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문 열리자, 로봇 입장
# 박스를 얹은 조그만 로봇이 이동하더니 엘리베이터 앞에 멈춰 선다. 이윽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로봇이 매끄럽게 탑승한다. 만약 엘리베이터가 만원이라면 다음 엘리베이터를 탄다. (유튜브 동영상)
로봇이 넘어지지 않고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서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금까지는 매끄러운 탑승을 위해 로봇과 엘리베이터를 일일이 연동해야만 했다. 연동 작업 기간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엘리베이터 제조사나 모델에 따라 로봇이 연동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최근엔 기업들이 오랜 연구개발 끝에 몇 번의 클릭만으로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탑승하도록 기술 수준을 올렸다.
그동안 로봇이 원활하게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은 로봇 업계뿐만 아니라 물류 업계의 관심사이기도 했다. 결국 상품을 고객의 집 문 앞까지 배송할 수 있어야 라스트마일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네이버, 클로봇, 마로솔(빅웨이브로보틱스)같은 곳들이 관련 산업에 뛰어들었고, 이러한 기술을 현실화했다.
로봇 제조자동화 솔루션 ‘마로솔’을 운영하는 빅웨이브로틱스는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스마트공장·자동화 산업전’에서 로봇의 엘리베이터 탑승을 시연했다.
마로솔은 두산로보틱스 출신 김민교 대표가 지난 2020년 창업한 로봇 스타트업이다. 서빙, 안내, 청소용 로봇부터 산업, 물류용 로봇까지 다양한 종류의 로봇과 이를 통합 관제할 수 있는 솔루션을 판매한다. 지난해 3월 98억원 규모의 시리즈A를 투자해 누적 투자금액은 113억원이다.
이날 마로솔이 선보인 기술은 자사 로봇 통합관제 서비스 솔링크에 엘리베이터 연동 기능을 더한 ‘솔링크 링커’다. 고객은 솔링크 링커를 미들웨어로 설치하면 사업장의 로봇들과 엘리베이터를 연동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마로솔은 국내 로봇 제조기업과 엘리베이터 기업에게 자사 API를 공개하고 연동했다.
김민교 마로솔 대표는 “어떤 로봇이든, 어떤 엘리베이터든 솔링크 링커만 연결되면 프로그램을 통해 쉽게 연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동 이후에는 로봇의 위치와 상태 등을 확인하고 실시간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다. 회사의 주요 서비스 중 하나인 로봇 통합관제 솔루션 ‘솔링크’로 가능하다. 솔링크는 서비스형인터넷(SaaS)의 일종으로, 제조사나 로봇의 종류가 달라도 로봇을 통합 관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는 솔링크를 통해 원하는 로봇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동작할 수 있으며, 로봇들의 작동현황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로봇에게 작업수행 명령을 내리는 것은 간단한 조작을 통해 할 수 있다. 솔링크에서 이용할 수 있는 ‘워크플로우 빌더’는 파워포인트처럼 도식화되어 있어 로봇의 작업수행 명령을 마우스로 끌어다 놓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존에는 엘리베이터, 자동문, 배송로봇, 안내로봇이 연계된 복잡한 로봇 활용 시나리오에서 한가지의 동선만 바꾸고 싶어도 관련 업체에 연락해 모든 요소를 수정해야 했다.
송준봉 마로솔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워크플로우 빌더를 통해 마우스 클릭만으로 바로 로딩이 가능하고 기존에 만들어진 노드를 지우고 새롭게 추가하는 것만으로 시나리오가 만들어진다”며 “꼭 고경력의 엔지니어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시나리오를 수정하고 유지보수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로솔이 공략하고 있는 시장은 병원, 호텔, 상업용 빌딩, 공공기관, 공장 등 다양하다. 시장 규모로만 보면 전체 판매 로봇 비중 중에서 제조로봇이 80%, 물류 로봇이 10%, 서비스 로봇이 10%를 차지한다.
회사는 향후 서비스 로봇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봤다. 김민교 대표는 “현재 (시장성이 큰 곳은) 제조이지만 물류와 서비스 로봇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으며 실제로 그 시장은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로솔의 수익모델은 크게 제조사의 로봇 판매비용과 이와 함께 공급하는 솔링크 판매비용 등이다. 김민교 대표는 “(로봇을 도입하려는 고객사에) 컨설팅과 솔루션을 주고 사후 관리를 해준다”며 “소프트웨어를 공급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