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헬스케어 스타트업 모인 DHP 데모데이 가보니
(사진=왼쪽부터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DHP) 대표파트너, 임상원 픽스업 대표, 김정은 잼잼테라퓨틱스 대표, 이해성 마인드허브 대표, 양혁 마이허브 대표)
텐엑스메디슨(10XMedicine). 이름 그대로 의료 환경을 지금보다 10배 더 좋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신조어를 만든 사람은 최윤섭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DHP) 대표파트너다. 최 대표는 11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DHP데모데이2024’에서 오프닝 키노트를 통해 “의료 환경을 10배 좋게 만드는 잠재적 스타트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DHP는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투자사로, 미래 의료 기술을 이끌 유망 헬스케어 스타트업들을 발굴해 투자한다. 지금까지 DHP는 43개 초기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이날 데모데이에 참가한 곳들은 픽스업, 잼잼테라퓨틱스, 마인드허브, 마이허브, 에드믹바이오, 보살핌, 오렌지바이오메드, 뉴베이스, 총 8곳으로, 마찬가지로 DHP가 투자한 곳들이다. 미국에 재활치료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곳부터, 뇌병변 아이들을 위한 재활치료 서비스, 인지장애 재활플랫폼 등을 개발하는 등 의료 사각지대에 기술을 더해 편의성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이들이 가진 공통점은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고령화, 인공지능(AI)화, 높아진 건강인식이라는 세 가지 트렌드에 적합하다는 점이다. 최 대표는 “앞으로도 세 가지 트렌드에 맞는 팀에 투자할 것”이라며 “오늘 데모데이에 참가한 여덟팀 모두 여기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가 말하는 세 가지 트렌드는 전세계에서도 통용된다. 글로벌에서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날 현장에는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을 알고자하는 참관객들로 붐볐다. ‘DHP데모데이2024’에 참가한 여덟 곳의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픽스업(Phyxup) 헬스
미국에서 인공 관절을 포함한 근골격계 수술 환자의 50% 이상이 다양한 부작용을 겪고 있다. 수술 후 재활 치료가 필수적이지만, 주기적인 대면 방문이 어려워 환자의 70% 이상이 재활 치료를 완료하지 못하고 중도 이탈한다. 이에 픽스업 헬스(이하 픽스업)는 단절된 의료진과 환자를 이어주는 원격 모니터링 소프트웨어(SW)를 개발했다. 홈 재활 프로그램 환자 순응도를 수집해 재활 의료진이 환자의 건강 상태를 추적하고 관리할 수 있다. 현재 미국 하버드 의대 연계 임상 연구소와 연구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회사는 미국에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소규모 재활치료 의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픽스업은 경쟁사 대비 차별점에 대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상원 픽스업 대표는 “홈 재활 프로그램의 환자 순응도를 80% 이상 개선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회복 속도를 촉진한다”며 “모니터링 서비스에 대한 보험 청구 과정을 간소화해 재활 의료 전문가들의 업무 부담을 감소시킨다”고 설명했다.
잼잼테라퓨틱스
잼잼테라퓨틱스는 뇌병변을 가진 장애 아동들이 증강현실(AR) 게임을 통해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회사는 기존 뇌병변 재활치료는 비용이 높고 치료 횟수 등 접근성에 제약이 많아 꾸준히 치료하기 어려운 점에 주목했다. 잼잼테라퓨틱스가 개발한 AR 게임은 머신러닝 방식의 모션인식기술을 활용해 장비없이 손동만으로 재활 치료가 가능하다. 병변이 있는 뇌의 회복을 위해 하루 400회 이상의 능동적인 재활 동작 움직임을 해야 하는데, 별도 장비 없이 AR 게임만으로 매일 10분만에 기존 대비 40배 이상의 능동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회사의 서비스는 앱장터에서 받아 사용할 수 있으며, 비용은 한 달에 5만원이다.
김정은 잼잼테라퓨틱스 대표는 “개인 맞춤형 운동 동작을 배정해 아이의 상태에 맞춘 재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며 “작년 11월 뇌 병변이 있는 사용자들이 재구매하는 것을 보면서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마인드허브
마인드허브는 뇌질환 환자의 인지장애 재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치매, 지적발달 장애와 같은 인지장애를 겪는 환자가 전문적인 치료를 받기 위해선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그러나 한 번 치료를 받는데 비용이 비싸고, 환자가 직접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위해 마인드허브는 인공지능(AI) 전산화 인지재활 프로그램 ‘제니코그’를 개발했다. AI 기반의 뇌질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해 적합한 훈련을 찾아주는 기능을 한다. 회사가 성모병원과 경도인지장애 뇌졸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를 한 결과, 인지장애가 기존보다 10% 개선됐으며 발달장애 언어기능도 10%가 개선됐다.
이해성 마인드허브 대표는 “제니코그는 서비스형인터넷(SaaS)형 전산화 인지재활 프로그램으로 태블릿이나, 모바일 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며 “이번달 월 구독료 5만5000원의 가정용 서비스를 출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이허브
마이허브는 의료현장에서 쉽게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의료 AI 전용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한다. 마이허브는 의료기관에서 AI를 도입하기 위해 수많은 솔루션의 정보를 확인하고 일일이 서비스 사용을 계약해야 하는 번거로움에 주목했다. 또 기존 의료기기와 연동할 경우 문제 발생 시 원인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는 점,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가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한다는 점도 문제로 봤다.
마이허브는 여러 분야별 AI 솔루션과 연동해, 병원에서 필요한 AI 솔루션만 선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여러 의료 AI 솔루션 설치부터 전용 뷰어, 유지보수 등을 제공한다. 또 GPU 서버가 아닌 클라우드를 활용해 비용을 기존보다 낮췄다.
양혁 마이허브 대표는 “(마이허브가) 직접 의료모달 정보를 가져와 데이터를 정교화하고 이를 클라우드 AI 서버에 넘겨 진단결과를 고객에게 서비스한다”며 “의료 영상 종류별 소견 정보, AI 분석결과 전송 등의 기능을 기반으로 1년 만에 300개 의료기관에서 (자사 서비스를) 도입했다”고 전했다.
에드믹바이오(EDmicBio)
에드믹바이오는 인체 장기를 본뜬 장기칩을 신약 개발, 환자 맞춤형 약물 처방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해당 장기칩은 3D바이오프린팅, 바이오잉크 기술을 기반으로 하며, 인체의 장기를 체외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약물 효능, 독성실험에 적용한다. 또 환자의 암세포를 이용한 3D 장기칩을 통해 실제 환자의 환경을 몸밖에서 구현, 각종 약물에 대한 반응성을 확인해 최적의 약물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동헌 에드믹바이오 대표는 “현재까지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약 9억원으로, 누적 연구비 회사 수주액은 22억1000만원”이라며 “부산대, 강원대, 알데바, 성균관대 등 총 4건의 3D 바이오프린팅 시스템 납품을 완료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살핌
보살핌은 사용자가 적합한 요양보호사를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케어파트너’를 서비스하고 있다. 요양보호사가 환자, 가족, 센터에 대한 정보를 상세하게 파악하고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보살핌은 사용자가 요양보호사를 빠르게 찾고, 요양보호사가 환자나 센터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고, 요양기관이 환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까지 보살핌을 이용한 요양보호사는 누적 12만명, 서비스를 이용한 요양기관은 2600곳을 기록했다.
장한솔 부살핌 대표는 “기존 서비스의 흐름을 바꿔 고객들이 원화는 보호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며 “향후 요양보호의 구인구직뿐만 아니라 요양기관에 고객을 연결하는 광고 비즈니스로 확장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렌지바이오메드
오렌지바이오메드는 당뇨관리를 돕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당뇨관리의 궁극적 목표는 당뇨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다. 이때 당뇨합병증을 예빵하기 위해선 당화혈색소라는 수치를 주기적으로 측정해야 하며, 이에 따라 관리를 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선 병원에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수밖에 없다. 이러한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오렌지바이오메드는 가정에서도 당화혈색소를 측정할 수 있는 키트를 개발했다. 본체에 카트리치를 삽입하고 혈액을 채취해 떨어트리기만하면 당화혈색소의 수치가 측정된다. 환자는 이러한 데이터를 스마트폰으로 기록해 원격진료 등에 활용할 수 있다.
고웅현 오렌지바이오메드 각자대표는 “세계 최초로 미세유체기술 기반의 개인용 당화혈색소 측정 의료기기를 개발했다”며 “기존 병원 장비의 500분의 1 수준 가격으로 경제성과 사용성, 접근성을 높였다”고 강조했다.
뉴베이스
뉴베이스는 AI를 활용한 메타병원 교육 솔루션 ‘메디크루’를 제공한다. 즉, 메타버스에 병원과 환자 등을 구현해 임상에 가까운 의료실습환경을 제공한다. 메디크루는 병원 지도, 대화형 AI 환자, 의료 기술을 메타버스에 모듈해 구현했다. 사용자가 직접 교육시나리오를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호흡곤란을 겪는 환자를 설정하면, 사용자가 여러 의료 기술을 적용하며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박선영 대표는 “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실제 병원에서 사용하는 약품 명칭 등을 적용해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으며, 개발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원하는 시나리오를 생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