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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니콘 나오려면 얼룩말 육성부터 해야” 한상우 코스포 신임의장

“얼룩말들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시장에서 열심히 뛰다보면 그 안에서 유니콘, 더 나아가 데카콘이 나온다. 결국 얼룩말이 신나게 뛸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지난달 28일 코리아스타트엄포럼(이하 코스포) 의장으로 부임한 한상우 위즈돔 대표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얼룩말과 초원에 비유했다. 스타트업(얼룩말)이 유니콘, 데카콘으로 성장하려면 시장 환경(초원)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때 시장은 전통 사업자들이나 규제에 얽매이지 않은 환경이어야 한다고 한 의장은 강조했다.

그러나 그가 본 지금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갈등과 규제라는 문제에 당면해있다. 지난해부터 어려워진 투자유치 환경에 더해 로톡 사례처럼 전통 사업자와의 갈등도 스타트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다. 규제의 걸림돌 역시 곳곳에 있다. 한 의장은 공유버스 플랫폼 위즈돔을 운영하면서 겪었던 규제 대응과 갈등 해결의 경험을 바탕으로 코스포 회원들이 직면한 문제를 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 의장은 부임과 함께 주요 안건을 담당하는 분과를 만들기도 했다. 회원사로부터 어떤 분과를 만들면 좋을지 의견 수렴을 했다. 그. 결과 스타트업커뮤니티, 대외협력홍보, 성장발전, 정책제도, ESG, 여성지역 6개의 분과가 생겼고 담당 위원장도 선임했다. 임기기간 동안 해당 문제에 집중 대응하겠다는 의지다.

한 의장이 열거한 임기 내 실현하고픈 목표는 더 있다. 지방에 있는 스타트업과의 교류를 활성화해 잠재력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 회원사들과의 비즈니스 매칭을 지원하는 것도 할 일이다. 또 스타트업 육성 지원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올 하반기부터 가시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 한 의장을 만나 앞으로의 코스포 운영 계획을 들어봤다. 

의장 선임을 축하한다. 소회 한마디 전한다면?

사명감이 생겼다. 코스포가 출범한지 8년차가 됐고 스타트업이 힘든 시기인 가운데 내가 쓸모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2년간 스타트업 생태계에 열심히 기여하고 박수 받고 떠나고 싶다. 

스타트업 시장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하는 시기다. 거시경제 관점에서 고금리라는 상황이 스타트업에겐 참 어렵다. 축구에 비유하면 예전에는 (스타트업을 창업하려는 사람들에게) “한 번 뛰어봐”라고 말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정교하게 패스하고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한 편으로는 내실있게 잘 하는 곳도 있어서 결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계속해서 학습을 하는 과정에 있다. 또 학습하면서 깨달은 것들, 경험과 지혜가 있다면 이를 코스포에서 공유하고 나눌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가장 예의주시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창업자들은 청춘을 바치면서 스타트업을 하는데, 적어도 이런 점이 꺾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 후생을 위해 시작한 스타트업이 기득권 세력으로부터 압박을 받곤 한다. 시장을 열어야 스타트업이 나가고, 경쟁하다보면 좋은 서비스가 나오지만, 스타트업은 항상 기득권과 부딪힌다. 

가장 염려하는 점은 창업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하는데, 이 일터를 만드는 사람이 없어지고 있다. 출산율이 줄어 인구 수가 감소하는 것만큼 무서운 일이라고 본다. 

누구나 과감하게 창업할 수 있도록 하고 창업률을 늘리는 것이 코스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투자 환경이 좋진 않지만 시장 환경이 개선되고 좋은 비즈니스가 등장하면 풀어갈 길이 있을 것이다. 

임기 기간 동안 꼭 해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다시 스타트업하기 좋은 나라’를 슬로건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공정한 자유 경쟁 시장을 조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을 보호하는 차원이 아니라 말 그대로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대기업 내부 거래 사업이 시장으로 나오면, 솜씨를 발휘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 많다. 

기득권의 폐쇄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부동산의 경우 기존 폐쇄 시장에서만 매물이 공유되곤 한다. 의료 시장도 마찬가지로 (스타트업 등 신규 산업에 열려있지 않는 등) 디지털 전환에 대해 소극적으로, 이를 열 필요가 있다. 

범정부 차원에서 스타트업 정책기구 혹은 지원기구를 만들었으면 한다. 현재는 (현안이 생길 시 해당 스타트업에서) 주무부처의 담당을 찾아가는데, 범정부 기구가 생기면 적극적인 규제 해결에 힘이 실리게 될 뿐만 아니라, 정무적인 영향력, (산업군과 부처 간) 전반적인 조율이 가능해지는 등 좋은 사례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회원사들에게 내부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무엇인가?

코스포가 런닝메이트이자 멜팅팟(Melting pot, 여러 요소가 하나로 동화되는 것)이 되겠다고 이야기한다. 코스포는 시가총액 억 단위의 스타트업부터 설립 전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규모의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을 지원하고 우리 생태계에서 적절한 리소스를 발견해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회원사가 아니더라도 매력적인 회사들이 많은데 스스로가 스타트업인지 모르는 곳들도 많다. 실례로, 50년 된 지방의 한 나물가게가 있는데 나물을 얼리고 해동할 수 있는 특수 포장지를 만들어 장사를 한다. 외부에서 봤을 땐 훌륭한 F&B 스타트업인데, 정작 본인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훌륭한 스타트업을 재해석, 재발견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코스포가 해야 하는 역할 중 하나가 지역 통합이다. 주로 활동이 서울, 수도권에 국한되어 있는데, 앞으로는 가능한 코스포 행사의 절반 이상을 지방에서 소화할 생각이다. 지방자치단체나 지방 기업들과 교류할 계획이다. 스타트업이 사업을 지속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자주 모여서 만나고, 이 과정에서 여러 화학적 작용이 일어나도록 해보겠다. 

새로운 분과를 신설했다고

그렇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6가지 분과(스타트업커뮤니티, 대외협력홍보, 성장발전, 정책제도, ESG, 여성지역)를 만들었고, 각 분과마다 위원장이 있다. 위원장은 자율성을 가지고 런닝메이트이자 멜팅팟으로서의 코스포를 만드는데 역할을 할 것이다. 회원사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모아 사업으로 만드는, 회원을 위해 기능하는 조직을 구성했다.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유니콘’을 중요시하지만 초원에는 유니콘 대신 얼룩말이 많다. 얼룩말들이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시장에서 열심히 뛰다보면 유니콘도, 나아가 데카콘도 나온다. 결국 얼룩말이 신나게 뒤는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누군가가 초원에 나가야 이들 중 하늘로 비상하는 유니콘이 나오는데 이를 위해선 창업률을 늘려야 한다. 또 이를 위해선 평범한 얼룩말도 신나게 뛸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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