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겜BN] 결국 말한대로…나이언틱, 증강현실 기술 플랫폼에 집중

조용하다가 큰 거 한방 나오는 산업계가 바로 게임입니다. 회사 자존심을 건 AAA(블록버스터) 게임도 보이고, 스팀 등으로 플랫폼을 다변화하려는 움직임도 관측됩니다. 잘 만든 외산 게임도 국내로 넘어오네요. 드물지만 역주행을 기록 중인 곳도 있습니다. 물밀듯 들어오는 중국산에 밀린 대한민국 게임 시장이 달아오르길 바라는 의미에서 응원을, 때로는 비판을 더해 ‘핫겜 바이라인네트워크(BN)’ 연재를 시작합니다. 2025년에 주목할 기업과 게임 소개도 덧붙입니다. <편집자 주>

나이언틱, 오일머니 업은 스코플리에 게임 사업 매각
구글서 사내 벤처로 분리 독립해 ‘포켓몬고’로 유명세
네이버-빅테크와도 공간지능 AR 기술 경쟁
“AI가 실제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모델 구축”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로 유명한 나이언틱(Niantic)이 게임 사업을 매각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스코플리(Scopely)가 12일(현지시각), 35억달러(약 5조900억원) 규모로 나이언틱의 게임 사업 인수를 발표했다. Pokémon Go, Monster Hunter Now, Pikmin Bloom 전체 팀과 라이브 조직 등이 매각 계약에 포함됐다.

나이언틱은 구글 사내 벤처로 시작해 2015년 분리, 독립한 회사다. 포켓몬고의 흥행으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떨쳤다. 최근 들어 게임 사업보다 AR 플랫폼 기술 사업에 더욱 힘쓰는 모양새였다. 회사는 게임 회사가 아닌 AR 플랫폼 회사로 봐 달라고 말한다. 지난 2021년 AR 개발자용 키트인 ‘라이트십(Lightship)’을 선보이면서 회사 정체성이 더욱 분명해진 바 있다.

<참고기사>
전지구적 현실 광고판 출현? 증강현실에 진심인 나이언틱
[핫겜BN] ‘이게 메타버스네’ 나이언틱, 증강현실(AR) 혁신 앞장
‘이런 거룩한 게임을 봤나’ 나이언틱 존 행키의 아웃도어 지론

사진=Scopely 홈페이지

일단 막강한 오일머니에 미국 게임사 2곳이 인수된 모양새다. 모바일 보드게임 ‘모노폴리고!(MONOPOLY GO!)’로 돌풍을 일으킨 스코플리는 사우디아리비아의 새비게임즈그룹(Savvy Games Group)이 소유한 기업이다. 새비게임즈그룹은 지난 2023년, 49억달러(약 7조1300억원)에 스코플리를 인수했고, 이번에 나이언틱 게임 사업까지 손에 넣게 됐다. 최근 몇 년간 가장 큰 게임사 인수 2건을 새비게임즈그룹이 차지했다.

나이언틱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지속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며 대량해고 칼바람을 피하지 못했다. 2022년과 2023년 당시 최소 310명 해고 소식이 알려졌고, 일각에서 나이언틱 폐업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스코플리 입장에선 나이언틱이 포켓몬고 이후 이렇다 할 흥행작을 내지 못했고, 대량 해고 등으로 기업가치가 떨어져 인수하기에 최적의 시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존 행키 나이언틱 창업자 겸 대표 (사진=나이언틱)

나이언틱 설립자 겸 대표(CEO)인 존 행키(행크)는 스코플리 인수 발표를 통해 “Niantic 게임은 항상 사람들을 연결하고 탐험에 영감을 주는 다리 역할을 해왔으며, Scopely의 일부로서도 두 가지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며 “게임이 미래 세대까지 지속될 ‘영원한 게임’이 되는 데 필요한 장기적인 지원과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후 나이언틱은 ‘나이언틱 스페이셜(Niantic Spatial) 기술 플랫폼을 독립 법인으로 만든다. 완전한 공간지능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해 현실과 가상을 잇는 가교 역할에 적극 나선다.

일반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나이언틱은 공간 플랫폼 기술 혁신에 진심이었다. 우리나 네이버와 빅테크와도 겨뤘다.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올해 초 네이버 디지털 트윈 기술 인터뷰를 진행할 당시, 비전(vision) 분야 세계 최대 학회인 ECCV 2024에서 네이버가 공간지능(spatial intelligence) 기술로 1위를 차지했을 때, 스코어 경합을 벌인 회사 중 하나가 나이언틱이었다. 당시 구글과 애플, 메타, 차이나모바일 등도 네이버와 겨뤘다.

<참고기사>
[네이버 아라비아] 외산은 되는데, 이게 뭔 일? 사우디 성과의 역설

나이언틱 스페이셜 홈페이지를 보면 앞으로 방향성이 잘 나타나 있다. 회사는 기존 자금과 투자 받은 일부를 더해 총 2억5000만달러로 공간지능 플랫폼을 키운다.

“기존 지도는 사람들이 읽고 탐색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지만, 이제는 스마트 안경부터 휴머노이드 로봇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대해 기계가 세상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종류의 지도가 필요합니다. 그래야 기계가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고 탐색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의 LLM은 다양한 전문가 모델이 협력하여 복잡한 문제를 추론하고 이해하는 미래를 향한 첫 걸음을 나타내며, 이러한 문제 중 다수는 물리적 세계에 대한 깊고 정확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Niantic은 AI가 화면을 넘어 현실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주요 솔루션으로는 ▲실제 장소와 사물을 고화질 3D로 스캐닝이 가능한 캡처 도구 ▲전 세계 지도에서 센티미터 정확도 수준으로 위치 지정 및 방향 추적이 가능한 한 시각적위치시스템(VPS) ▲몰입형 AR 콘텐츠를 만들고 실제 위치에서 작동시켜 다중 사용자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도구 등이 있다.

존 행키 대표는 게임 사업 매각을 알리며 자신의 링크드인 계정에 “나이언틱의 한 장이 끝나고, 새로운 장이 열리는 날”이라며 “Niantic은 AI가 화면을 넘어 실제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링크드인 댓글엔 이번 소식에 매우 실망했다는 게이머들과 훌륭한 전략적 움직임이라는 등 긍부정 평가가 엇갈려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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