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을 딛고 걸음마를 뗐고, 만화책을 보고 한글을 익혔습니다. 만화에 조예는 없으나 좋아는 합니다. 그래서 추천합니다, 추석에 볼만한 웹툰. 물론 철저히 제 기준, 제 취향입니다. 만화 좋아하시는 분들은 인기작들은 다보셨을테니 가능한 최근작으로 꾸려봤습니다.

첫번째 웹툰: 광마회귀 (네이버웹툰/네이버시리즈)

웹툰으로 보다가  뒷내용이 궁금해 웹소설로 간 자, 그래서 그 웹소설의 끝을 본자, 그것이 나다. 크, 그것이 나다. 혹시 이 웹툰 또는 웹소설 보신 분은 아는 대사죠? 원래 무협을 좋아하지만 광마회귀 특히 재미있습니다. 저는 웹툰이 재미있어서 결말이 궁금해 타고 건너간 웹소설 때문에 지갑을 꽤 털렸는데요.

요즘 회귀물 많고 무협도 많고, 먼치킨도 많아서 아니 뭐 뻔한 내용 아니냐 하실 수는 있지만요, 대사발이 좋습니다. 어딘가 철학적이기도 하고요.  추석 때 웹툰 추천할 줄 알았으면 대사 몇개 적어 놓을 걸 하고 후회하는 중입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무공에 미친 광마가 교주의 천옥을 훔쳐 쫓기던 중에, 죽기전에 그것을… 하여튼 죽었다고 생각해는데 눈 떠보니 모두에게 무시받던 객잔 점소이(점원) 시절로 돌아가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그의 몸은 예전의 그것이 아니므로 이때부터 전설 아닌 레전드 쌓아가는 내용입니다.

두번째 웹툰: 조조코믹스 (네이버웹툰)

유미의세포들의 이동건 작가 작품입니다. 유미의 전 남친, 구웅을 기억하시나요? 어딘가 모자라 보이던 그 구웅이 잘 나가는 게임회사의 사장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물론 구웅이 주인공은 아니고요, 구웅이 글쎄 만인의, 만인에 대한 연애를 하는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본인의 뼈아픈 사랑을 잊지 못했는지, 아니면 애사심을 높이려고 그러는지 사내연애를 뒤에서 슬슬 돕는 복지를 만드는데요.

직원들은 이를 모르지만 열심히 연애 중입니다. 거 왜 있잖아요, 본인들은 비밀인데 회사에서 복사기까지 다 아는 그 사내연애요. 앙큼한 직원들의 어쩐지 어른스러운 연애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19금 아닌데 대사를 음미하면 19금이에요. 무빙건 당신은 정말…(무빙건=이동건)


세번째 웹툰: 1을 줄게 (네이버웹툰)

여러분, 후후후. 19금입니다. 애들은 가고, 어른은 보세요. 주인공의 눈에는 사람의 신체에 새겨진 숫자가 보입니다. 주인공은 그 숫자를 남아 있는 연애 상대를 뜻하는 것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그러나 지금 자신의 마음을 뒤흔든 이 남성의 몸에는 99라는 숫자가 쓰여 있습니다. 음, 이 숫자는 뭘까요. 이 남자를 만나도 될까요? 혼란스러운 청춘의 혼란스러운 사랑 이야기. 누가 봐도 섹시한 19금이라고나 할까요?

네번째 웹툰: 관존 이강진 (카카오웹툰)

웹툰 원작의 무협이고요, 현재 연재 중인 인기 무협 만화 ‘아비무쌍’과 세계관을 같이 합니다. 아비무쌍에 나오는 이강진 이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다루는데요. 저 옛날 소시오패스가 인간적인 사부를 만나 사람의 감정을 배우면서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가는 성장물(!) 입니다. 화려한 무협을 보여주는 그림체도 매력적이고, 사람이 된 것 같다가 또 가끔씩 섬뜩해지는 이강진의 모습에 가슴 졸이게 됩니다. 인간이 되려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어쩐지 짠하기도 하고요.

다섯번째 웹툰: 당신과는 절대 (카카오웹툰)

주인공이 올케와 시누이입니다. 그것도 서로를 엄청나게 싫어하죠. 정예는 깡촌의 한 마을에서 가장 잘생긴, 그렇지만 가장 유약한 한 남자와 결혼합니다. 세상 이렇게 다정한 아내와 따뜻한 며느리, 살가운 새댁이 없죠. 서울에 대학붙어 대기업 다니다 주목받는 스타트업의 대표가 된 시누 염섭은 싸가지는 없지만 동네의 슈퍼스타입니다. 이 깡촌에서 이만큼 유명한 인물은 역사상 없었으니까요. 둘의 캐릭터는 물과 기름이죠. 여기까지는 느낌이 딱 오죠?

그런데 이 이야기가, 누구나 예상 가능한 그런 뻔한 스토리로 흘러가지 않습니다. 인물들은 입체적이고, 캐릭터와 사건이 어디로 튈지 모릅니다. 이 올케와 시누이는 독자가 자신을 단정짓는 그 순간에 독자의 뒷통수를 치고 배신합니다. 더 멋져지죠. 시간이 흐를수록 아, 이 여자 진짜 똑똑하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합니다. 포근한 그림체에 그렇지 못한 내용. 이 추석에 딱이겠죠?

여섯번째 웹툰: 어쩌다가 전원일기 (리디)

서울에서 태어난 사람도 ‘고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쩐지 시골이 떠오르고 가슴이 몽글몽글해지지 않나요? 옆집에 사는 꼬맹이한테 왠지 “느이 집엔 이런 거 없지?”라고 한 마디 했을 것만 같은, 그런 있지도 않은 추억이 생겨날 만큼요.

물론, 어쩌다가 전원일기가 꼬맹이들의 연애사를 그린 만화는 아닙니다. 으른들의 이야기죠. 하지만 몽글몽글해집니다. 서른살 수의사인 남주 한지율은 할아버지한테 속아 시골마을 회동리의 수의사로 내려오죠. 남주 특징 아시겠죠, 용모 단정하고 모든 일에 성실한 노력파에, 무엇보다 ‘다정’합니다. 로맨틱 코미디 남주할만한 캐릭터죠. 그런데 한지율은 갑작스런 시골 라이프보다 더 큰 사건을 맞닥뜨립니다. 뭐겠습니까? 인생을 뒤바꿀 순경, 안자영과 만남이죠. 번번히 부딪치는 이 여자 뭐죠?

자 밝고 달달한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 이리로 오세요. 인기 스토리의 정석을 밟아 넷플릭스로 간 웹툰/웹소설이기도 합니다. 넷플릭스에서는 ‘어쩌다 전원일기’로 제목이 살짝 바뀌었네요. 참고하세요!


일곱번째 웹툰: 생존일지 (만화경)

배달의민족의 우아한형제들도 웹툰 플랫폼 갖고 있는 것 아시나요? 만화경이라는 이름인데요, 처음에는 인스타그램에 연재될만한 만화들이 주를 이루더니 요즘에는 로맨스 맛집이 되어 있네요? 하지만 오늘 추천하는 건 좀비물입니다.  눈떠보니 원인모를 바이러스가 돌아 좀비가 된 이들이 사람을 잡아먹는 끔찍한 혼돈이 내려닥친 곳이네요. 주인공은 그냥 좀비는 아니고요, 홀로 이성을 갖고 있습니다. 좀비가 되었으나 사람처럼 먹고, 일기를 쓰며, 외로움을 느낍니다. 그러다가 만난 한 사람. 그와 함께 희망을 찾아 나서는데요…

누가 괴물이고 누가 괴물이 아닐까요. 때로는 사람이 좀비보다 무자비하네요.

원모어 띵, 여덟번째 웹툰: 장풍전 (네이버웹툰)

제 사심 추천입니다. ‘키드갱’을 그렸던 신영우 작가의 최근 연재작입니다. 현대 무협인데요. 모두가 노오력 하면 내공을 가질 수 있다는 세계관이 배경입니다. 손을 쫙 뻗으면 장풍이 쫙,  까지는 더 많은 노오력이 필요하지만요. 아직까진 고수라는 존재가 의미가 없지만, 세상 한편에서는 옛 고서나 체계적인 연구로 이간의 능력을 월등히 뛰어넘는 고수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만들어지는 이 고수들은 자본의 어두운 뒷치닥거리도 서슴치 않는데요…

그렇지만, 장풍전을 누가 그렸습니까. 이 만화가 어둡기만 하겠습니까? 밝고 맑고 명랑한 주인공들과 고수지만 친근한 그런 캐릭터들이 웃음 폭탄을 펑펑펑. 후후후, 게다가 이 만화에 글쎄, 제 이름이 등장합니다. 히히히, 재미있겠죠? 자, 이 추석을 웹툰과 함께 달려보자고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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