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한 ‘리플’ CEO가 밝힌 한국 시장 전략
“한국 암호화폐 거래소는 세계 최대 규모로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다”
암호화폐 인프라 기업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가 방한해 한국 시장에 꾸준한 투자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리플은 현재 국내 학계와 블록체인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한국이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만큼, 충분한 시장성이 있다고 본 것이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3일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권과는 협력을, 기업들에는 투자를 하며 한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목표를 공유했다.
새로 리플과 협력하는 대표적 학교는 연세대학교다. 연세대는 리플이 운영하는 블록체인 학술 연구 프로그램(UBRI)에 참여해 인공지능(AI), 금융, 정보시스템, 운영관리 등 블록체인 기술 연구를 할 예정이다. 지난 2018년 시작된 UBRI 프로그램은 지금까지 총 6000만달러(한화 약 800억원)가 투입됐다. 리플은 연세대 뿐만 아니라 고려대 등과도 블록체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리플은 UBRI를 통해 연세대의 해커톤 활성화, 리플의 블록체인 플랫폼인 XRPL 레저의 검증자 출범을 지원할 계획이다. XRPL 검증자는 신뢰할 수 있는 특정 검증자 집합인 고유 노드 목록의 거래제안을 평가한다. 즉, 블록체인 상의 네트워크 보안과 탈중앙화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갈링하우스 CEO와 동행한 에릭 반 밀텐버그 전략 이니셔티브 부사장은 “학계가 블록체인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관련 기술을 알고자 하는 것은 고무적”이라며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우리는 연구 역량을 강화할 수 있고 교수진과 학생들은 블록체인 인프라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고 말했다.
리플은 한국 시장에 대한 지속적 투자 계획도 밝혔다. 에릭 반 밀텐버그 수석부사장은 구체적인 투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 “(한국에 대한) 투자액에 상한선을 부여하고 싶진 않다”며 “양질의 프로젝트가 계속 만들어진다면 더 많은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답했다.
리플은 한국 시장에 투자를 하게 된 배경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높은 점에 주목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한국은 암호화폐 개인투자자의 열기가 뜨거우며 거래소에서 보유한 리플코인(XRP) 대부분이 한국, 일본 시장에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내에서 특정금융정보법,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등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가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리플은 암호화폐의 제도화에 대해 반긴다는 목소리를 냈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규제의 명확성은 최우선 과제”라며 “금융위가 가이드라인을 통해 디지털자산에 대한 법적 검토를 하겠다고 발표했으며, 내년 상반기 관련 개정안이 통과되어 명확한 분류체계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올 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지수상장펀드(ETF) 거래를 공식 승인한 가운데, XRP의 현물 ETF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에릭 반 밀텐버그 전략 이니셔티브 수석부사장은 XRP 현물 ETF 출시 가능성을 시사했다.
에릭 부사장은 “XRP 입장에서도 자연스러운 ETF 후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XRP는 전세계적으로 (암호화폐) 시가 총액 상위 10대 안에 드는 만큼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XRP ETF 출시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은 지금 발표할 수 없다”면서도 “다만 자연스러운 행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다가올 미국 대선이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는 “암호화폐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의 차이가 있어야 하는 문제는 아니”라며 “미국 공화당이 암호화폐에 친화적인 것은 맞으나, 여러 민주당원들도 기술 기회를 보고 앞으로 기술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선거 결과가 어떻든 새로운 대통령이 나오면 SEC같은 미국 주요 기관서도 암호화폐에 대한 참여를 원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