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윤 일루미오코리아 지사장이 22일 바이라인네트워크 주관으로 서울 여의도 FKI 타워에서 열린 '금융 테크 컨퍼런스 2026'에서 발표하고 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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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루미오 “AI 시대, 침해 대응의 핵심은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

“인공지능(AI) 시대에는 침해 자체를 완전히 막는 것은 어렵습니다. 침해 이후 확산을 막는 구조가 중요합니다. 그 핵심 기술이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입니다.”

양경윤 일루미오코리아 대표는 바이라인네트워크가 22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금융 테크 컨퍼런스 2026’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양 대표는 AI 활용이 늘고 기존 망분리 체계가 완화되면서 기업이 ‘제로 트러스트’를 실제 시스템에 구현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대표가 제시한 제로 트러스트의 핵심은 ‘침해 가정(Assume Breach)’이다. 제로 트러스트는 ‘누구도 신뢰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사용자와 기기,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필요한 최소 권한만 부여하는 보안 원칙이다. 양 대표는 지속적인 검증과 최소 권한에 비해 침해를 전제로 시스템을 설계하는 원칙은 상대적으로 충분히 구현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침해를 가정한 구축을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했을 때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은 시스템과 워크로드를 작은 단위로 나눈 뒤 필요한 통신만 허용하는 방식이다. 공격자가 한 시스템에 침투하더라도 다른 서버나 서비스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통신 경로를 세밀하게 통제한다. 일루미오는 레이블 기반의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을 활용해 공격자의 내부 ‘측면 이동(Lateral Movement)’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핵심 자산 정하고 통신 흐름부터 파악

양 대표는 제로 트러스트를 구현하려면 먼저 보호해야 할 자산을 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로  트러스트 구현 과정을 ▲보호할 핵심 자산 정의 ▲자산 간 통신 흐름 파악 ▲제로 트러스트 아키텍처 설계 ▲정책 수립 ▲지속적인 모니터링 단계로 설명했다. 이 가운데 통신 흐름을 파악하고 아키텍처와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이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보호 대상도 업무 중요도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인터넷뱅킹이나 결제처럼 사업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비즈니스 크리티컬(Business-Critical)’ 자산뿐 아니라 다른 시스템과 연결이 많아 침해 시 피해 확산의 거점이 될 수 있는 ‘사이버 크리티컬(Cyber-Critical)’ 자산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AI 인프라도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이나 기업용 AI 시스템은 여러 내부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가져오고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외부 시스템과도 통신한다. 연결 범위가 넓은 만큼 침해됐을 때 다른 시스템으로 공격이 확산될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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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대표는 “AI 인프라도 사이버 크리티컬 영역에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며 “수많은 내부 시스템에서 데이터를 가져오고 API로 통신하기 때문에 연결성이 굉장히 높은 영역”이라고 말했다.

IP 대신 ‘레이블’…복잡한 통신 관계 한눈에

일루미오는 제로 트러스트를 구현하는 방법으로 ‘레이블(Label)’ 기반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 방식을 제시했다. 이 방식은 시스템과 워크로드마다 ▲위치(Location) ▲환경(Environment)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 ▲역할(Role) 정보를 레이블로 붙여 정체성을 부여한다. 필요하면 정보 중요도나 프로젝트, 운영체제(OS) 같은 정보도 추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서버가 서울 데이터센터에 있는 운영계 인터넷뱅킹 데이터베이스(DB) 서버라면 이 특성을 각각 레이블로 지정한다. 이후 해당 서버의 IP 주소나 물리적 위치가 바뀌어도 레이블을 기준으로 같은 보안 정책을 적용할 수 있다.

양 대표는 “레이블 방식의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은 IP 주소 단위로 관리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불편과 오류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전트를 설치하면 워크로드 사이의 통신 관계도 하나의 지도처럼 볼 수 있다. 어떤 서버가 어떤 시스템과 통신하는지 먼저 파악한 뒤 각 자산에 레이블을 지정하면 복잡한 서버 연결 관계를 업무와 서비스 단위로 묶어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 대표는 이 과정에서 필요하지 않은 통신이나 관리되지 않은 서버인 ‘섀도우 IT’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마다 울타리, 허용할 통신만 남긴다

통신 구조를 파악한 다음에는 레이블을 기준으로 필요한 통신만 허용한다. 전자상거래 서비스에 웹과 웹 애플리케이션 서버(WAS), 데이터베이스 서버가 수십대씩 있더라도 개별 IP 주소마다 방화벽 규칙을 만들 필요가 없다. 같은 애플리케이션 레이블을 가진 자산을 하나의 서비스로 묶고 해당 서비스에 필요한 통신만 허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이를 ‘링펜싱(Ring-fencing·울타리형 격리)’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인터넷뱅킹에 속한 서버를 하나의 울타리로 묶은 뒤 외부 시스템과의 불필요한 통신을 막는다. 서비스 안에서도 웹 서버는 WAS와, WAS는 DB와 통신하도록 필요한 경로만 열어둘 수 있다. 반대로 DB에서 웹 서버로 직접 접근하는 것처럼 업무상 필요하지 않은 경로는 차단한다.

양 대표는 “서버가 늘어나거나 줄어들고 위치가 바뀌더라도 정책 한 줄로 울타리를 유지할 수 있다”며 “보안성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운영 편의성에서도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통제의 목적은 공격자의 측면 이동을 제한하는 데 있다. 공격자가 한 서버를 침해해도 다른 서버와 계정으로 이동할 수 있는 통신 경로를 사전에 차단해 피해 범위를 줄이는 방식이다.

전 자산을 단계적으로 통제

양 대표는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을 처음부터 모든 시스템에 같은 강도로 적용하는 방식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일루미오는 자산 중요도와 적용 난이도에 따라 통제 수준을 세 단계(티어1, 2, 3)로 나누고 있다.

‘티어3’은 기본적인 ‘’보안 위생 단계‘다. 원격 데스크톱 프로토콜(RDP)과 시큐어셸(SSH), 텔넷(Telnet), 넷바이오스(NetBIOS)처럼 공격자가 측면 이동에 사용할 수 있는 불필요한 고위험 포트를 전체 자산에서 제한한다. 통신 구조를 세밀하게 분석하지 않고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티어2’는 ‘벽’을 만드는 단계다. 운영계와 개발계, 규제 대상 시스템처럼 환경별 경계를 만들고 서로 불필요한 통신을 차단한다.

가장 높은 ‘티어1’은 ‘금고’에 해당한다. 인터넷뱅킹이나 결제 시스템 같은 핵심 업무 자산과 침해 확산의 거점이 될 수 있는 핵심 자산에 허용된 통신만 남기는 ‘전면 통제(Full Enforcement)’를 적용한다.

양 대표는 적용 순서를 티어3에서 티어2, 티어1 순으로 제시했다. 그는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을 도입하면 바로 효과가 있어야 한다”며 “전체 자산의 위험한 포트를 먼저 찾아서 제한하고 환경 단위 통제를 거친 뒤 핵심 자산을 세밀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티어3은 즉시 적용할 수 있지만 티어2는 수주, 티어1은 수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핵심 시스템의 실제 통신 구조를 확인하려면 보안 조직뿐 아니라 개발과 서버 운영 조직이 함께 정책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비스 안정성도 고려해야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을 서버에 적용할 때는 서비스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루미오의 에이전트는 운영체제의 커널 영역이 아닌 사용자 영역(User Space)에서 동작한다. 실제 통신 차단에는 운영체제에 내장된 방화벽 기능을 활용한다.

윈도우에서는 윈도우 필터링 플랫폼(WFP), 리눅스에서는 아이피테이블스(iptables) 등을 이용해 정책을 집행한다. 에이전트가 사용자 영역에서 작동하고 운영체제의 네트워크 필터링 기능을 활용한다.

양 대표는 “보안을 위해 도입한 솔루션이 서비스를 멈춰서는 안 된다”며 “서비스 안정성을 고려해 이 같은 구조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짧은 개념검증(PoC)만으로 제품을 선택하기보다 실제 서비스 환경에서 작은 규모의 파일럿을 운영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양 대표는 “제로 트러스트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은 기능 확인 중심의 2~3주짜리 PoC로는 에이전트의 안정성, 필요성, 적용 범위 등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작게라도 실 서비스 환경에서 파일럿을 구축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파일럿 과정에서 관측된 실제 통신 관계가 곧 제로트러스트 정책 수립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금융 AI 보안도 ‘침입 차단’보다 ‘확산 방지’

양 대표는 금융권에서 AI 활용이 늘수록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의 역할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 AI 시스템은 내부 고객정보와 업무 시스템, 외부 서비스 등 여러 자산과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초기 침투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침투 이후 공격자가 다른 시스템으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통제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금융보안원이 지난 7월 발표한 프론티어 AI 보안 위협 금융 분야 대응 요령에서도 침해 확산 방지를 위한 통제 방안으로 마이크로세그멘테이션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양 대표는 “AI 보안 위협에 대응할 때 기술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침해 확산을 막는 것”이라며 “침해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결국 확산 방지가 중요하다”며 “운영 과정에서 시스템의 보안 등급이 바뀔 때마다 서버 위치를 변경하거나 방화벽 규칙을 다시 설계하기보다, 자산의 레이블을 변경해 새로운 통제 정책을 곧바로 적용하는 방식이 유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곽중희 기자>god8889@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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