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0] 노트북의 새 국면, 폴더블 랩톱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

다양한 혁신 상품 중에서도 올해 가장 큰 주목을 받을 제품은 폴더블 랩톱이다. 흔히 클램셸 디자인으로 부르는 상하폴더블 방식은 사실은 폰보다는 이렇게 랩톱에 더 어울린다.

레노버는 2019년 5월, 폴더블 랩톱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했고, 사람들이 이 제품에 대해 잊어갈 때쯤 실제 제품이 등장했다.

레노버 씽크패드 X1 폴드는 13.3인치 OLED 폴더블 스크린을 탑재한 제품이다. 모든 랩톱은 아래위로 접기 마련이지만, 그 내부에는 폈을 때 하나의 스크린이 되는 거대 스크린이 탑재돼 있다.

디스플레이가 접히면 다양한 영역에 활용할 수 있다. 폈을 때는 13.3인치 스크린 하나가 되며, 아래위로 접으면 듀얼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다. 노트북이 듀얼 스크린을 탑재한 건 레노버의 요가북 C930, 하판에 소형 스크린을 탑재한 에이수스 젠북 프로 듀오 등 다양한 제품이 있었으나, 스크린이 중간에 끊기지 않는 제품은 처음이다. 화면이 끊기지 않으면 작은 창을 하판으로 끌어올 때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고, 그림 등을 그릴 때도 편리할 것이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세로스크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할 때도 좋다. 인스타그램 등은 주로 소형 스크린에 맞춰 제작돼 있으나 이를 대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건 전시회 등지에서 쓸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전용 앱이 있다면 틱톡 등을 사용하기에도 훌륭한 기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사용자들이 비싼 가격을 내면서까지 이 제품을 사용할 유인이 될지는 약간 의문스럽다. 폴더블 제품의 경우 항상 단 한가지 문제에 직면하는데, 큰 제품 하나와 작은 제품 하나를 따로 사는 것보다 더 비싸면 안 된다는 것이다.

설계는 놀랍도록 정밀하다. 5월에 발표한 것처럼 제품 한쪽에는 배터리, 나머지 한쪽에는 CPU를 포함한 부품이 들었으며, 한 손으로 들 때 편리하도록 양쪽 무게를 맞췄다. pOLED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가 만들었으며, 디스플레이 아래에는 탄소 섬유로 만들어진 강화 프레임 플레이트가 디스플레이가 망가지지 않도록 받치고 있는 형태다. 경량 합금과 탄소 섬유를 사용해 무게도 가볍다. 중앙 부분의 힌지는 토크 힌지로, 요가북에서 쌓아온 다양한 힌지 기술을 활용해 접었을 때 불편하지 않은 수준으로 접힌다. 약간의 공간이 있지만 그사이에 블루투스 키보드를 수납할 수 있도록 멋지게 해결했다. 힌지의 경우 초창기의 갤럭시 폴드처럼 눈에 띄는 형태가 아니라 마치 없는 것처럼 보인다.

블루투스 키보드는 심지어 안에 넣었을 때 무선 충전된다. 블루투스 키보드는 세로 모드일 때 하판 위에 붙여 일반 랩톱처럼 활용할 수 있으며, 접었을 때 듀얼스크린을 활용한다면 당연히 화면 밖에 놓고 사용할 수 있다. 이경우 와콤 기반의 펜 역시 별도 구매한다면 사용할 수 있다.

블루투스 키보드 없이 스크린만으로 키보드를 입력할 때 거의 근미래에 온 느낌이지만, 또 다른 멋있는 구성이 있다. 화면을 펼쳐 이젤(화가들이 그림 얹는 그 이젤이다) 위에 얹으면 세상에서 가장 작고 예쁜 올인원PC가 된다. 그러나 이젤 자체의 무게가 있으므로 갖고다니며 활용하기엔 무리가 따를 것이다. 보통은 킥스탠드를 통해 세워놓고 사용하게 될 것이다.

단점은 윈도우다. 윈도우10이 아직 펼쳐지는 스크린에 대응할 정도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레노버는 세 모드(전체화면, 세로 듀얼스크린, 스크린과 하판 키보드)에 대응하는 스킨을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이 세 모드만으로도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UI 자체는 갖춘 셈이지만, 폴더블 랩톱의 장점을 십분 살리기 위한 윈도우 자체의 UX가 많이 등장해야 할 필요가 느껴진다. OS 제작사와 하드웨어 제작사가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윈도우10은 가을쯤 폴더블 디스플레이에 대응하기 위한 윈도우10X를 내놓을 예정이며, 이때까지 씽크패드 X1 폴드는 비교적 폴더블에 덜 어울리는 윈도우10을 사용해야 한다. 레노버가 혁신하고 싶어도 마음대로 안 되는 상황인 것이다.

프로세서는 하이브리드 제품을 탑재한다는 거로 봐서 10세대 10나노 공정 PC 프로세서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리드 제품은 고성능 코어(서니 코브) 1개와 저전력 코어(아톰 기반)를 4개를 탑재하는 제품으로, 소형 제품에 맞게 제작된 CPU다. 5G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제품에 5G 옵션이 추가된다. 무게는 제품만 900g으로, 맥북 에어보다 가볍고 서피스 프로에 가까운 무게다.

제품은 2499달러부터 시작하며, 상세한 가격 구성은 밝혀지지 않았다. 출시일은 1분기 내로 정해질 예정이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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