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분석계의 떠오르는 샛별 ‘수모로직’

[뜨는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 데이터분석 대중화에 앞장서는 수모로직

지난 2010년 스스로를 ‘데이터 괴짜(Data Nerds)’라고 자칭한 이들은 클라우드 기반의 머신데이터 분석 플랫폼 ‘수모로직(Sumo Logic)’을 창립했다. 비전은 누구나 머신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었다.

머신데이터란 컴퓨터와 같은 기계가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말한다. 컴퓨터의 로그 데이터가 이에 속한다. 머신데이터는 정형데이터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비정형 데이터도 아니다. 텍스트처럼 보이지만, 구조를 가지고 있기에 분석이 가능한 범주 안에 있다. 머신데이터를 잘 분석하면 기업 시스템의 보안위협을 사전에 탐지할 수 있고, IT 시스템 운영관리 과정에서 통찰력을 얻을 수도 있다.

10년 후인 2020년, 수모로직은 창립당시 세웠던 회사 비전을 실현하며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지난 8월 수모로직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기업공개(IPO) 신청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연매출액은 2018년 6780만달러, 2019년 1억360만달러, 올해 1억5510만달러로 나타났다. 매년 매출액이 전년대비 50%이상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고객사는 넷플릭스, 메이저리그, 에어비앤비, 트윌리오, 알래스카 항공, 삼성 등 글로벌 대기업을 포함한 IT혁신기업이 포함됐다. 전세계 약 2000개 기업에서 수모로직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으며, 매일 100PB가 넘는 데이터 분석이 이뤄지고 있다.

레이먼 사이어 수모로직 최고경영자(CEO)

수모로직은 어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을까. 또 수모로직만이 가진 강점은 무엇일지 살펴봤다.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분석 플랫폼 ‘수모로직’


수모로직은 ‘클라우드 기반 머신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개발, 서비스하고 있다.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기업이 수모로직의 데이터분석 플랫폼에 데이터베이스(DB)를 연동하면 분석이 이뤄진다. 기업은 실시간으로 분석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수모로직은 기업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250개가 넘는 시각화 분석 템플릿을 제공한다.

수모로직은 자사 플랫폼을 사용할 경우, 기업들이 본연의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자체적으로 데이터 분석을 실시하기 위해 기업들은 고급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데이터를 다루면서 발생하는 보안 문제와 시스템 설계 작업을 위한 리소스를 투입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 수모로직은 이러한 문제 해결에 집중했다. 데이터 분석을 위한 통합플랫폼을 제공해 경영진에겐 인사이트를, 개발자에겐 데이터 관리 문제를 해결해준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고 있다.

수모로직 플랫폼은 ‘SaaS(Software as a Service)’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SaaS란 소프트웨어를 자체 컴퓨터에 저장하지 않고 원격 호스트에 접속해 원할 때마다 서비스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기업은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고 수모로직의 데이터분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현재 대용량 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 필요한 데이터분석 트렌드에서 SaaS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데이터분석 강호로 꼽히는 스플렁크(Splunk)도 최근 온프레미스형에서 SaaS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레이먼 사이어 수모로직 최고경영자(CEO)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AI와 머신러닝(ML)을 일종의 서비스 형태로 제공한다. 데이터의 패턴을 감지, 결정해 문제를 찾아내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수모로직은 자사 플랫폼이 클라우드 인프라에 최적화되어 있으나, 고객이 원할 경우 온프레미스형과 하이브리드 모델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대용량 데이터 분석, 데브섹옵스(DevSecOps)에도 안성맞춤


수모로직은 자사의 대용량 데이터 분석 플랫폼이 ‘데브섹옵스(DevSecOps)’에도 최적화됐다고 소개한다. 데브섹옵스란 개발(Development)과 운영(Operations) 사이의 유기적인 업무 흐름을 이끄는 데브옵스(DevOps)에서 더 나아가 ‘보안(Security)’까지 포함한 개발운영 방식이다. CI(Continuous Integration) 단계에서 기업이 실시간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수모로직 플랫폼을 통해 기업의 데브옵스 관련 부서들은 로그, 데이터 분석을 실시간으로 받아볼 수 있다. 덕분에 버그와 보안 위협을 빠르게 감지할 수 있으며 애플리케이션의 성능 지표를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례로 실리콘밸리의 데브옵스 플랫폼 기업 제이프로그는 수모로직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곳중 하나다. 제이프로그는 수모로직 플랫폼의 데이터분석 기능이 빌드와 소프트웨어 배치에서 데이터와 로그의 가시성을 높여줬다고 말한다. 또 침해지표(IOC, Indicators of Compromise)를 빠르게 탐지해 사전에 보안 위협을 알아채고 문제를 해결하도록 돕는다.

포브스에 따르면 수모로직은 매일 3000만건 이상의 데이터 검색을 수행하며 500조건 이상의 레코드 쿼리를 처리한다. 또 일평균 873페타바이트에 달하는 데이터를 스캔하며 초당 186억건의 이벤트를 처리한다.

레이먼 사이어 수모로직 CEO는 기업공개 인터뷰에서 “고객과의 상호작용, 접점, 디지털 커넥션으로 발생하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인사이트를 활용하는 회사에게 차별점을 준다”면서 “새로운 요구를 위해 설계되거나 고안된 것이 아닌 구식 기술로는 이러한 양의 데이터를 소화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경쟁자 많은 데이터분석 시장, 수모로직의 앞날은?


클라우드에 대한 전세계적인 수요가 많아지면서 수모로직은 진출가능한 시장규모를 최대 551억달러(약62조원)로 내다봤다. 증권거래위원회(SEC) 보고서에서 수모로직은 “회사의 클라우드 기반 머신데이터 플랫폼이 현재 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믿으며, 앞으로 더 확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수모로직보다 한발 앞서 데이터분석 플랫폼을 제공해오던 경쟁사인 스플렁크, ELK 등을 뛰어넘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사이버보안회사 업가드는 데이터분석과 SIEM 솔루션을 기준으로 스플렁크와 수모로직을 비교했는데, 결과적으로 스플렁크에 더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바 있다. 또 기술연구분석회사 기가옴의 존 콜린스 부사장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분석 시장이 꽤 메리트있다고 생각하지만, 스모로직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직접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언급을 피하기도 했다.

시장의 우려섞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수모로직은 2018년 이래로 매년 연매출 50%가 넘는 성장을 이루며 몸집을 키워왔다. 다만, 올해 수모로직이 기록한 순손실은 9210만달러(약1043억원)로 전년도에 비해 92%가량 악화됐다. 이에 대해 수모로직은 “영업을 위해 사용한 비용을 충분히 상쇄할 정도의 수익을 올리지 못하면 앞으로 흑자를 달성하거나 유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성장에 굳은 의지를 보였다.

한편, 수모로직은 글로벌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IT 전문매체 CRN에 따르면 수모로직의 올해 4월까지 매출 가운데 약 17%는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 이는 작년에 비해 16% 증가한 수준이다. 수모로직은 글로벌 시장 확대를 중요한 성장 기회로 보고 있다.

아울러 수모로직은 급격히 성장하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에도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올 2월에는 한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 <이호준 인턴기자> 0626hhn@byline.network, nadahoju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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