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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혹한기, 핀다가 선택한 전략 ‘현금흐름 관리’

스타트업 업계에 겨울이 왔다. 경기침체로 인해 투자업계가 움츠러들었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기업가치가 껑충 뛰면서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한 기업들은 올해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고 입을 모은다. 스타트업 업계는 이제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한 경영이 필요하다고 판단, 새로운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대출중개 플랫폼을 운영하는 핀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투자업계에 한파가 불어 닥친 가운데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빅테크 기업인 토스와 카카오페이가 자본력을 바탕으로 대출중개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네이버파이낸셜도 참여를 예고했다. 또 정부의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 추진으로 은행 등 경쟁자가 늘어날 전망이다. 

차별화와 생존을 위해 핀다는 대출중개 플랫폼에서 개인과 소상공인(사업자)에게 현금흐름을 관리해주는 플랫폼으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핀다는 직장인 신용대출 중개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면, 앞으로 사업자대출 영역도 강화해 투트랙 전략을 펼친다. 여기에 사용자가 대출 이후의 과정, 즉 대출상환이나 보유하고 있는 현금 등의 관리를 돕는 서비스로 확장한다.

핀다는 사업자 대출 시장에 기회가 있다고 봤다. 특히 소상공인이나 프리랜서, 긱 노동자의 대출 수요가 늘고 있다고 판단했다. 관련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핀다는 신용평가모델을(CSS)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1·2 금융권과 논의 중이다. 

이혜민 핀다 공동대표는 “국내 사업자 대출이 잔액 기준으로 400조원 이상으로 (전체 대출 잔액 가운데 가장) 크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이 사업자대출을 위한 신용평가 시 활용하는 데이터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은행은 사업자 신용평가 시 매출액 같은 단편적인 데이터를 중점적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소상공인 데이터는 입체적이다. 단순히 매출액 외에도 매출액의 흐름이나 근무시간 등을 통해 상환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최근 회사가 상권분석 스타트업 오픈업의 지분 100%를 인수한 것도 사업자의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오픈업은 상권분석 데이터 8600만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혜민 공동 대표는 “핀다는 결국 전체적인 캐시 플로우(현금흐름)를 관리해주는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며 “대출을 잘 갚아나갈 수 있는지, 여윳돈이 생기면 어떤 대출부터 갚아야 하는지 등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이든 사업자든 각각에 맞는 정보를 잘 보여주고 돈에 관련된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기업을 위한 서비스로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 이혜민 대표는 “기업에 대출 담당자가 있어도 모든 데이터를 입체적으로 보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며, 결국 기업의 현금흐름도 개개인이 관리한다”며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은 규모가 큰데다가 딱히 관리하는 사람이 없어 (현금흐름 서비스를) 기업용으로 만들어달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고 말했다. 

사업 확장과 함께 핀다는 수익모델 다변화를 꾀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대출 중개 수수료가 주요 수익모델이었지만 확장성에 한계가 있는 만큼 추가 수익모델을 고민한다.

이혜민 대표는 “회사의 규모가 더 커지려면 (기존과) 완전히 똑같이 사업을 할 수는 없다”며 “비즈니스 모델을 다변화하거나, 내년도 경기가 안 좋은 만큼 비용 구조를 효율적으로 가져가면서 어떻게 하면 수익을 더 창출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핀다는 C라운드 투자유치를 준비 중이다. 핀다는 지금까지 총 174억원의 투자유치를 받았다. 지난 2019년 인터베스트, 메가인베스트먼트, 스트롱벤처스 등으로부터 약 45억원을, 작년 1월에는 트랜스링크캐피탈, 기아, 500글로벌 등으로부터 115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마지막 투자유치 당시 기업가치는 약 1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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