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스타트업 협업⑤] 고이, 금융권과 손잡고 고객 접점 넓힌다
금융권과 스타트업의 협업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실제 금융 서비스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어내는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 금융사는 스타트업의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해법을 찾고, 스타트업은 금융사의 인프라와 고객 접점을 통해 사업 가능성을 현실화하고 있다.
디캠프와 한국핀테크지원센터는 이러한 협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올해 6월 ‘스타트업 OI(오픈이노베이션) #금융권’을 개최했다. 총 44건의 협력 사례 가운데 5개 사례를 선정해 금융기관 담당자와 스타트업이 협업 과정 등을 공유했다.
최종 선정된 ▲KB국민은행-티냅스 ▲우리은행-테라파이 ▲카카오뱅크-웰로 ▲신한카드-왓섭 ▲OK저축은행-고이장례연구소를 차례로 만나 협업의 배경과 과정, 실제 사업으로 이어진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금융권 스타트업 협업①] KB국민은행은 왜 신생 ‘티냅스’를 택했나
[금융권 스타트업 협업②] 우리은행이 테라파이와 전세 리스크 줄이는 법
[금융권 스타트업 협업③] 은행 앱에서 정부지원금 찾기가 가능했던 이유
[금융권 스타트업 협업④] 왓섭이 바꾼 금융데이터 분류법
2021년 설립된 고이장례연구소는 원스톱 장례 서비스 ‘고이’를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출시 1년 만에 유료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하며 상조업계 15위권에 진입했다.
장례 시장은 사망 전과 이후로 나뉜다. 사망 전에는 상조 서비스를 이용하고, 사망 이후에는 실제 장례 절차가 진행된다. 고이는 이 가운데 사망 이후 장례 시장을 주요 사업 영역으로 삼고 있으며, 현재 점유율은 1%가 조금 넘는다.
고이는 고객 확보 채널을 넓히기 위해 금융권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OK저축은행과 ‘OK이자도받는상조적금’을 공동 설계했다. 상조 연계 적금 가입자가 고이를 포함한 3개 상조사 가운데 원하는 기업을 선택할 수 있는 개방형 상품이다.
그간 고이의 주요 고객 확보 수단은 메타와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 광고였다. 이후 토스애즈를 통해 유입된 고객의 고이에 대한 신뢰도가 다른 광고 채널보다 높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고객을 확보할 때 어떤 채널을 통해 서비스를 접했는지가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금융사를 새로운 고객 확보 채널로 주목했다.
[행사 안내]
◈ 포스트 미토스 시대, 기업의 능동적인 AI 적용 전략 및 방안
일시 : 2026년 9월 15일 (화) 14:00 ~ 15:00
장소 : 온라인 웨비나
◈ 금융 테크 컨퍼런스 2026 – AI × Security × Finance
일시 : 2026년 9월 22일 (화) 오전 8시 30분 ~ 오후 5시 30
장소 :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여의대로 24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1층 그랜드볼룸
OK저축은행 역시 금리 경쟁을 넘어 고객 접점을 넓히기 위해 서비스 라인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었다. 장례 서비스를 새로운 영역으로 검토하던 OK저축은행과 고객 확보 채널을 확대하려던 고이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협업이 성사됐다. 송슬옹 고이장례연구소 대표를 만나 OK저축은행과의 협업 내용과 향후 성장 전략을 들어봤다.
–OK저축은행과의 협업에서 가장 고려한 부분은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늘리는 데 중점을 뒀다. 적금 가입자가 고이를 통해 장례를 치르면 30만원을 할인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당초 OK저축은행이 고객을 연결한 대가로 채널 수수료를 받는 방안도 논의했지만, 고이는 수수료 대신 고객에게 혜택을 돌려주는 방식을 택했다. 기존 할인에 추가 할인을 더해 고이 이용 고객은 총 40만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협업으로 얻은 이점은 무엇인가
기존에 확보하기 어려웠던 고객층까지 접점을 넓힐 수 있었다. 고이 고객의 평균 연령은 40세 정도인 반면 저축은행 고객은 연령대가 다양해 기존보다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금융권과의 협업 자체가 중요한 레퍼런스가 됐다. 협업 전에는 스타트업의 재무적 안정성과 상조업의 특성 때문에 금융기관들이 선뜻 첫 사례가 되기를 꺼렸다. 상조는 고객이 선수금을 미리 납입하기 때문에 기업이 부실해질 경우 고객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금융기관도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OK저축은행과 실제 협업을 성사시키면서 금융권에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고, 이를 기반으로 현재 다른 금융기관과도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장례 산업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아버지가 장례지도사라 장례라는 분야가 익숙했던 게 가장 컸다. 직접적인 계기는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다. 할머니가 키워주셨는데 장례식에서 추모하는 시간이 충분히 있어야 함에도 너무 형식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다른 모양의 장례를 만들어보고 싶었고, 부모님도 언젠가는 돌아가실 텐데 그때 더 후회하지 않으려면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따고 현장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1년 정도 일하면서 고객들이 어떤 문제를 느끼는지 직접 볼 수 있었다. 대표적인 게 불투명한 장례 비용이었다. 왜 장례 비용이 이렇게 불투명할 수밖에 없는지, 왜 현장의 장례지도사가 더 많은 물건을 팔아야만 보수를 받을 수밖에 없는지 고민하면서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장례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기존 시장의 문제점은 무엇이었나
특정 기업의 문제라기보다 장례 산업의 구조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일반적인 서비스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재구매나 추천으로 이어지지만, 장례는 재구매가 거의 없고 이용자도 경황이 없어 서비스 품질을 비교하거나 후기를 남기기 어렵다. 서비스 품질이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다.
이 때문에 장례 서비스를 잘 제공하는 데 투자할 유인이 크지 않다. 서비스에 투자하면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에 고객을 확보하는 데만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상조기업의 주요 수익 구조도 영향을 미친다. 장례 서비스를 잘 제공해 수익을 내기보다 고객이 미리 낸 선수금을 확보하고 운용하는 데 사업의 중심이 맞춰져 있다. 서비스 품질보다 선수금 확보가 더 중요한 구조인 셈이다.
실제 장례 서비스가 제공되는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 장례지도사가 상조기업에 직접 고용되는 경우는 드물고, 여러 단계의 하청을 거쳐 현장에 투입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특정 상조기업에 소속돼 서비스를 전담하기보다 여러 곳의 일을 받아 수행하는 방식이다.
–고이가 해결한 지점은
고객 입장에서 불투명하다고 느끼는 부분들을 해결했다. 대표적인 게 가격이다. 기존에는 장례용품이나 서비스 가격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무엇이 얼마인지 알기 어려웠고, 고객 입장에서는 권유받는 대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품목의 가격을 정찰제로 운영하고 공개했다. 수의와 유가족 의류 등 장례에 필요한 품목별 가격을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고객이 가격을 알고 비교할 수 있게 되면서 장례 비용을 보다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사업 방향이나 목표는
좋은 추모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장례가 발생했을 때 3일 동안 진행되는 장례식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장례 전후까지 범위를 넓혀 서비스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미리 준비했는지에 따라 장례를 치르는 가족들의 경험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다양한 고객을 만나보니 장례를 앞두고 충분히 관계를 쌓고 추억을 만들어온 가족은 장례식에서도 슬픔에 집중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갑작스럽게 장례를 맞으면 경황이 없는 상황에서 후회가 남기 쉽다. 살아있을 때 더 좋은 시간을 보내야 잘 이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례 이전에는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돕고, 장례 이후에는 그 기록을 추모로 이어갈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려고 한다. 최근에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여행 상품을 연계해 효도여행을 지원하기도 했다. 여행을 다녀온 뒤 사진과 기록을 남기면 이를 모아 자서전이나 영상 등 추모 콘텐츠로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추모를 돌아가신 이후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계실 때부터 준비할 수 있도록 서비스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수민 기자>Lsm@byline.network
<오민선 기자>omsoms94@byline.networ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