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 첫 EV 리릭 시승기
리릭의 승차감에서는 전기차 맛이 나지 않는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회생제동의 불쾌감이 거의 없다. 물론 설정에서 회생제동을 일반-강하게로 할 수 있다. 강하게로 설정하면 익숙한 그 맛이 난다. 뒤에서 누가 갑자기 잡아 끄는 듯한 그런 느낌. 이때는 액셀러레이터의 느낌도 변한다. 일정한 힘으로 계속 밟아줘야 한다.
만약 회생제동을 꺼버리면 일반 승용차처럼 관성 주행이 가능하다. 평소 내연기관 차를 탔던 터라 회생 제동을 끄는 쪽이 확실히 더 편했다.
리릭에는 특별한 장치가 하나 더 있는데, 리젠 온티멘드 레버가 있다. 스티어링 휠 좌측에 달린 이 버튼으로 회생 제동을 원하는 만큼 제어가 가능하다. 최대로 하려면 강하게 당기면 되고, 살살 당기면 그만큼 약한 회생 제동을 하게 된다. 가장 강하게 당겼을 경우 브레이크처럼 차량이 설 때까지 강하게 회생 제동을 한다. 이때 불쾌감이 절정에 다다르니 적당히 당기는 게 좋다.
주행감은 SUV도 전기차도 아닌 고급 세단에 가깝다. 전기차 특유의 폭발적인 가속도 가능하지만, 전반적으로 주행감에 많은 신경을 쓴 느낌이다. 울퉁불퉁한 노면을 밟았을 때 불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으며, 시승 도로 대부분에서 매우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주행 중 들리는 소리에도 많은 공을 들인 걸 알 수 있는데, 모터의 소리는 어느 정도 들리지만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리릭 차량에는 재미있는 점이 또 하나 있는데, 진동 피드백이 매우 훌륭하다. 깜빡이를 넣지 않고 좌측 차선으로 갈아탔을 때 왼쪽 엉덩이 쪽에서 강한 진동으로 피드백을 준다(하지 말라는 뜻이다). 또한, 다른 자선으로 끼어들 때 뒤에 근거리에서 따라오는 차량이 있어 끼어들기에 주의가 필요한 경우에도 진동 피드백을 준다. 양쪽 엉덩이 쪽에 탑재돼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강한 피드백을 줘 안전한 운전이 가능했다.
약 50분의 주행 중 고속도로에서 주유소를 보자 문득 리릭의 주유 게이지를 찾았다. 리릭에는 주유가 가능하지 않다. 그러나 충격적으로 정숙한 리릭의 시승감에 그만 이 차가 전기차임을 잊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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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