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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딥서치 “기업과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인공지능(AI)과 관련된 기업에 투자하고 싶은데 괜찮은 기업 어디 없을까?’

’다른 투자자들은 관심을 끊은 메타버스에 투자할 회사가 혹시 있지 않을까?’

투자자들은 이런 종류의 고민을 많이 할 것이다.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시장을 조사하고 기업들을 찾아다니면서 평가를  한다. 이런 조사를 좀더 편하게 자동화할 수는 없을까?

‘딥서치’는 이런 이런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등장한 스타트업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업을 찾아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이 딥서치가 하는 일이다. 투자자가 원하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안내하고 투자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준다.

딥서치는 많이 알려진 회사는 아니지만 신생회사는 아니다. 창업한지 올해로 10년차를 맞았다. 김재윤 대표에 따르면, 그 중 약 6~7년은 검색엔진을 개발하는데 시간을 썼다고 한다. 외부에서 사온 데이터와 자체 개발한 검색엔진, GPT를 활용해 기업을 추천해주고, 그 기업이 어떤 곳인지 알려준다. 주로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등 금융권과 기업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곳이 고객사다. 

예를 들어 자산운용사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을 구성할 때 딥서치가 제공하는 각종 기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다. 상품의 근거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이다.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싶다면 딥서치의 자동화된 평가도구를 이용할 수도 있다.

딥서치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지향하는 것은 무엇인지 김재윤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딥서치, 어떤 회사인가?

한 마디로 표현하면 기업을 깊이 있게 잘 검색해주는 것이 딥서치다. 벤처캐피탈에서 일하면서 느낀 것은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것은 쉽지만 어떤 기업에 투자를 해야 할지 어렵다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AI)과 관련된 곳에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은 아무나 생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기업에 투자를 해야 할지는 잘 모르는데, 이를 알려주는 것이 딥서치다. 투자 기업을 데이터와 기술로 찾을 수 없을까 고민해 딥서치를 시작하게 됐다. 

만약 AI에 투자하고 싶다고 가정하면 딥서치가 A, B, C 기업을 알려준다. 이를 위해 관련된 기업을 검색하기 위한 인프라를 만들었다. 또 기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뉴스, 공시, 리포트, 통계 등을 모아 데이터를 잘 검색할 수 있는 엔진을 만들었다. 

이를 기반으로 딥서치는 기업 검색이나 발굴 서비스를 한다. 

투자 측면에서 봤을 때 딥서치가 가장 잘하는 분야가 상장지수펀드(ETF)다. 자본시장 원칙에 따라 자산운용사는 ETF 상품에 따라 지수를 참고해야 한다. (상품에 포함되는) 회사가 가진 특허, 사업보고서, 공시자료, 사업영역 등을 데이터로 분석해 기업들이 왜 ETF 상품에 포함됐는지 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딥서치는 자산운용사가 참고할 수 있는 지수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딥서치에서 운용하고 있는 ETF 규모는 약 1.5조원이다. 

-자산운용사 외에도 딥서치 엔진을 사용하는 산업군이 있는지?

그렇다. 증권사에도 딥서치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일반 사용자들이 쓸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사용자들이 항암 관련 주식에 투자를 하고 싶다고 가정하면 증권사 검색창에 ‘항암’을 검색하면 해당 주제를 가진 기업을 찾아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준다. 삼성증권의 주식굴링이 여기에 해당된다. 

영업도 마찬가지다. 상속을 예를 들 수 있는데, 이 경우 상속 자문을 해주는 기업은 상속할 만한 사람을 찾아야 한다. 어려운 것은 상속할 만한 사람을 찾는 것이다. 우선, 관련 대상을 찾으려면 조건을 살펴봐야 하는데 상속받을 회사의 현금흐름과 대표의 나이, 지역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딥서치 엔진은 고객사가 될 만한 다양한 형태의 기업을 찾는 것을 지원해준다. 

인수합병(M&A)에도 딥서치 엔진이 활용될 수 있다. 기업을 검색하고 발굴한다는 점에서 투자와 비슷하지만 목적이 인수라는 점에서 약간은 다르다. 이 부분은 현재 회사가 진출을 하고 있는 영역으로, 대형 회계법인과 사업을 준비 중이다. 

기업의 가치평가도 한다. 기업들에게 전문가 기반의 평가 서비스와 AI 와 데이터 기반의 자동화된 평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상장 기업의 경우 기업가치를 제3자에게 평가받아야 하며, 스타트업도 재무 상태를 평가하고 잘 보여줄 필요가 있다. 

또 정보 자체를 판매할 수 있다. 기업의 실적 등 데이터를 딥서치 사이트에서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 형태로 증권사, 대기업, 은행, 보험사 등에 판매한다. 

정보를 잘 전달하기 위해 특화된 것이 두 가지가 있다. GPT를 기반으로 챗딥서치를 만들었다. 기업 데이터, 자체 검색엔진, GPT 기술을 결합해 만들었다. 기업에 대해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답변을 해준다. 예컨대 최근 A기업의 이슈가 무엇인지, 어떤 회사인지 등을 물어볼 수 있다. 

-이러한 기술에 활용되는 데이터는 어디에서 가져오는 것인지?

데이터는 크게 외부 데이터, 내부 데이터로 두 가지다. 외부 데이터의 경우 시장에서 판매하는 데이터로 기업의 실적, 주가, 회사의 개요, 뉴스, 공시, 증권사 리포트, 특허, IR, 통계 등이다. 신용평가사나 기업의 데이터를 판매하는 회사로부터 사온다. 

내부 데이터는 해당 기업의 데이터다. 주로 회사의 IR 자료 평가 보고서, 미팅 노트, 현황 보고서 등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쓰는 데이터가 해당된다. 

-내부 데이터와 외부 데이터를 활용하면 표준화가 필요할 것 같다. 

외부 데이터는 표준화가 되어 있다. 내부 데이터는 표준화를 진행 중이다. 몇몇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을 했다. 내부 데이터를 활용하는 서비스는 딥서치 마이노트로, 기업에서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의응답을 하는 서비스로 직원용이다. 현재 몇몇 고객사를 대상으로 실험적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다. 

-서비스에 활용하는 AI는 자체 개발을 한 것인지?

직접 개발한 엔진이다. 챗딥서치의 구성요소는 데이터, 검색엔진, GPT로 세가지다. GPT는 아나운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본인이 의사결정을 해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대본이 있다. 사용자가 질문을 하면 데이터를 검색해 GPT에 넘겨주는 방식이다. 데이터는 외부에서 사 왔으며, 검색엔진은 자체적으로 개발을 했다. 

-기술력의 원천은 무엇인지?

딥서치는 10년차 스타트업이다. 2013년 창업을 해서 지금까지 왔다. 사업모델이 만들어진지 몇 년 안됐고 수익을 낸지는 3~4년이 됐다. 약 6~7년 동안 검색엔진을 만들었고, 엔지니어는 전체 직원(25명) 중 약 50%다. 

-사업분야가 무궁무진해 보인다. 또 진출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작년에는 외부 데이터를 수집해서 잘 검색할 수 있도록 검색엔진에 집중을 했다면, 올해는 내부데이터를 GPT에 붙여서 질의응답이 가능해지도록 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기업끼리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하고 싶은데, M&A가 대표적이다. 기업들이 회사를 잘 사고팔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평가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회사가 평가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 관련해 파트너십을 많이 맺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법무법인으로, AI 법무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회사 계약서를 관리하거나 만들어진 데이터를 물어보고 답변을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쯤에서 수익모델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딥서치는 기업간기업(B2B) 서비스다. 수익모델은 정보, 평가, 운용으로, 1년에 매출액은 약 50억원 정도다. 이 중 60%가 API 기반의 데이터를 판매하는데서 발생한다. API는 구독 서비스 기반으로 고객사마다 다르지만 약 1억원에서 3억원 정도 발생한다. 또 20%는 ETF에서 나온다. 

-주요 고객사는 어디인가?

증권사, 은행, 자산운용사, 일부 대기업, 학교, 연구소 등이 있다. 

-경력이 개발자, 회계사, 투자 심사역 등 다양한데 이력이 사업에 도움이 됐던 점은 무엇인지?

벤처캐피탈사에 있을 때 투자를 하다보니 투자 시장에 기술이 들어갈 여지가 많다고 생각을 해서 딥서치를 창업하게 됐다. 경험과 이력이 많이 도움이 됐다. 지금도 개발을 하고 있고 회계 관련 평가사업을 하는 등 경험치를 통합해서 사업을 하고 있다. 

-시리즈D(누적 123.5억원)까지 받으면서 투자사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이력에 대한 평가가 좋았다. 딥서치를 잘 할 수 있는 커리어로 봤다. 기업에 대한 지식도 있고 투자, 감사도 해봤고 그래서 투자까지 잘 연결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요즘 투자, 스타트업 시장이 너무 어렵다고들 한다. 스타트업의 경우 이익이 나지 않으면 더 이상 투자를 받기 어렵다고 하는데 회사에 이익이 발생하고 있는지?

월 단위로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BEP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하반기부터 시장 분위기가 바뀌더니, 지금은 자생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마찬가지로 인공지능(AI)도 기술력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어떻게 적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돈을 벌건지가 중요해졌다. 

-단기적 혹은 장기적인 계획이 있다면?

상장 준비를 염두에 두고 있다. 아마 기술특례상장이 유력할 것 같다. 작년에 상장을 준비하다가 실적 이슈로 중단했고, (실적이) 다시 올라오면서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올해부터 준비해서 2025년 상반기를 목표로 시도할 예정이다. 

결국 매출 규모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보다 두세배 이상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딥서치는 기업 데이터에 집중하고 제일 잘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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