딱 맞는, 프로덕트 마켓 핏 (Product Market Fit, PMF)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제품하고 시장하고 잘 맞아 떨어져 가지고 사람들을 잘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것을 잘 찾아내는 것들, 이런 것들이 좀 유리할 것 같습니다.

투자 혹한기인데, 미국 실리콘밸리의 투자 환경은 어떤가요?

실리콘밸리도 상황이 전반적으로 펀딩 상황이 좋지 않아요. 펀드레이징이 대략적으로 한참 좋았을 때 절반 정도 밖에 안 되는 것 같고요, 전체적으로 보면. 그리고 아까 말씀 잠깐 드렸지만 가치가 뭐 적게는 절반, 많게는 80%까지 다운됐다고 생각을 하면 되는데 다행히 지금 좀 약간 반등을 해서 한참 좋았을 때의 절반 언저리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다만 이제 전체 볼륨이 그렇다는 거고. 실리콘밸리의 특징 중에 하나가 넥스트를 잘 하려고 하는 곳들 같은 경우에는 충분하게 리스크를 감안하고 투자를 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래서 AI분야 같은 경우에는 그렇게 많이 줄어들지 않았죠. 그래서 AI분야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투자를 열심히 하고 있고 특히 얼리 스테이지에 버티컬, 특정한 산업쪽에 고객 프로덕트 마켓 핏을 잘 잡고 있는 기업들 같은 경우에는 투자를 지금도 잘 받고 있습니다.

프로덕트 마켓 핏을 잘 잡은 사례를 소개해주세요

그거는 정말 고객들을 많이 만나봐야 하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엔젤투자한 회사인데, 버클리에서 창업을 해서 제너레이티브 AI(생성 AI)의 붐을 타고 올라가고 있는 곳 중에 로보(LOVO)란 회사가 있어요, 로보. 거기가 한국계 친구들이 굉장히 많이 있고 사실은 헤드쿼터도 한국에 있는 회사인데 코로나 때 사실 다 한국으로 들어왔거든요.

그래서 한국에서 오퍼레이션을 하고 있는데 100개국 이상에서 굉장히 많은 언어로 지니(Genny)라고 하는 굉장히 좀 독특한 AI 보이스 서비스를 제공해요. 이 회사 같은 경우에는 굉장히 빠르게 유료모델을 정착시켜서 점점 괜찮아지고 있는 그런 트렌드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우리 제품을 서비스화 했을 때 누가 돈을 낼 것인가”를 굉장히 중요하게 본 것이 중요합니다. 제일 첫번째로 잡았던 고객이 보이스 중에서 광고, 그러니까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 팟캐스트가 그렇게 광고를 많이 안 하니까 미국은 라디오광고 짧은 걸 되게 많이 하거든요. 지역 라디오가 되게 많아가지고, 광고주들이 좀 저비용으로 돈 내고 쓸 수 있는 그런 인공지능서비스가 있으면 좋겠다라고 해서  만들었던 것이 나중에 애니메이션이라든지 게임이라든지 이런 걸로 확대가 된 케이스예요.

이렇게 소규모의 어떤 열성적인 사용자라도 좋으니까 그 사람들이 지불(paying)을 할 수 있는가, 그러니까 유료화해서 사람들이 돈을 낼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족스럽게 내놓는 것으로 시작을 해서 그다음에 사이즈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 이런 식으로 가는 것이 B2B를 중심으로 한 고객 중심의 성장(growth) 전략에서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한국의 창업가가 글로벌로 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처음부터 우리 제품자체를 글로벌 마켓에 진출시키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만들지 않으면 사실상 불가능한 부분이라고 생각을 해요. 한국에서 마켓을 만들고 어느 정도 성장을 시킨 다음에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 이렇게 얘기하시는 분도 많이 계신데 그건 거의 불가능한 전략이라고 생각을 해요. 이유는, 우리나라에서 그 어떤 특정 마켓을 뚫는다는 걸 생각했다는 것은 다른 나라에 있는 창업자들도 똑같이 그 생각을 했다는 것이랑 거의 똑같은 거고.

한국에서 시장이 어느 정도 paying(지불) 유저가 생겼거나 아니면 볼륨이 커졌다는 것은 그 나라에서도 그 로컬 마켓이 생겼다는 것과 동일한 이야기거든요. 그리고 나서 아, 이제 우리가 준비가 됐으니 넘어가겠다라고 하면 그 마켓에서 경쟁우위 전략이 있어야 되는데 경쟁우위 전략이 거의 없죠. 그 돈을 갖고 승부하기에도 저쪽이 훨씬 더 돈이 많고 이렇게 되니까. 그렇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되게 안타까웠던 사례들이 많아요.

처음 초기창업했을 때부터 너무 시간을 오래 끌지 않고 기관투자 받기 전 정도까지는 결정을 해야 된다고 보고 있고 그 시기에 특히 B2B를 중심으로 해서 테크, SaaS, 보안처럼 고객을 응대해야 되는 것들은 무조건 가장 고객이 많은 지역에 정면으로 들어가서 승부를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지금과 같은 혹한기에, 스타트업은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가 생존하면서 기회를 찾는 전략을 하기에 좀 좋은 국가인 것 같기는 해요. 왜냐하면 국가의 창업 프로그램들도 그렇고 서포트를 해주는 여러 가지 R&D 자금도 있고, 좀 뒤를 받쳐주는 자금들, 공공에서 받쳐주는 게 좀 있잖아요. 그리고 이제 키워 나가더라도 저희가 투자한 회사들, ‘코리아투글로벌(K2G)’이라고 하는 키워드, 한국과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려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좀 매칭이 좀 되어 있는데. 스케일업을 할 때도 미국 대비 한국이 비용이 싸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R&D를 포함해서 비용이 유리한 지역으로 업무를 나눠서 움직일 수 있어요. 인건비가 싼 곳에 개발을 아웃소싱을 주고,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인력이 (지원을 받으면서) 일하고, 미국에는 영업 중심의 헤드쿼터를 만들 수 있거든요. 경영진 중 한 명과 현지인 한두명 정도 결합해서요.

그렇게 만들었을 때 비용구조가 제일 좋아져요 비용구조가 제일 좋아지고 그 다음에 초기제품 개발을 해서 인정을 받고 스터디를 하고 이런 걸 하기에도 한국의 정책자금이 많기 때문에 처음에 하기도 나쁘지 않거든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인프라를 충분히 활용하되 마켓전략은 미국을 중심으로 간다, 이렇게 하는 것이 스케일업 할 때도 더 좋아요.

그래서 이제 요즘에 미국에 있는 글로벌 스타트업들 중에도 되려 아시아 시장에 진출을 하거나 또는 초기부터 이런 것들을 잘 아는 한국 창업자가 있는 친구들팀들 같은 경우에는 중심은 미국에 있더라도, 한국에서 스타트 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조금씩 나오거든요. 그만큼 이제 우리나라하고 미국의 장점을 잘 섞어가지고 접근을 하면 굉장히 좋은 전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지훈 박사가 보는 넥스트는?

넥스트가 굉장히 그것도 레벨이 되게 많죠. 단기적으로는 인프라가 깔리는 게 중요하지만, 이후에는 기술에 대해서 이해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시기에 들어가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항상 조금씩 빠르게 진입을 해서 체크를 해봐야 되는 거고.

그 다음에는, 거의 100% 디지털 중심으로 모든 게 만들어져 있잖아요? 그러면 이제 역발상을 할 시기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되려 요즘에는 저는 아날로그 쪽에 더 중점을 두고 더 많이 공부를 해요. 예를 들어 의식주에 해당하는. 저는 ‘라이프 테크놀로지’라는 표현을 쓰는데 길게 봤을 땐 되게 중요하게 생각을 하고 있고요.

또 한 가지는 다른 사람들도 많이 얘기를 할 텐데 오늘 지금도 되게 덥잖아요. 디지털 테크놀로지 다 좋은데 결국에는 지구 온난화 돼서 지구가 망하면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제 기후라든지 에너지 부분 또는 이런 ESG와 관련된 쪽이 점점 점점 사람들의 주목을 끌겁니다.

그리고 또 이제 기술과 관련된 것들이 점점 커머디티(Commodity·상품)화가 된다고 생각을 했을 때 삶의 의미라든지 가치 이런 것들도 되게 많이 볼 거라고 생각을 해서 소셜한, 사회적인 어떤 부분도 이제 길게 봤을 때는 더 많이 생각을 해야 될 시기가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영상제작_ 바이라인네트워크 <임현묵 PD> <최미경 PD>
정리_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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