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의 ‘애자일’ 조직 실험

애자일(Agile). 요즘 기업들이 밀고 있는 단어다. 애자일은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을 구성해 업무를 수행하는 조직문화를 말한다. 지금처럼 애자일이 유행하기까지 주로 스타트업이나 IT기업에서 이 업무 방식을 택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신기술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도입하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조직 중심으로 일하던 금융사에서도 애자일 업무 방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은행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수직적인 기존 업무 방식에 한계를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에 진행한 조직개편, 정기인사를 통해 애자일 조직을 만들었다.

올 상반기 신한은행은 애자일 조직을 만들었다. 플랫폼과 신기술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신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고 모바일 뱅킹의 개편을 전담하는 조직과, 디지털전환을 위한 별도 조직을 만들었다.

은행은 애자일 조직 이름에 ‘집단’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 ‘트라이브(Tribe)’를 붙여, 총 6개로 구성했다. 먼저, 고객경험 확대를 위해 만든 CX 트라이브는 전략적인 플랫폼 연계를 통해 월활성자수(MAU) 증대를 추진한다. 디지털개인 플랫폼 통합 개발을 맡은 플랫폼 개발 트라이브는 새로운 플랫폼을 만든다. 스마트캠퍼스, 자원순환보증 등 새로운 앱을 개발하고 기존 모바일 뱅킹 앱 쏠(SOL)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리:플랫폼(RE:Platform) 트라이브에서는 새로운 앱 개발을 맡는다. 현재 신한은행에서는 쏠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리:플랫폼 트라이브에서 담당한다. 올 하반기를 목표로 쏠 개편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외한 리:부트(RE:Boot) 트라이브에서는 외환영업 활성화를 위한 전략을 짠다. 고객별, 채널별 맞춤형 외환 업무 전략을 만들고 실행한다.

투자상품경쟁력 강화 트라이브에서는 고객수익률 중심의 투자상품 통합 전략을 현장과 연계하는 업무를 한다. 마지막으로 테크 리딩 트라이브는 은행의 디지털 전환 과제와 관련 상품, 서비스 개발을 맡고 있다.

신한은행의 애자일 조직인 트라이브는 각 핵심 전략과제를 빠르게 실행하기 위해 구성됐다. 따라서, 트라이브에 속한 직원은 기존 조직의 업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 신규 업무에만 집중을 한다.

만약 트라이브가 목표 업무를 모두 수행하면, 상황과 부서 특성에 따라 조직의 유지 여부가 결정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트라이브에서 주어진 미션을 완료하고 나면 또 다른 업무를 할 수도 있고 다시 원래 조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혁신단을 정비했다. 은행장 직속의 디지털혁신단은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2020년 12월 신설됐다. 기존에는 인공지능(AI) 유닛, 마이데이터 유닛, 데이터 유닛, 디지털 연구개발(R&D)센터 네 개로 구성됐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혁신단은 데이터 중심의 유닛으로 쪼개졌다.

먼저 데이터 기획 유닛은 은행 데이터를 분석하고 컨설팅하거나 사업그룹의 데이터, 비즈니스를 지원한다. 데이터 사이언스 유닛은 인공지능(AI) 신기술을 연구·전파하고, AI알고리즘과 모델을 개발하고 운영한다. 혁신서비스 유닛에서는 AI플랫폼, 인프라, 솔루션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데이터플랫폼 유닛은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기획, 운영하고 고도화한다.

개편된 디지털혁신단은 보유 기술을 활용해 은행의 각 사업 그룹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데이터 기획부터 분석, 플랫폼 운영으로 이어지는 데이터 중심의 기능조직을 구현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혁신단은 데이터 중심으로 조직개편이 이뤄졌다”며 “모든 산업군과 본부 부서에 데이터를 지원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