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사합니다. 일명 ‘타다 금지법’이라 불리는 이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면, 이튿날인 5일에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데요. 총선을 치러 새 국회가 꾸려지기 전에 개정안을 통과시키려는 국토교통부와, 이 법이 통과되면 살 길이 막힌다고 주장하는 타다 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양측 모두, 법사위 소속 의원실을 찾아 자신들의 주장의 타당함을 설득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거든요.

 

막으려는 자,

타다입니다. 법원이 지난 2월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타다에 큰 무기를 쥐어줬습니다. 재판부는 타다를 ‘초단기 렌트카’로 봤습니다. 면허 없이 불법으로 운영하는 유사 대형 택시라는 검찰의 주장을 꺾은 것이지요. 타다 측은, 잠깐 한숨을 돌린 상태입니다. 무죄 판결이 난 사안을, 국회가 나서서 굳이 유죄로 만들려고 한다는 비판이 가능하겠네요.

 

이재웅 쏘카 대표와 박재욱 VCNC 대표가 무죄 선고를 받은 직후의 모습입니다. 법원을 빠져나오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네요.

 

국회의 벽을 뚫으려는 자,

무죄 판결에도, 국토부의 의지는 여전히 강합니다. ‘택시-모빌리티 간 사회적 대타협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플랫폼 택시 제도’를 회기 내 법으로 통과시킨다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택시에 살 길을 열어주고, 모빌리티 사업자들이 규제혁신형 서비스 모델을 들고 나올 수 있는 상생의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지요.

<개정안이 궁금하신 분, 클릭>

만약, 타다가 지금처럼 면허 없이 운영을 하게 될 경우, 택시의 테두리에 들어와 있는 사업자들과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고 보는 건데요.

아무리 그래도 국토부도 법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순 없겠죠. 그래서 개정안을 조금 고쳐, ‘수정안’을 들고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습니다. 무죄 판결에 개정안 찬성을 주저할 의원들에게 수정안을 보여줌으로써, “이렇게 하면 타다도 손해가 아니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죠.

수정안은, 개정안의 49조 2항을 약간 손봤습니다. 플랫폼 운송사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차량에 ‘렌터카’를 집어넣었습니다. 국토부의 주장에 따르면 “타다와 같이 렌터카를 이용하는 서비스를 가능하도록 하여, 플랫폼 운송사업 허가를 받아 현행방식 그대로 사업하도록 허용”하겠다는 것입니다.

기존 개정안
제49조의2(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의 종류)
1. 여객자동차플랫폼운송사업: 운송플랫폼과 자동차를 확보하여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하여 유상으로 여객을 운송(운송플랫폼을 통해 여객과 운송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 한한다)하거나 운송에 부가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

수정안
제49조의2(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의 종류)
1. ———————: —————— 확보(자동차대여사업자의 대여사업용 자동차를 임차한 경우를 포함하며, 이 경우 제34조제1항은 적용하지 아니한다)—————————————-

 

현행 타다 방식을 그대로 제도권으로 수용하기 위해 ‘렌터카’를 명시적으로 규정한 것인데요, 국토부 관계자는 “렌터카 사용을 완전히 배제해온 것은 아니었고 법이 통과된 이후 논의할 문제였는데, 이부분을 조금 더 명확하게 한 것”이라며 “법원 판결 이후, 택시 쪽에서도 렌터카 허용을 수용했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막으려는 자,

그런데, 타다 측은 수정안에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대체 이 수정안 어디를 봐야 타다가 살 수 있냐는 거죠. 렌터카만 허용해줬다고 해서 타다의 서비스가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냐? 당연히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이 수정안은 택시 면허 제도 안으로 들어온 플랫폼이 활용할 수 있는 차량의 종류에 렌터카를 포함시킨 것이기 때문인데요. 결과적으로는 타다로 하여금, 면허 총량제 틀 안으로 들어오라는 뜻입니다. 타다가 하고 싶어하는 것은 택시 사업이 아니라 수요에 맞춰 자유롭게 공급을 조절할 수 있는 플랫폼 사업이란 걸 감안하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거죠.

실제로 타다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개정안의 34조 2항은 수정안에도 그대로 유지되어 있습니다. 타다 측은 의원실을 돌면서 “국토부의 안대로 가면 타다는 사는 게 아니라 죽는 것”이라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여객운수법 개정안 34조 2항에 관한 설명

현재 대통령령에서 정하고 있는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는 경우를 법률로 상향하고,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때에는 관광목적으로서 대여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 또는 반납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인 경우에만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도록 하며, 자동차 임차인이 임차 후 임대차계약서상의 운전자가 주취나 신체부상 등의 사유로 직접 운전이 불가능한 경우에만 대리운전용역을 제공하는 자를 알선하는 자가 자동차 임차인에게 운전자를 알선하도록 하여 예외규정에 따른 운전자 알선 범위를 명확하게 하고자 함

 

박재욱 타다 대표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판결을 반영한 대안이라는 국토부의 수정안은 판결 전과 동일한 타다금지법에 아무런 실효가 없는 안”이라며 “국회 법사위가 타다금지조항인 34조 2항 수정안을 막아달라”고 요청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타다를 운영하는 VCNC의 모회사 쏘카의 이재웅 대표는 “‘타다’의 최대주주로서 앞으로 타다가 잘 성장해서 유니콘이 되거나 기업공개가 되어서 제가 이익을 얻게 된다면 그 이익은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나름의 진정성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해석은 얼마든지 다르게 할 수도 있겠지만요.

 

뚫는 걸 지지하는 자

흥미로운 지점은, 타다처럼 렌터카 운영을 하는 곳을 제외한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이 국토부 입장을 지지하고 나선 것입니다. 택시와 상생 모델을 찾고 있는 일곱 곳의 모빌리티 회사들인데요, 위모빌리티, 벅시, 벅시부산, 코나투스, KST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 티원모빌리티 등입니다.

이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한다”고 밝혔는데요,

수십차례의 회의와 논쟁을 거쳐 마련한 타협안이 법으로 통과되어야만 택시와 갈등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논리죠. 또, 이미 발표한 여객법 개정안에 따라 기업들이 사업을 준비하고 투자를 해왔는데 법안 상정이 불발되면 사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반대로, 타다와 유사한 서비스를 하는 차차의 경우에는 이들 모빌리티 기업들과 각을 세우기도 했는데요.  차차크리에이션 김성준 명예대표는 호소문을 내고 “(수정안의 내용은) 렌터카 기반 사업자는 기여금을 내고, 면허는 총량을 규제하겠다는 것”이라며 “승차 시장의 규모를 작게 한정하고, 매년 택시면허 900대를 회수해 렌터카 업체들에게 기여금을 받는 개정안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타다와, 7개의 모빌리티 기업은 모두 ‘혁신’을 표방하고 있지만 각자의 위치에서 이렇게 첨예하게 입장이 갈리게 됐네요. 국회는 내일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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