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AI 시대 네트워크 고도화 방안 정책’ 정책간담회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바이라인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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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국가 경쟁력 확보하려면 “네트워크 고도화에 정부 지원 필요”

대한민국이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에 앞서기 위해서는 통신망과 데이터센터 등 핵심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릴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산업계 목소리가 나온다. 수익성 정체에 직면한 통신업계가 AI 인프라에 투자에 나설 수 있도록 세액공제나 주파수 비용 부담 완화 등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AI 시대 네트워크 고도화 방안 정책’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는 막대한 자본이 요구되는 AI 인프라 시장에서 한계에 직면한 통신업계 현실을 파악하고 네트워크 고도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투자 유인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발제에 나선 이경원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네트워크 사업자가 처한 수익성 악화 상황을 꼬집었다. 이 교수는 “최근 생산형 AI와 AI 기반 콘텐츠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며 “관련 트래픽이 향후 5년 후에는 2배에서 40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시장 조사 기관 옴디아(Omdia)를 인용해 “네트워크 사업자 전체 투자 비용의 약 10퍼센트(%)가 AI 인프라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망 고도화 비용 산정 시 기존 설비투자(CAPEX) 외에 AI 인프라 지출액을 정책 지표에 새롭게 포함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주파수 재할당 대가와 전파 사용료 등 정책 비용 부담 완화를 언급하며 “막대한 추가 투자가 필요한 만큼 사업자의 투자 수익성을 확보하는 쪽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번째로 발제에 나선 모정훈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거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조성에 따르는 막대한 초기 비용 문제를 짚었다. 모 교수는 정부가 계획 중인 18.4기가와트(GW) 규모 AIDC 마스터플랜을 거론하며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규모의 10퍼센트(%)가 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면 많은 시설에 투자를 하고 그 시설이 놀게 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며 유휴 인프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전력 요금에 대해서는 “운영 비용의 50퍼센트에서 많게는 70퍼센트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반도체 산업 지원 사례를 대안으로 꺼냈다. 그는 “반도체는 시설법에 따라 정부가 50퍼센트에서 100퍼센트까지 기반 시설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며 “AIDC가 중요하다면 비슷한 내용을 꼭 적용하지 못할 법은 없다”고 국가 보조 방안을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간담회에 참가한 이동통신사 정책 담당자들이 현장의 고충을 전하며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의견을 모았다.

신상민 SK텔레콤(SKT) 정책개발실장은 새로운 통신망 투자 못지않게 기존 네트워크의 과감한 현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실장은 “3세대(3G) 같은 레거시 네트워크를 계속 유지하면서 5세대 단독모드(5G SA)나 6세대(6G)에 투자하는 것은 사업자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굉장히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행사 안내]

◈ 포스트 미토스 시대, 기업의 능동적인 AI 적용 전략 및 방안

일시 : 2026년 9월 15일 (화) 14:00 ~ 15:00
장소 : 온라인 웨비나

◈ 금융 테크 컨퍼런스 2026 – AI × Security × Finance

일시 : 2026년 9월 22일 (화) 오전 8시 30분 ~ 오후 5시 30
장소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대로 24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1층 그랜드볼룸

이어 기존 망에 투입되는 주파수와 설비, 인력을 미래 인프라로 온전히 넘길 수 있는 정책 접근을 당부했다. 그는 “개별 사업자의 서비스 종료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구리선에서 광섬유로 전환하는 등 국가 차원의 네트워크 현대화 로드맵도 고민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서은일 KT 통신정책담당은 “메가 프로젝트 논의에서 다소 소홀했던 하늘과 땅, 바닷속 등 3차원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말씀드리겠다”며 육상·해상·항공을 아우르는 3차원 인프라 고도화 현장의 고충을 전했다. 서 담당은 “국가 간 데이터 트래픽의 약 99퍼센트(%)가 해저 케이블을 통해 전달된다”며 “2031년까지 해저망 용량을 128테라비트초(Tbps) 수준으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 단위 자본이 투입되지만 투자 회수에는 10년 이상의 장기간이 걸리는 불확실성이 큰 사업”이라며 “어민 보상 협상과 환경 영향 평가 등 인허가 절차에만 1년에서 3년 이상이 걸린다”고 비용 세액 공제와 정부 중재인 지원을 호소했다.

또 기존 5년에 불과했던 해저망 점·사용 기간을 전력 케이블과 동일한 30년으로 늘리는 공유수면법 개정안 발의에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어 자위대나 해상 보안청 차원에서 케이블을 보호하는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국가 주도의 튼튼한 지원 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저궤도 위성 통신 생태계 활성화를 이끌어 낼 마중물 형태의 공공 수요 창출도 함께 당부했다.

신규 비즈니스 모델 창출과 통합 패키지 지원 필요성도 논의됐다. 손형민 가천대학교 교수는 전라도 소방청 사례를 들며 기업·정부 간 거래(B2G) 영역에서 네트워크 슬라이싱 수요를 다년 계약 형태로 창출하고 기업 간 거래(B2B) 영역에서도 이음5G 망을 상용망과 연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주파수를 같은 방식으로 나누는 데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커버리지 확보용인 800~900메가헤르츠(MHz) 저주파 대역은 이통 3사가 같이 가져가되, 중·고주파 대역은 비대칭적 형태로 배분해야 실질적인 광대역화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간 연결망인 디씨아이(DCI) 설비 투자 역시 정부 지원 프로젝트 범위 안에 포함해 검토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아영 LGU+ 대외전략담당은 미래망 세제 지원과 주파수 정책 등을 하나의 통합 투자 패키지로 묶어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담당은 국내 인프라 91.3퍼센트(%)를 차지하는 개방형(코로케이션) 모델 세액 공제 누락을 지적하며 “자체 센터를 구축하기 어려운 기업이 공동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특정 사업자 특혜가 아닌 생태계 확산 관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진홍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유럽연합(EU) 기가 팩토리 사례를 거론하며 구체적 재정 보조를 역설했다. 노 변호사는 “유럽은 설비투자(CAPEX) 대비 최대 17퍼센트까지 직접 재정 보조를 제공한다”며 “우리나라도 인허가 규제 완화를 넘어선 실질적 재정 지원 근거와 수치를 특별법 시행령에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와 정책 당국은 업계의 현실과 현장 목소리에 공감하며, 이를 향후 제도 개선에 반영하고 민관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홍사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기획과장은 “새로운 서비스가 창출돼 더 큰 네트워크 편익을 가져가는 선순환 구조 확립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홍 과장은 “최근 발족한 민관 협의체를 통해 세액 공제 패키지와 주파수 정책, 낡은 망 전환 등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치열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장기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데이터진흥과장은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특별법 시행령에 개방형 시설을 편입하도록 준비 중이라며 “자가용뿐만 아니라 개방형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까지 법 정의 부분에 포함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력망 연계 평가 면제 확대나 반도체 대비 낮은 세액 공제율 상향 건은 기획재정부 등 재정 당국과 원활히 소통하겠다는 방침이다. 장 과장은 “공제율은 정책적 효과가 잘 나오는 분야에 적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재경부에서 적절히 판단해 주리라 생각한다”며 “조만간 공청회 등 공식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학계와 산업계 요구를 입법 예고 전까지 잘 다듬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원민 기자>wmkim627@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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