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만의 성공 비결 세 가지

지난 1일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모델 3이 공개됐습니다. 새로운 전기자동차에 대한 반응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뜨거웠습니다. 발표 36시간 만에 25만 3000대를 예약 판매했다고 합니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12조 원에 달합니다.

테슬라는 자동차 업계의 아이폰이라고 평가됩니다. 아이폰이 등장하기 이전에도 스마트폰은 있었지만, 아이폰만이 스마트 혁명을 일으켰습니다. 테슬라 이전에도 전기차는 있었지만 테슬라만이 전기차 혁명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테슬라가 전기차를 처음 만든 것이 아닙니다. 1888년 독일의 발명가 안드레아스 폴로켄이 플로켄 엘렉로바켄이라는 전기차를 처음 만든 이후 수많은 전기자동차가 등장했습니다. 테슬라 이전에 GM 같은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도 이미 전기차를 생산했습니다.

그런데 많은 전기차 중에 테슬라가 유독 주목을 받습니다. 테슬라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전기차는 대중의 관심이 아니었습니다. 도대체 왜 유독 테슬라에 주목할까요? 테슬라의 성공비결을 살펴보겠습니다.

1. 시티카가 아닌 드림카 전략

테슬라 이전의 전기차들은 대체로 작은 시티카의 형태였습니다. 한 번 충전으로 최대한 많은 거리를 가기 위해서는 차의 크기와 무게를 줄일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쉐보레 볼트, 닛산i3, 폭스바겐 e골프 등은 모두 중간 가격대, 출퇴근용 자동차입니다.

그린테크 오토모티브의 ‘마이카’

반면 테슬라는 이런 접근을 취하지 않았습니다. 2008년 테슬라가 세상에 처음 선보인 전기차인 ‘로드스터’는 최고급 스포츠카였습니다.

3상 유도 모터를 장착하고 248마력(스포트 모델의 경우 288마력)을 자랑하며, 시속 60마일(약100Km)에 도달하는 데 3.9초(스포트 모델의 경우 3.7)초 걸립니다. 순간 가속 능력에서 로드스터를 능가하는 자동차는 포르셰 911 터보,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손에 꼽힙니다. 물론 이 자동차들은 엄청 비싸게 판매되는 최고급 가솔린 자동차들이죠.

로드스터가 출시되자 각종 자동차 전문 매거진들은 극찬을 쏟아냈습니다. 전기차로서 훌륭하다는 기사가 아니라 일반 가솔린 자동차에 비해 뛰어나다는 찬사였습니다.

로드스터 이전에 전기차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은 대부분 환경운동이나 전기차라는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로드스터는 환경에는 관심이 전혀 없는 자동차 애호가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테슬라는 ‘전기’차를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더 매력적이고, 더 성능이 좋은 자동차임을 강조하며 시장에 진입했습니다. 연비가 싸다거나 환경을 보호한다는 메시지는 테슬라에게 부차적인 것이었습니다.

테슬라는 소량으로 생산되는 고가의 로드스터를 통해 세상의 주목을 받은 후 고급 스포츠 세단, 스포츠 SUV, 일반 세단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왔습니다.

2. 리튬 이온 배터리

전기차의 가장 중요한 부품은 배터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솔린 자동차의 내연기관과 같다고 볼 수 있죠. 전기차가 세상에 등장한 것은 100년도 훨씬 이전이었는데 테슬라 이전까지 성공하지 못한 것은 배터리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가 사용하는 파나소닉 리튬이온 배터리

테슬라의 전기차들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습니다. 이는 일반 노트북이나 휴대폰에 탑재되는 흔한 배터리입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1991년 처음 개발됐습니다. 가볍고 에너지 저장을 많이 할 수 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함에 따라 테슬라 전기차는 더 가벼워졌고, 주행거리가 더 길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강점은 구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테슬라는 주로 파나소닉과 거래를 했지만, 파나소닉이 물량을 제때 공급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거래처를 통해 조달하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표준적인 배터리이기 때문이죠. 테슬라 이전의 전기차 업체들은 배터리 수급 문제로 곤란을 겪은 적이 많았는데, 테슬라는 이런 문제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테슬라 배터리 팩

물론 리튬이온 배터리의 단점도 있습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폭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종종 뉴스에서 휴대폰이나 노트북의 배터리가 폭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데, 이 역시 리튬이온 배터리입니다. 또 배터리 수명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도 단점입니다.

테슬라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대안을 내놓았습니다. 배터리팩들을 격리시켜 어느 하나가 폭발하더라도 다른 배터리팩이 연쇄적으로 폭발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테슬라 자동차에서 지금까지 세 번 정도의 폭발 사고가 있었는데, 이는 일반 가솔린 자동차의 폭발사고에 비해 빈도수가 적다고 합니다. 배터리 수명이 줄어드는 것도 현재까지는 큰 이슈가 되지 않았습니다.

3. 안전성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는 2013년 8월 테슬라의 두 번째 전기차인 모델S에 별 5개의 안전등급을 줬습니다. 이 등급을 받은 자동차는 전체의 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테슬라 전기차가 안전한 가장 큰 이유는 엔진이 없다는 점입니다. 엔진이 없다보니 그 공간에 프렁크라는 수납공간이 있습니다. 이 공간은 정면충돌이 일어났을 때 완충지대 역할을 합니다. 물론 프렁크에 단단한 짐을 넣으면 완충지대는 사라지겠죠.

또 자동차 하부에 배터리 팩이 있어서 무게중심을 낮게 잡아줍니다. 이는 안정성과 승차감, 주행력을 높입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배터리 폭발은 여전히 불안요소입니다. 테슬라 자동차는 세 번의 화재를 경험했습니다. 고속도로에서 트레일러에서 떨어진 물건이 모델S 밑으로 들어가면서 차 밑바닥을 뚫고 들어가기도 했고, 횡단보도 턱에 부딪히거나 음주운전자의 충돌 사고 등으로 화재가 났습니다.

이런 문제가 벌어지자 테슬라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테슬라는 차체를 조금 높이고, 하부를 강화하는 등 조치를 취했습니다. 테슬라의 화재 사고에 대해 NHTSA는 자체적인 조사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조사 이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했습니다. 특별한 결함은 없다는 결론이죠.

테슬라 화재 장면

세 번의 화재사고에도 불구하고 테슬라가 안전하다는 인식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가솔린 자동차의 폭발 사고보다는 훨씬 드물게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성공신화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모델 3의 예약판매가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지만, 자동차를 대량 생산해서 판매하는 일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어쩌면 제때 제품을 공급하지 못해 문제가 생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테슬라 지금 당장 사라진다고 해도 자동차 업계에서 테슬라가 이미 쌓아놓은 업적은 어마어마하다는 것입니다. 테슬라가 없었다면 전기차는 여전히 골프 카트 같은 모습으로 비주류 시장에만 머물러 있었을 것입니다.

글. 바이라인 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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