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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리]중고차도 ‘라이브 커머스’로 거래한다

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  리뷰를 연재합니다. 코너명은 ‘바스리’, <바이라인 스타트업 리뷰>의 줄임말입니다. 스타트업 관계자분들과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중고차 시장은 경쟁자가 많다. SK그룹에서 분사한 엔카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빠르게 시장재편을 가져온 헤이딜러가 있다. 또, 최근에는 쏘카도 자체 보유한 렌터카를 중고차로 판매하는 서비스 ‘캐스팅’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 가운데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으로 중고차 시장에 뛰어든 신참이 있다. 스타트업 버픽스가 만든 플랫폼 ‘믿차’다. 올 6월 창업해 10월 서비스를 선보여 입소문을 내려하는 신생 기업이다.

믿차는 라이브 커머스로 중고차 판매에 대한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짰다. 중고차 시장은 흔히 ‘레몬마켓’으로 불리는데, 구매자가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어 시장에 불량품이 나도는 걸 빗댄 표현이다. 그만큼 허위매물이 많다는 뜻이다. 믿차를 만든 김세환 버픽스 대표는 최근 성장하는 라이브 커머스를 중고차 거래에 결합하면 허위매물을 줄일 수 있을 거라는 아이디어로 창업했다.

지난 2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버픽스 사무실에서 김세환 대표를 만났다. 김 대표는 지난 2005년부터 IT 업체에서 경력을 쌓아온 영업맨이다. 직전에는 빅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소프트웨어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는 “기존의 중개차 플랫폼들과는 달리 라이브 커머스를 통해 소비자에 신뢰를 더 주려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아프리카TV와 같은 중고차 플랫폼을 만들어 소비자와 딜러, 크리에이터가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환 버픽스 대표. 버픽스는 라이브 커머스로 중고차를 판매하는 ‘믿차’ 플랫폼을 운영한다.

어디에서 기회를 봤나?

흥미로운 것이, 지방의 40~50대가 영상을 보고 차량 구매를 많이 한다는 걸 알았다. 왜 그런지 살펴보니 지방에는 중고차량이 많이 없고, 같은 차량이라도 더 비싼 경향이 있었다. 수도권에 차량 매물이 많고 경쟁력이 있으므로 영상으로 중고차 커머스를 하는게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여기에 중요한 것이 최근 라이브 커머스의 판매 증가세다. 대표적인 포털사이트에서 라이브 커머스의 판매가 열배 넘게 증가했다. 커머스의 패러다임 변화를 예측했고, 일년 간 준비해 올 10월 앱을 공식 출시했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은 이미 포화 아닌가?

경쟁은 심하지만 시장은 있다. 중고차의 연간 거래량이 380만대 정도다. 신차 시장의 세 배가 넘는 거래량을 가진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 하지만 많은 제재와 진입장벽으로 10년이 넘게 같은 방식으로 차를 사고 파는, 발전되지 않은 시장이기도 하다.

그만큼 경쟁자도 많다. 이미 시장에서 온라인으로 중고차 거래를 하는 곳들도 많지 않나?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이라는 점이 다르다. 기존 중고차 플랫폼들도 소비자의 편의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우리가 봤을 때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큰 과제가 있다. 여기에서 기회를 봤다.

 

“핵심은 소비자 신뢰”

 

시장을 파고들 기회는 무엇인가?

신뢰를 주는 방식이다. 믿차는 라이브 영상에 검증된 매물을 등록해 허위 매물 자체를 원천 차단하려 한다. 코로나19로 공간과 이동에 제약이 생겼고, 비대면 소비가 부상했다. 이 시기에 딜러의 눈이 아닌 소비자와 같은 입장으로 전문 방송교육을 받은 카스타일러들이 차량을 검증하고 소개한다는 것이 기존의 중개 플랫폼과 다르다.

그 방식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택한 이유는?

라이브 커머스가 기존 구매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기존의 플랫폼은 사진 기반의 플랫폼이고 허위 매물도 존재를 한다. 그런데 영상은 사진처럼 다른 걸 퍼와서 올리기 어렵다. 위조가 힘들다는 얘기다.

중고차 커머스에 콘텐츠를 결합하는 것은 어떤 강점이 있다고 보나?

요즘은 1인 크리에이터 전성시대라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고 자신을 표현할 환경이 잘 마련돼 있다. 특히 영상 콘텐츠는 시각적으로 다 보여주기 때문에 속이기 어렵고,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또 고객과의 관계가 단순히 차를 사고파는 관계를 넘어, 참여하고 즐기는 관계 맺기가 가능해진다. 일방적인 정보제공이 아니라 소비자도 콘텐츠를 보고 감정이 어떠했는지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을 강화해 커머스 기능뿐 아니라 크리에이터, 딜러, 판매자가 모두 즐기는 플랫폼으로 성장하는게 믿차의 목표이기도 하다.

 라이브 커머스로 중고차 판매가 일어나나?

신기한 건 영상 콘텐츠에 취약할 것 같은 40~50대 연령층을 중심으로 중고차 판매가 활발하게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올 여름을 기점으로 서비스를 시작한지 몇 달 되지 않아 현재 한 달 기준 100대 가량 판매가 되고 있다. 코로나로 비대면 트렌드가 지속되면서 판매수와 문의수가 늘어나고 있다.

영상을 보고 구매하시는 분들을 살펴보면 지방에 거주해 차를 보러 오기 힘든 분들도 많다. 영상만으로도 믿을 만한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다는 점에 흡족해 한다. 영상 외에도, 앱에서 사고이력, 주행거리 등을 알 수 있는 성능점검기록부 정보를 제공한다. 신뢰를 확보하는 방법이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앞으로도 이같은 성장세는 지속될 것 같다.

개인 맞춤형으로 차량 광고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어떤 데이터를 기반해서 차량 방송이 추천되나?

현재 집중하는 알고리즘은 유사차량 검색 및 프로파일을 통한 추천이다. 유사차량검색은 믿차 앱에서 구현되어 있다. 개인 프로파일 맞춤 추천은 개인 프로파일 데이터가 좀 더 모이면 실질적인 서비스가 가능할 듯하다.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3법 개정안 및 국토부 중고차 빅데이터 활성화 방안을 주의깊게 살펴 이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에 있다. 대표로서 빅데이터 관련하여 다년간의 사업을 진행한바 있어 앞으로 이 부분이 경쟁력이 될 거라고 본다.

사업을 시작하고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가?

맨 처음에 힘이 들었던 부분이 중고차 단지를 돌면서 협업할 딜러를 설득하는 일이었다. 중고차 거래는 양면시장이라, 소비자 만큼 딜러 확보가 중요하다. 중고차 상사의 대표들을 만나 협의를 한다음에 광고를 유치해야 하는데, 이게 어떤 사업 모델인지 설명하고 설득하는 일에  애를 먹었다.

커머스 플랫폼이라면, 굳이 중고차만 취급할 이유는 없지 않나?

중고차로 시작해서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고 싶다. 예를 들어 부동산 거래앱인 ‘믿방’을 만드는 거다.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에 대한 솔루션을 만들어 놨으므로, 영역별로 앱을 만드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

또, 만들어진 솔루션을 외부에 판매하는 거도 생각 중이다. 화장품이나 샴푸 회사와도 이야기를 진행 중이다. 비대면으로 무언가를 주고받는 곳들, 예를 들어 교회에도 솔루션 공급이 가능하다.

향후 비전은 어떻게 되나?

단기적으로는 중고차 라이브 커머스의 최종 목적지가 되는 것이 목표다. 우선은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적으로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현재 결제 인프라부터 시각적인 라이브 커머스의 특징을 살려 볼거리 중심의 콘텐츠로 점차 플랫폼을 고도화해 나가는 중이다. 이런 것들이 안정화되면, 현재 B2C에 집중된 플랫폼에서 소비자가 판매자가 되고 판매자가 소비자가 될 수 있는  원클릭 중고차 거래 마켓플레이스로 거듭나게 할 계획이다.

글.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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