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전문가에게 묻다] ④ 이봉교 플래티어 그루비 사업총괄

(편집자주)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수많은 전문가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강조하지만 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기업은 드물어 보인다. 특히 커머스에서는 그 변화가 매우 빠르다. 지금의 이커머스 시장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또 앞으로는 어떻게 바뀌어갈지에 대해 살펴보고 알아보는 일이 필요하다. 그래서 전문가들을 만나보기로 했다.

나이키는 ‘D2C’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브랜드다. ‘탈 아마존’이라는 초강수를 두고 자사몰을 만들어 성공했다. 나이키처럼 종합몰에서의 가격 경쟁을 피해 자사몰을 만들고, 그 안에서 이용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브랜드를 키우는 기업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이 ‘자사몰’을 ‘D2C(Direct to Consumer)’라고 부른다.

물론, D2C를 한다고 해서 모두 나이키처럼 되는 것은 아니다. 자사몰을 만들어 고객과 소통에 나섰지만 처절한 가격 경쟁의 쓴맛만 보는 기업도 있다. 누군가는 성공하고, 누군가는 실패한다. 전략을 잘 세우지 않는다면, 애써 자사몰을 만든 노력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D2C를 하려한다면 어떤 방법을 활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D2C의 위험요소에는 무엇이 있는지 등을 살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플래티어 이봉교 그루비 사업총괄(이사)은 D2C에 개인화 마테크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테크란, 마케팅과 IT 기술의 합성어다. D2C의 최대 장점 중 하나가 고객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인데, 바로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에 맞춘 정교한 마케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봉교 이사가 일하는 플래티어는 2005년 설립된 디지털 전환(DX) 플랫폼 기술 기업이다. 이커머스 시스템 구축과 운영/관리, 인공지능(AI) 기반 개인화 마케팅 등 솔루션 개발과 컨설팅을 주로한다. 이  이사는 회사에서 인공지능 개인화 마테크를 담당하는 그루비 사업부를 총괄한다.  그는 최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주최한 <D2C 비즈니스 컨퍼런스>에 참여해 D2C를 위한 개인화 마테크 전략을 공유했다.

이봉교 이사의 발표 내용을 질의응답 형태로 재구성해 공유한다. 그는 “D2C 비즈니스는 브랜드의 특색, 정체성, 세계관이라고 하는 것을 SNS나 브랜드가 직접 운영하는 이커머스 프래폼 통해서 고객과 소통하고 전달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그러나 D2C가 모두 잘 되는 것은 아니고, 고객경험을 성공으로 이끄는 개인화 마테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봉교 플래티어 그루비 사업총괄

시장에서 D2C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D2C’라는 용어 자체는 아직 낯설다

D2C의 정의는 기업이 도/소매를 거치지 않고 고객과 직접 거래하는 방식을 말한다. 기업들은 자체 브랜드 사이트와 매장을 통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고 콘텐츠를 전달하며, 사이트에 방문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을 기획하고 콘텐츠와 서비스를 고도화한다.

고객들도 자사몰이라고도 불리는 ‘D2C’를 많이 찾나?

2018년에 미국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가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40%가 자신이 구매하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40% 이상을 D2C에서 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전체의 5% 는 구매의 80% 이상을 D2C 몰에서만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꽤 큰 숫자다. D2C 몰은 종합쇼핑몰에 비해 상품 구색도 더 적다. 그런데도 고객들이 D2C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일본 소프트뱅크가 성인남녀 192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그 답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응답자들은 D2C를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상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알기 쉽다(42.9%)” “브랜드 공식 쇼핑몰에 대한 신뢰가 있다(38.1%)” “할인 등 특별한 구매혜택 때문(31.4%)” 등으로 답했다.


응답을 살펴보면 국내외에 상관없이 고객이 특별한 상품에 대한 콘셉트나 세계관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D2C가 가격 부분에서 유리하다고 인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D2C 비즈니스의 성공요소는 무엇이라고 파악하나?

크게는 ①유통방식 ②브랜드 커뮤니케이션 ③데이터 기반 등을 꼽을 수 있다. 각각의 요소들은 모두 D2C의 경쟁력으로 꼽히는 부분이다. 그러나 반대로, 고객 경험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면 이 부분들이 오히려 위험요소(risk)로 작용할 수 있다.

먼저, 유통방식 이야기부터 해보자

D2C 비즈니스 특징은 고객과 직접 거래하는 방식이므로, 기업입장에서는 더 높은 수준의 이익구조를 가져갈 수 있다. (중간 유통 마진이 줄어들기 때문에) 생겨난 이익을 고객들에게 얼마나 더 큰 혜택으로 반영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데, 고객들 역시 이 부분을 잘 인지하고 있다. 즉, 유통구조 개선으로 생겨난 이익분을 가격 할인 등 소비자에게 이익이 잘 가는 구조로 만들어내야 한다.

중간 유통 마진을 줄여 가격을 할인하는 것은 주효한 방법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유통과정 개선에서 생기는 리스크는 어떤 것인가?

D2C 유통이 가격 설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만큼 ‘저가 경쟁’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크게 두 가지 문제인데, 하나는 ‘품질’의 문제다. 즉, 기업이 판매하는 상품의 품질이 다른 회사의 것과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결과적으로는 품질이 아닌 가격 경쟁으로만 이어져 비즈니스의 실패를 가져올 수 있다. 가격도 중요하지만 ‘품질’이 받쳐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미국에서 한때 ‘유기농 식품’ D2C 업체들이 3달러에 식품을 판매하는 콘셉트가 있었지만, 품질에서 차별화가 되지 않아 결국 저가 경쟁이 세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또, 기업이 자사몰을 운영하면서 기존 판매채널이나 유통 채널을 그대로 운영하게 될 때, 가격 책정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서로 다른 채널에서 가격이 천차만별이면) 실질적인 고객 혜택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리스크가 있다.

이런 리스크를 해결할 방법은 없나?

예를 들면 ‘프리미엄 제품’을 갖고, 하나의 판매 채널(only one)을 열어 저가 경쟁을 탈피하는 성과를 낸 비즈니스로 주목받는 사례들도 나오고 있다.

D2C의 두 번째 특징으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꼽았는데

D2C가 가진 가장 큰 비즈니스 파워라고 생각한다. SNS나 인플루언서를 통해 고객들과 직접 소통을 하기 때문에 매스마케팅과 비교하면 굉장한 가격 대비 효용이 있다. 또 이런 활동을 통해 고객이 직접 기업의 에반젤리스트 역할을 하거나, 혹은 커뮤니티를 만들면서 마케팅 효과가 극대화되기도 한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도 리스크가 있나?

물론이다. 고객 획득 비용이다. SNS를 통한 소통이나 콘텐츠 작성 비용이 굉장히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에 실패하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는데, 이런 리스크를 개선하려면 단순히 “우리가 고객을 획득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구매전환율을 높일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데이터 기반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데이터를 통해 신속한 PDCA 사이클(Plan-Do-Check-Action)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고객 맞춤 서비스나 D2C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제품 기획을 할 수 있다. 모두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 일인데, 문제는 확보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냐”는 데에 있다. 또,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 생애 가치와 재구매율을 높여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고객 경험을 개선해 구매전환율을 높일 수 있다면 D2C는 매우 만족스러운 비즈니스 방식이 된다는 것으로 들린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그래서 필요한 것이 마케팅과 기술의 결합, 즉 ‘마테크’다. 데이터에 근거해 보다 정교한 광고나 타깃 마케팅을 실시간으로 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마테크’가 뜨기 시작했는데, 최근에는 여기에 인공지능(AI)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탑재되고 있다. 따라서 마테크를 다루는 회사도 늘어났는데, 2011년에 150개 존재하던 솔루션이 2020년에는 8000개까지 가파르게 증가했다.


마테크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개인화나 고객 경험 향상을 위한 부분은 타깃팅, 최적화, 메시징 자동화, 상품추천 등이 있다.

이봉교 이사가 일하는 플래티어도 마테크를 하는 곳 아닌가?

그렇다. 플래티어는 2005년에 설립해서 이커머스 시스템 구축 및 운영/관리, 인공지능(AI) 기반의 개인화 마케팅 솔루션 개발과 컨설팅, 기업들의 업무 방식 개선과 협업 방법론을 제안하는 디지털 플랫폼 솔루션 전문기업이다.

마테크가 실질적으로 D2C 운영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예를 들어 설명해달라

온라인 비즈니스를 하는 가상의 인물 A씨의 얘기를 해보자. B씨는 SNS나 동영상 같은 채널을 활용해 자신의 온라인몰로 손님을 유치한다. 그렇게 손님이 사이트에 들어온 상태를 ‘온사이트’라고 하는데, 이때 개인화를 위한 타깃팅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어떤 디바이스로 접속했는지/ 첫방문인지 아닌지/ 회원인지 아닌지/ 어떤 상품을 보고 어떤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언제 접속했는지/ 구매 이력이 있는지 등이다.

고객들의 구매욕이 가장 높을 때는 바로 사이트에 접속해 있는 그 순간이다. 따라서 A씨는 전환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이때 잘 짜야 한다. 특히, 온사이트 마케팅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회원 뿐만 아니라 비회원 고객도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회원가입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접속을 유도하는 ‘리텐션 마케팅’ 역시 신경을 써야 한다.

구매전환을 위한 방법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예를 들면 SNS를 통해 들어온 고객들은 특정 콘텐츠를 보고 들어왔기 때문에 커머스 사이트 안에도 관련한 상품이나 콘텐츠에 관심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또 처음 온 고객에게는 본인들이 가진 콘셉트를 잘 전달했을 때 더 효과가 있을 거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렇게 고객들의 채널 행동에 맞춰 콘텐츠를 제시하는 상호작용이 가능한 것이 온사이트 개인화 타깃팅이다.

또, 고객생애가치를 계산하는 타깃팅도 있다. 고객들이 어떤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행동을 했거나, 혹은 특정 상품이나 특정 금액대의 제품을 구매해온 이력이 있다면 실질적으로 해당 고객에게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상품 추천이나 혜택 메시지 등을 만들 수 있다.

상품 추천이나 혜택 메시지 같은 것이 구매전환을 불러온 사례가 있나?

페이스북 등에서 굉장히 큰 고객 호응을 얻었지만, 실질적인 상품 구매로 전환되는 비율이 적어 고민인 기업이 있었다. 이 사이트의 경우 취급하는 상품의 가짓수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그래서 어떤 해결책을 냈느냐면, 장바구니에 3만원에서 4만9000원까지 담은 고객에게는 “5만원 이상 구매시 5000원 쿠폰을 지급한다”는 메시지를 팝업으로 띄웠다. 이때 AB테스트를 진행했는데, 대상자의 절반에게만 쿠폰 지급 메시지를 띄운 것이다. 그 결과, 쿠폰 지급 팝업을 본 고객들의 5만원 이상 구매 전환율은 8.7%였고, 그렇지 않은 고객들의 전환율은 1.5%로 나왔다. 네 배 이상의 효과를 거둔 것이다.

쿠폰 발행으로 고객 한 명당 구매하는 객단가가 올랐다

여기서 그칠 수도 있지만, 이 회사에서는 객단가 향상을 위한 고민을 더했다. 5000원 할인 쿠폰을 받기 위해 5만원 이상 물건을 산 고객들의 구매 금액 분포를 살펴보니 8만원어치 이상 구매한 이들이 가장 많았다. 즉, 5000원짜리 쿠폰을 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1만~2만원짜리 상품만 사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실제로는 3만원이 넘는 상품을 구매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렇게 되면 “같이 구매하는 상품”을 위한 추천 목록에 어떤 금액대를 넣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지도 결정할 수 있다.

테스트를 잘 하고,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 보인다.

마케터나 분석가가 가설을 잘 세우고 그에 맞는 분석을 잘 해나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래알 같은 데이터를 모아 분석해 인사이트를 얻고자 하면 어렵다. 그런데 앞서 본 사례에서는 추가 구매를 위한 쿠폰 지급 이후에 “어떤 가격대의 상품을 추천하면 좋을 것인가”라는 새로운 과제를 잘 도출했다. 가설을 세워 실험한 후 잘 분석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이 주목받는 기술이라고도 했는데

AI가 자동으로 고객 세그먼트를 분류를 해주기도 한다. 마케터들은 각각의 세그먼트에 맞는 적정한 메세지를 통해서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그에 따른 실행 역량들을 강화할 수 있다.

관련해서 플래티어 그루비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

D2C에 대한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D2C 플랫폼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기능들과 업무를 구현할 수 있는 기능 등이 포함된다.

또, 개인화 타깃팅, 온사이트 마케팅, AI에 의한 세그먼트 분류와 상품 추천 등을 결합한 형태의 상품을 7월 선보인다. 커머스의 기술과 기능을 안정적으로 갖춰 기술 기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커머스 시장에는 여러 플레이어가 있다. 카페24처럼 D2C를 지원하는 플랫폼들이 있다. 이런 곳들의 역할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보나?

D2C 플랫폼에 대한 시장에 대한 니즈는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특히 국내에서는 이러한 플랫폼들이 소호몰, 자사몰의 성장기반이 되었다. 앞으로는 본격적인 D2C를 위해서 소호몰, 자사몰의 요구 사항을 넘어서 보다 데이터 드리븐한 의사결정과 마케팅 등이 가능한 다양한 기술의 진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