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 역사 속으로…에이전틱 OS 기업 ‘한컴’으로 새출발
한컴이 36년 만에 ‘한글과컴퓨터’에서 ‘한컴(HANCOM)’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문서를 넘어 인공지능(AI) 기업으로 전환한 것을 넘어, 에이전틱 운영체제(OS) 기업으로 본격 도약에 나선다.
한컴은 2일 주주총회를 열고 상호를 한글과컴퓨터에서 ‘한컴(HANCOM)’으로 바꾸는 정관 변경 의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1989년 창립 이후 한컴은 국산 워드프로세서 ‘아래아한글’로 한국어 문서의 표준을 세우며 국내 IT 1세대를 대표해 온 기업이다. 글로벌 오피스 공세 속에서도 시장을 지켜낸 토종 소프트웨어의 자존심으로 불렸다. 한컴이 다루는 영역은 ‘한글’과 ‘컴퓨터’를 훌쩍 넘어섰다. 문서를 넘어 데이터를, 컴퓨터를 넘어 AI 에이전트를, 한국을 넘어 글로벌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새 이름은 이미 바뀐 정체성을 담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한컴은 AI 기업으로 전환이 안정적으로 이뤄지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고, ‘에이전틱 OS’ 기업으로 전환을 본격화한다. 에이전틱 OS는 여러 AI 에이전트를 한 환경에서 연결하고 통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한컴은 AI 솔루션과 AI 에이전트를 잇달아 내놓은 데 이어 에이전틱 OS 출시 및 사업화에 나선다. 올해 하반기 베타 버전을 공개하고, 국내와 글로벌 시장을 함께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그 중에서도 한컴이 정조준하는 타깃은 ‘소버린 에이전틱 OS’ 시장이다. 소버린 에이전틱 OS는 데이터 주권을 보호하면서도 다수의 AI 에이전트를 안전하게 구동하고 통제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한컴은 소버린 에이전틱 OS 상용화를 기점으로 기업들의 AI 전환(AX)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BGF그룹과 한국서부발전, 국회 등 다양한 AX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있다. 보안과 문서 정확도, 내부 데이터 연계 등 요구 수준이 제각각인 산업을 두루 충족하면서 한컴이 산업별 실증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한국서부발전은 가장 최근 성과로, 한컴은 AI 문서작성 솔루션 ‘한컴어시스턴트’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전력그룹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생성형 AI 챗봇 ‘위피봇’에 한컴어시스턴트를 연계해 전사 문서 작성 환경을 구축한 사례다. 한컴어시스턴트는 서부발전이 보유한 사규와 법령, 업무 매뉴얼, 안전자료 등 약 72만 건의 내부 지식 데이터와 연동된다.
올해 한컴은 BGF그룹의 AI 지식 검색 시스템 구축을 마쳤으며 국회 AI 사업도 수행했다. 국회도서관 AX 사업의 경우 한컴이 요구사항 분석부터 납품까지 전 과정을 단독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180만 페이지가 넘는 문서를 오픈데이터로더(ODL)로 데이터화하고, 한컴피디아 기반 검색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한컴은 에이전틱 OS 개발은 물론 상용화까지 속도감 있게 진행할 계획이다. 중앙부처와 시·도 교육청을 비롯해 그동안 쌓아온 20만 고객들이 한컴 사용을 기반으로 AI를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글로벌 시장은 유럽부터 공략한다. 한컴은 최근 유럽 기업들과 잇달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유럽 시장 진출 로드맵을 명확히 하고 있다. 폴란드 국가공인 R&D 센터 7불스와 손잡고 에이전틱 OS의 유럽 현지화 공동연구에 들어간 게 대표적이다. 폴란드 AI 기업 알고마인과는 공공부문 개념검증(PoC)을 함께 진행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사명 변경은 앞으로의 다짐이 아니라 이미 이뤄낸 전환에 대한 확인”이라며 “36년간 쌓은 자산 위에서 한컴을 AI 기업으로 다시 세웠고, 이제 그 자산을 무기로 소버린 에이전틱 OS 시장을 열어 글로벌 표준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유지 기자>yjle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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