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토스 소송전, 15만 소상공인이 떨고 있다
네이버와 토스가 법정까지 가는 정면충돌에 나섰습니다. 네이버는 토스의 리워드형 광고 때문에 자사 검색 서비스가 피해를 받았다며 고소했고, 토스는 네이버가 자사 포스 시스템(토스포스)을 지도·검색 연동에서 배제해 소상공인이 피해를 본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월간 3000만명이 이용하는 네이버 지도와 15만 소상공인이 이용하는 토스포스의 연동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매출에 영향이 갈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두 고래가 왜 싸우는지, 혹시 새우등이 터질 걱정은 없는지 살펴보겠습니다.
5원짜리 검색과 막힌 포스 연동, 두 회사의 주장
네이버가 문제 삼은 건 토스의 ‘검색 미션’입니다. 토스 이용자들이 손쉽게 네이버에서 가게 이름을 검색하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방식입니다. 점주나 마케팅 대행사가 가게 이름을 키워드로 걸고 미션을 만들면, 토스 이용자가 리워드 참여 버튼만 눌러 그 키워드로 네이버 검색을 한 번 해주고 포인트를 받는 방식입니다.
이용자는 버튼 한 번 눌러 건당 약 5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점주 입장에서는 네이버 검색 광고보다 훨씬 싼값에 검색량을 늘릴 수 있죠. 이 검색량은 네이버 지도의 지역 실시간 랭킹에도 반영돼, 해당 업체의 지도 앱 노출 순위까지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이런 검색 미션은 메시지·퀴즈·라이브·숏폼 등 토스가 운영하는 여러 리워드형 광고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네이버 입장에서 이 광고는 자사 검색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어뷰징에 가깝습니다. 포인트를 미끼로 특정 키워드 검색을 대량으로 유도해, 실제 관심을 반영해야 할 검색 랭킹을 왜곡시키기 때문입니다. 네이버는 수차례 토스 측에 해당 광고 상품을 중단하라는 공문을 보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플랫폼들이 차단해온 매크로와 달리 실제 이용자가 직접 검색하는 구조라, 기존 어뷰징 차단 기술로는 걸러내기 어렵습니다.
반면 토스가 네이버를 공정위에 제소하려는 이유는 네이버가 자사만 차별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포스를 네이버 지도와 연동해주는 ‘플레이스 플러스’에 토스포스만 연동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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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 관계자는 “2024년 7월부터 네이버에 연동 제안서를 보냈지만, 네이버 측이 결제 사업에서의 우위를 지키기 위해 토스포스를 배제했다”며 “토스포스를 쓰는 15만 소상공인이 검색 노출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어 15개 포스사에 적용한 기준을 공개하고 똑같이 적용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토스 주장대로라면 연동 제안을 시작한 지 2년이 넘도록 이뤄지지 않은 셈입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모든 포스사에 적용되는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플레이스 플러스 연동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네이버 측은 그러면서도 “토스는 이용자에게 네이버 플랫폼 내 특정 업체나 상품을 검색하도록 유도해 검색 결과를 왜곡하는 리워드 마케팅을 지속하고 있다”며 “반복된 중단 요청에도 업무방해성 위법행위를 지속하는 기업과는 협업 논의를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토스는 왜 자꾸 플랫폼과 부딪히나
토스가 플랫폼과 부딪친 건 처음이 아닙니다. 2019년에도 토스는 ‘행운퀴즈’로 상금을 걸고 이용자들이 특정 기업명을 네이버에서 검색하도록 유도했다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상위권을 장악한다는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심지어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네이버 실검 서비스 자체가 폐지되면서 잠잠해졌던 이 문제가, 이번엔 검색 미션이라는 이름으로 스마트스토어·플레이스 검색 순위를 겨냥해 다시 불거진 셈입니다.
지난해 7월에는 카카오와 갈등을 벌였습니다. 토스는 카카오톡에서 리워드 이벤트 링크가 제대로 노출되지 않는다며 카카오를 업무방해로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대규모 트래픽을 관리하는 카카오 입장에서 토스의 리워드 링크 이벤트는 부담이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업계에서는 토스의 몸집이 커지면서 광고 사업까지 확장한 게 신경전의 배경이라고 봅니다. 토스가 자체 지면을 이용해 광고 비즈니스를 하지 않고, 네이버 검색이라는 남의 플랫폼을 동원해 광고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 갈등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토스와 네이버는 매장 관리·결제 도구에서도 맞붙습니다. 토스는 매장관리 프로그램(포스)과 결제단말기를 함께 공급하고, 네이버파이낸셜도 결제·리뷰·쿠폰 기능을 한데 묶은 통합 결제단말기를 자체 공급합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가 지도를 중심으로 포스, CRM까지 플랫폼 뒷단 사업을 확장하려는 상황인데, 토스가 가장 강력한 경쟁사 중 하나”라며 이번 갈등의 배경을 짚었습니다.
전성민 가천대 교수는 여기에 토스 특유의 속도전도 한몫했다고 봅니다. 전 교수는 “토스는 금융앱에서 시작해 게임 요소와 쇼핑 기능을 더하며 종합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사업 기회를 빠르게 검토하고 밀어붙이는 DNA가, 다른 플랫폼과의 마찰까지 감수하며 광고 사업을 확장한 배경”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고래 사이에서 등터지는 음식점
토스플레이스는 지난 몇 년간 국내 카페·음식점 등에 포스를 공격적으로 공급해왔습니다. 국내 포스 업계 3위 사업자까지 올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무시할 수 없는 점유율이죠.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손님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네이버 지도도, 매장을 돌리는 토스포스도 포기하기 어렵습니다. 둘 다 붙잡고 있다 보니, 토스와 네이버의 갈등에 불똥이 엉뚱한 곳으로 튑니다. 리워드 광고를 기획하고 집행한 건 토스의 광고 사업부인데, 포스 연동 배제로 피해를 보는 건 토스포스를 쓰는 15만 소상공인입니다. 광고 상품이야 토스가 내리면 그만이지만, 포스는 점주가 단말기와 계약, 매출 데이터를 통째로 옮겨야 바꿀 수 있어 움직이기가 어렵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9일 입장문에서 “인위적 트래픽이 포털 검색 알고리즘을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며 “우수한 상품과 서비스, 진성 고객의 이용 후기로 상위 노출을 지켜온 일반 소상공인들의 순위가 하루아침에 5~6위권 밖으로 밀려나며 막대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협회는 이어 “밀려난 순위를 되돌리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광고비를 쏟아부어야 한다”며 “매출 급감과 광고비 폭탄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토스포스를 쓰는 입장에서도 네이버 지도 연동이 안 되는 건 손해입니다. 연동만 되면 검색 노출은 물론, AI가 리뷰를 분석하고 답글까지 달아줘 홍보와 운영 효율을 동시에 챙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옆 가게는 다른 포스로 네이버 홍보 효과를 보는데, 자신은 토스포스를 쓴다는 이유만으로 지도 노출에서 밀립니다. 토스의 검색 미션에 참여하지 않은 점주도 그 책임을 대신 지는 셈입니다.
업계에서는 결국 자영업자들이 네이버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F&B 매거진을 운영하는 양성욱 잇데일리매거진 대표는 “네이버 플레이스 순위가 음식점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토스가 자영업자에게 추가적인 메리트를 제공하지 않는 이상 네이버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법적 분쟁에서 누가 이길까?
다만 소상공인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사실과는 별개로, 네이버와 토스가 각각 꺼내든 법적 대응이 실제로 인정될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안희철 법무법인 DLG 대표변호사는 네이버의 업무방해죄 고소에 대해 “성립 가능성은 있지만, 명백한 사안은 아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대법원은 매크로 프로그램으로 검색순위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행위에 업무방해죄를 인정했지만, 토스 검색 미션은 이용자가 직접 검색하고 페이지를 확인했기 때문에 검색 행위 자체를 허위로 보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다만 포인트를 걸고 특정 검색을 대규모로 유도하고, 중단 요구 이후에도 그 검색이 정상적인 관심인 것처럼 순위에 반영됐다면 부정한 명령에 의한 업무방해로 볼 여지도 있습니다. 안 변호사는 “리워드 검색이 순위 산정에 반영돼 시스템이 본래 목적과 다르게 작동했다는 점은 (네이버가)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네이버의 토스포스 연동 거절도 법적 쟁점이 있습니다. 안 변호사는 부당한 거래거절이나 차별적 취급,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을 따져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핵심은 토스가 문제 기업인지가 아니라, 리워드 검색 문제가 전면적인 연동 거절까지 정당화할 정도인지”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객관적 기준을 모든 업체에 동일하게 적용했고 재발을 다른 방법으로 막기 어렵다는 점을 입증하면 정당한 거절로 인정될 수 있지만, 별개 사안을 이유로 경쟁사업자만 장기간 배제했다면 보복성 조치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싸움이 끝날 때까지, 분쟁의 부담은 점주에게 전이됩니다. 네이버 지도 노출이 당장의 매출과 연결되는 만큼, 점주는 토스포스를 그대로 쓸지 다른 포스로 옮길지 고민해야 합니다. 포스를 바꾸려면 단말기 계약은 물론 매출 데이터까지 통째로 옮겨야 하는 부담이 따릅니다. 두 고래의 싸움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사이, 새우등은 벌써 터지고 있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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