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노버는 듀얼스크린이 없으면 죽는 회사다. 현재 CES2020에서 델, 에이수스, HP 등 랩톱계 최강자들이 모두 듀얼스크린을 선보이는 가운데 레노버는 비슷한 개념의 제품을 무려 4년이나 앞선 2016년부터 내놓았었다. 경쟁자들이 이제서야 듀얼스크린을 준비한 이유는 윈도우가 듀얼 스크린용 OS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슬라이드형 디지타이저를 단 제품은 2008년에 나왔다.

2016년 공개됐던 요가북(1세대)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컨버터블 노트북의 형태를 하고 있고, 하판은 화면이나 물리 키보드 없는 태블릿으로 사용됐다. 키보드는 모드를 바꾸면 가상 키보드의 형태로 나타났다. 헤일로 키보드로 불렀다. 키보드가 없을 때는 2048 압력 단계의 와콤 태블릿을 사용할 수 있었으며, 심지어 그 위에 종이를 놓고 볼펜으로 입력할 수도 있었다. 안드로이드와 윈도우용 모두로 출시해 요가북 A(ndroid)와 요가북 W(indows)로 나눠 판매한다.

요가북의 2세대는 요가북 2가 아닌 요가북 C930의 이름으로 판매된다. 이 제품은 아이패드처럼 쉽게 들고다닐 수 있는 윈도우 태블릿 같은 애매한 정체성을 버리고 ‘가벼운 윈도우 노트북+@’로 포지셔닝한 제품이다. 하판에는 여전히 키보드가 없지만 전자잉크 스크린이 있다. 키보드 모드일 때는 전자잉크로 키보드의 형태를 띄워준다. LED로 모양만 보여줬던 1세대는 키보드 입력 시 햅틱 피드백을 주는 게 다녔다면, 요가북 C930의 키보드는 누르면 누르는 모양까지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줄 정도로 발전했다.

전자잉크 스크린을 탑재한 만큼 이북리더로 사용할 수도 있다. 2세대의 가장 큰 장점은 와콤 AED 2.0을 적용한 프리시전 펜이었다. 미끌거려 불편할 수도 있는 아이패드나 갤럭시 노트의 펜과 달리, 와콤 태블릿의 묵직하고 끈끈한 느낌이 살아있어 태블릿으로 입력하기 편했다. 아쉬운 점은 하판을 윈도우에서 태블릿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드를 탑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와콤 신티크처럼 화면을 디스플레이로 사용하면서 작업을 할 수 있었다면 더욱 직관적인 제품이 되었을 것이다.

레노버는 멈추지 않았다. 폼팩터 면에서는 멈추는 방법을 모르는 업체다. 경첩을 계속해서 연구해 360도로 회전하는 요가북을 만들더니, 그 이후에는 폴더블 랩톱을 가장 먼저 설계해 가장 먼저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모토로라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레노버는 폴더형 폴더블 폰(클램셸 디자인)을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듀얼 스크린이자 하나의 스크린인 두 제품은 CES에서 가장 돋보이는 제품들이었다.

레노버의 이번 혁신은 또 듀얼스크린이다. 이쯤 되면 듀얼스크린 못 만들어서 병난 사람들 아닌가. LG가 듀얼스크린 폰 냈을 때 배 아파서 뒹굴었지 않나 싶을 정도다. 그러나 이 제품은 요가북이 아니다. 즉, 하판에 키보드는 정상적으로 있다. 자 그럼 듀얼스크린을 어디에 탑재할 수 있을까? 상판 외부다.

씽크북은 씽크패드와 요가북의 중간 정도 되는 브랜드다. 전문 장비지만 씽크패드보다는 약간 캐주얼하고, 요가 제품들보다는 묵직하다. 과거에 실버 느낌의 씽크북 13S가 출시된 바 있다. 씽크북 플러스는 그 13S에 전자잉크 디스플레이를 넣은 듯한 제품이다. 화면을 열면 일반적인 노트북이 나타나지만, 접으면 위에 전자잉크 스크린이 있다. 물론 요가북처럼 360도로 회전시킬 수 있다. 따라서 반대로 완전히 접으면 전자잉크 태블릿과 같은 형태가 된다. 요가북 C930과 달리 씽크북 플러스에는 세컨드 스크린 영역을 디스플레이로 사용할 수 있다. 윈도우10의 모든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으나 일정 부분은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메모나 스케치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MS 원노트에 동기화하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이북 리더 기능도 여전히 존재한다. 이 영역은 윈도우를 구동하지 않아도, 즉 전원을 끈 상태에서도 스케치 및 보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하드웨어는 일반적인 노트북용을 사용한다. 13.3인치 풀HD LCD를 탑재하고 있으며 밝기가 300니트로 아쉬운 편이다. 전자잉크 스크린은 10.8인치이며 10세대 인텔 코어 CPU를 사용한다. SSD는 256GB와 512GB 2종이다. 무게는 1.39kg으로 SSD 탑재에 대용량 배터리가 아님(45Wh)을 생각하면 아쉽다.

사용 영역은 여러 부분이 있겠으나 하판보다는 스크린을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볼 때 상판을 봐야 한다는 이야긴데, 여러 명이서 사용하기는 좋지만 혼자 사용하기엔 불편한 느낌이다. 심지어 전자책을 보려면 뚜껑을 닫고 세워서 봐야 한다는 건데, 이렇게까지 해가면서 전자책을 봐야 하나.

어쨌든 시도 자체는 굉장하다. 레노버는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 대신 많은 실패작들을 만든다. 그러나 결국 첫번째 폴더블 랩톱 씽크패드 X1 폴드를 만들어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