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애자일 조직, ‘ACT’
디지털전환(DT)에 한창인 금융사에서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하는 ‘애자일(Agile)’ 업무 방식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IT기업에 비해 시범적인 수준이긴 하지만 애자일 조직을 통해 성과를 내고 있는 곳도 있다. 우리은행이 그 중 하나다.
우리은행은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20년 7월, 부서와 팀의 중간 형태인 ACT(애자일 코어 팀)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ACT는 경영진으로부터 부여 받은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필요할 때마다 만들고 임무를 마치면 해산한다.
ACT의 조직 구조는 단순하다. ACT의 리더(장)는 부서장의 권한을 갖는다. ACT의 지원 업무는 관련 소관 부서가 대행해 권한은 크게, 업무는 간소화해 주어진 업무 수행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보고를 위해 계정, 과장, 부점장, 점장 등을 거쳐야 했다면, 팀 단위로 운영되는 ACT는 곧바로 리더인 장에게 보고를 하면 된다.
지금까지 우리은행이 ACT를 통해 추진하고 수행 완료한 업무는 금융서비스부터 시스템 구축까지 다양하다. 자산관리종합시스템 구축, 클라우드시스템 구축, 대학생 ID카드 인프라·프로세스·기능개선, 우리 직장인셀럽 멤버십 시행, CBCD 정책 대응 시스템 구축 등이다. 단 시간에 빠르게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선보일 수 있는 서비스를 위주로 한다.
지금까지 우리은행에서 운영한 ACT는 총 6개다. DT추진ACT, 마이데이터ACT, 기업DT추진ACT, 투자상품영업지원ACT 등이다. 그 중 5곳은 임무 완료 후 해산됐거나 부서로 전환이 됐다. 현재 투자상품영업지원ACT만 운영 중이다.
눈에 띄는 것은 일부 ACT가 정식 조직으로 개편되거나 흡수됐다. 작년 12월, DT추진ACT는 모든 업무를 수행한 후 디지털전략부에 편입됐으며, 마이데이터ACT는 부서로 전환됐다.
그 중 DT추진ACT는 은행 차원의 DT 과제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했다. 주도적으로 신규 업무를 발굴한 것이 아니라, 은행 사업부서별로 디지털 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고객개인부, 기업고객부의 DT 사업을 선정해 관리한다. 이때 사업 수행을 위한 일정관리부터 전산구축 등 필요한 모든 것을 관리하고 도움을 준다. 또 이러한 DT업무를 최고디지털책임자(CDO) 등 임원에게 중간보고를 하는 관리자 역할을 했다.
DT추진ACT가 직접 나선 사업도 있다. 지난달, 우리은행이 선보인 모바일 운전면허증 서비스는 은행 내부 혁신과제로 별도 지정되어 DT추진ACT가 주도했다. 주관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접촉하고 전산개발, 구축 등 서비스를 위한 전 과정을 담당했다.
결과적으로, DT추진ACT는 운영기간 동안 총 20개의 DT 과제를 발굴하고 그 중 16개 사업을 진행했다. 아직 업무 수행 중인 일부 과제는 디지털전략부에서 중장기 과제로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월 조직개편으로 부서로 승격된 마이데이터ACT는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허가, 대고객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구성된 팀이다. 팀이 꾸려진 이후 마이데이터 본허가 취득, 시스템 구축, 프로그램 진행 등을 이끌었다. 결과적으로 우리은행은 서비스의 운영과 관리의 중요도를 고려해 마이데이터 사업부로 전환했다.
기업DT추진ACT는 기업상품 서비스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역할을 했다. 주로 기업에 특화된 서비스나 상품을 담당한다. 예를 들어, 기업체 인트라넷에서 금융거래 등을 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환경을 구현한다.
우리은행은 ACT 운영 결과 파견형태인 태스크포스팀(TFT)보다 업무 집중도가 향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TFT는 기존 업무와 병행해 집중도가 떨어지는 반면, ACT는 주어진 업무만 수행하면 된다. ACT는 모든 업무 수행 시 해산이 되며, 소속 직원들은 기존 부서로 돌아간다.
현재 우리은행의 ACT는 대부분 해산되고 한 팀만 운영되고 있지만, 은행 측은 ACT 운영으로 여러 성과를 낸 만큼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 유사한 애자일 조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발전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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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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