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담대 은행 허가 받은 해빗팩토리 USA
국내 스타트업이 미국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전문은행 허가를 받았다. 마이데이터 기반 인슈어테크 기업 해빗팩토리 미국법인(USA)이 주인공이다. 최근 해빗팩토리 USA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부(DFPI)로부터 주택담보대출 전문은행을 허가받았다. 해빗팩토리 USA가 미국에 진출한지 1년 만에 얻어낸 성과다.
해빗팩토리 USA는 기존에는 대출 중개인의 역할을 대신했다면, 이번 허가로 은행과 대출 중개인의 역할을 모두 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따라서 기존에 약 15일에서 길게는 30일까지 걸리던 주담대 대출 심사 과정을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미국의 주담대 시장은 한국과 다르다. 한국은 은행과 고객의 관계가 중심이라면, 미국은 고객, 부동산 중개인, 모기지 중개인, 모기지 은행으로 복잡하다. 이 과정에서 고객은 주담대 받기 위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며, 복잡한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문제는 고객과 모기지 중개인과의 관계다. 고객은 낮은 금리를 원하는 반면, 모기지 중개인의 경우 높은 금리의 상품을 판매할수록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밖에 없다. 또 대출 승인기간이 길다는 문제점도 있다. 해빗팩토리 USA는 직접 모기지 은행, 즉 주담대 은행이 되어 복잡한 과정을 없애고 수수료를 줄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윤호 해빗팩토리 대표와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해봤다.
-주담대 은행 허가를 받고 나서 기존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기존에는 직접 돈을 빌려주는 구조가 아니었고 (고객과 주담대 은행을) 중개 해주는 역할을 했다. 여러 모기지 은행의 상품을 비교해서 상품을 추천하는 구조였다. 주담대 은행 허가를 받게 됨으로써 고객에게 직접 대출을 실행해줄 수 있게 됐다.
-1년 동안 중개 서비스를 해오다가 주담대 은행 허가를 받은 이유는?
미국의 주담대 시장은 한국의 보험시장처럼 브로커(설계사) 위주의 시장이 형성됐다. 보험 설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의 비대칭성 등이 미국 주담대 시장에서도 똑같이 나타난다. 또 기술과 데이터로 디지털 전환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수료 규모가 크게는 억 단위라면 충분히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뛰어들었다.
-주담대 은행 라이선스를 획득하려면 필요한 자격요건은 무엇인지?
자본금 200만달러를 기반으로 ‘CA DRE 브로커 라이선스’와 모기지 라이선스인 ‘NMLS MLO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한다. ‘CA DRE 브로커 라이선스’를 획득하려면 부동산 어소시에이트 라이선스를 가지고 최소 2년 동안 풀타임으로 부동산 회사에서 일한 경력이 필요한데, 미국법인 테리 김(Terry Kim) 대표가 해당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주담대 은행은 무얼하는 곳인지?
미국의 주담대 은행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금융기관이다. 즉, 모기지를 전문으로 하는 전문금융기관으로 수신을 하지 않고 돈을 빌려주기만 한다.
미국의 경우 세컨더리 마켓이 잘 발달되어 있다. 세컨더리 마켓은 이미 발행된 유가증권이 투자자 간에 거래되는 유통시장으로, 주식이나 채권 등의 유가증권이 거래되는 시장을 말한다. 실제로 모기지 대출은 한화로 치면 7억원에서 10억원이 기본인데 이를 부담하려면 자본금이 커야 한다. 미국은 웨어하우스라는 금융기관에서 주담대 은행에게 돈을 빌려준다. 보증금의 약 10배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때 렌더는 세컨더리 마켓에서 바로 채권을 인베스터에게 판매하고, 마진을 남긴 뒤 웨어하우스에 돈을 갚는 구조다. 즉, 바로 유동화시킬 수 있는 구조다.
-해빗팩토리 USA의 수익모델은 이자인지?
주담대 과정에서의 유통마진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은 주담대로 수수료를 총 대출금액의 약 1~4% 정도 받는다. 이 과정에서 대출 중개인이 1~2%대의 수수료를 가져가기도 하는데, 자사의 경우 1% 대의 이자로 수취하고 있다.
주담대 은행이 되면 직접 돈을 빌려주게 되니까 고객들에게 최저금리를 맞춰주더라도 1% 이상의 수익성을 가져갈 수 있다. 이자를 직접 정할 수도 있고, 중간에서 브로커가 끼면서 생기는 비용을 없애면 이자 비용을 줄이고 이익을 최대한 가져갈 수 있다.
-그렇다면 흑자가 나는 구조인 것인지?
내년 안으로 흑자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른 것보다 핵심은 고객을 얼마나 잘 획득하는 지로, 미국에서는 고객 입장에서 최저금리를 맞출 수 있고 대출이 나오는지 안나오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은 15~30일 안에 대출을 받아서 부동산 거래 잔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거래가 취소된다. 그러다보니 중간에 대출 이자가 높아져도 고객은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을 실행할 수밖에 없다. 자사는 스크래핑 기술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3일 안에 심사 결과를 알려주는 것이 목표다. 자사가 직접 돈을 빌려주게 되면 3일 안에 끝내는 것이 수월해진다.
-부동산 중개인을 위한 서비스도 만들고 있다고?
그렇다. 자사의 1차 고객은 주담대 대출을 필요로하는 고객이고, 2차 고객은 부동산 중개인이다. 부동산 중개인의 페인 포인트를 해결해줌으로써 그들을 우리의 파트너로 만들 수 있다. 자사가 직접 기업간고객(B2C)로 마케팅을 하게 되면 누가 집을 구하는지 알기 어렵고 넓은 형태의 매스 마케팅이 되면서 효율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부동산 중개인이 자기 물건을 소개하고 고객의 대출이 어떤 상황인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대시보드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객들은 주로 한인인지?
지금까지 누적 약 400억원 정도 대출을 진행했고, 고객 비중은 한인이 6, 미국인이 4의 비율이다. 그러나 한인만을 타겟해서 서비스를 하는 것은 아니다.
-미국법인의 목표는 무엇인지?
현재까지 미국 법인의 매출이 약 7억원 정도 나왔고, 내년까지 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