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애자일’ 업무 첫 발 내딛는다

최근 몇 년 간 금융사들의 최우선 과제로 디지털 전환(DT)이 꼽힌다. 빠르게 변하는 IT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시중은행들은 ‘애자일(Agile)’ 조직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애자일 조직은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맞게 소규모 팀을 구성해 민첩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직을 말한다. 아직까지 시범 운영을 하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전통 금융사의 조직형태와 업무 방식이 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나은행의 애자일 업무를 위한 시도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볼 수 있다. 일시적으로 서비스나 업무 단위로 만들어진 ‘플랫폼 조직’과 애자일 업무방식을 확산하는 문화인 ‘하나웍스’를 주축으로 시도한다.

먼저, 플랫폼 조직은 지난해부터 확산됐다. 플랫폼 조직은 하나은행의 조직도에 규정된 별도 조직이 아니라 서비스나 업무 단위로 일시적으로 만든 태스크포스팀(TFT)으로 볼 수 있다. 주로 신사업이나 신기술을 다루는 팀으로 지난해 라이브커머스TFT, 메타버스를 담당하는 디지털혁신TFT가 대표적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플랫폼 조직을 확산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하나의 본부 아래 섹션(부서), 유닛(팀)으로 계층화되어 있었다면, 플랫폼 조직에는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섹션을 없애는 체질개선에 도전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플랫폼 조직은 말랑한 업무를 자유롭게 의사결정 할 수 있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애자일 업무 문화 ‘하나웍스’가 있다. 하나은행에서 애자일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이를 브랜드화했다. 올해 조직개편으로 신설된 디지털혁신(DT)본부에서 업무를 발굴해 타부서에서 하나웍스 유닛을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나웍스 유닛에서 담당하는 업무는 주로 대고객 서비스다. 지난해 상반기 하나은행은 고객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닛을 운영했다. 주로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나 서비스 등이다. 다만, 하나웍스 유닛이 작년에 가동된 만큼 아직까지 특별한 성과는 없다.

하나웍스를 통해 만들어진 유닛은 목표를 정해 2주 동안 해당 업무만 집중적으로 한다. 유닛 구성원들이 업무 내용, 방식, 분담에 대해 자율적으로 논의하고 협의한다. 매일 15분씩 각 구성원들이 업무 진행 상황 등을 공유해 업무의 가시성을 확보하고, 최종 업무 결과가 나오면 이전과 비교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한다.

하나웍스 유닛 구성원들은 프로젝트 종료 후 본업으로 돌아간다. 예를 들어, 비대면 대출 상품을 만든다고 가정하면 유닛에는 여신담당 규정 부서 직원, 개인 디지털 사업 전산 직원, 심사역, 마케팅 담당자 등으로 꾸려진다. 프로젝트가 클 경우, 유닛이 해산되더라도 담당 부서로 프로젝트가 이관이 된다. 비대면 대출 업무라고 가정하면 여신 바로우잉(Borrowing) 본부가 맡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웍스를 통해 문제 해결을 위한 협업이 제때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며 “급격하게 변화하고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서 새롭게 일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공감대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올해 애자일 업무 방식을 확산할 계획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 상반기 스프린트 업무 방식과 업무관리, 문서공유 방식을 중점으로 하나웍스를 확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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