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비상장 시장을 위한 허브가 되겠다, 미라파트너스

이라인네트워크에서 타트업을 뷰합니다. 줄여서 ‘바스리’. 투자시장이 얼어붙어도 뛰어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은 계속해 탄생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을 바이라인의 기자들이 만나봤습니다.

벤처투자사(VC)의 관리 업무를 대행하면서 시작했다. “어떻게 VC를 만들어야 하느냐,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알음알음 물어오는 이들의 질문에 대답하다 보니, 어느새 VC 시장이 훌쩍 커진 것을 목도하게 됐다. ‘미라파트너스’는 창업 후 VC는 투자 업무에만 집중하도록, 나머지는 모두 자신들이 대신해 일을 하겠단 것을 목표 삼았다. 인사와 행정, 법무 등 거의 대부분의 업무를 자신들의 관리 영역 안에 두었다.

그러기를 7년. 올해 미라파트너스는 새로 변화를 준비 중이다. 그간 VC와 스타트업으로부터 그러모은 날 것의 데이터를 정비해 VC의 투자 결정을 돕고 스타트업의 성장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차근차근 내보이고 있다. VC의 펀드 운용을 관리한 경험과 VC들의 피투자사인 스타트업으로 부터 확보한 데이터가 재산이다. 이를 기반으로 VC가 투자 의사 결정을 하고 이후 스타트업의 성장 관리까지 전반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로 나아가겠단 방향타를 잡았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 패스트파이브에서 만난 미라파트너스의 박미라 대표(=사진)는 말 그대로 ‘활기’가 넘쳤다. 노트북에는 자신의 성향을 가리키는 ‘커뮤니케이션’ ‘사교’ ‘행동’ 등의 키워드 스티커가 붙어 있었는데, 아마 그가 창업을 하지 않았다면 김미경 씨와 같은 동기부여 강사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 그런 느낌이었다. 확신을 가지고 자신의 사업을 설명하던 그는 “미라파트너스가 비상장 시장의 허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자신감의 근거를 들어본다.

창업 했나?

2017년에 창업을 했는데, 1999년도부터 이제 벤처캐피털에서  관리팀으로 업무를 해오면서 일과 관련한 모임이나 강의를 지속해 오고 있었다. 2016년 즈음해서 VC 업계에 큰 변화가 생겼다. 투자사들도 크게 늘고, 모르는 얼굴들, 완전히 새로운 플레이어들이 업계에 대거 늘어났다. 이분들이 “VC 설립은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자금 관리는 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모르는 것을 물어보려고 계속해 내게 문의를 해왔다. 이런 고민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하는 일의 범위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가

조합을 결성하고 해산, 청산하는 모든 과정에서 필요한 행정관리를 망라한다. 준법 감시, 리스크 관리 등을 모두 하므로 우리 스스로 ‘VC의 관리팀’이라고 이야기 한다.

클라이언트가 늘어날수록 미라파트너스에도 사람이 늘어나야 하는 구조 같은데

맞는데 그래서는 사업을 할 수 없다. 그래서 ‘미라판’이라는 시스템을 개발, 사용하고 있다. 미라판은 GP(genaral partner, 펀드를 운용하는 무한책임투자자)와 LP(Limited Partner, 펀드에 자금을 출자한 유한책임투자자), 그리고 미라파트너스라는 세 주체가 각각 펀드 운용과 관련한 업무를 확인하고 사용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한다. GP가 미라파트너스에 펀드를 맡겨주면, 이 판에서 우리가 관리 업무를 맡는다. 우리는 이걸 ‘타스(Team as a Service, TaaS)’라고 부른다.

같은 구조를 가진 업무 툴을 스타트업에도 제공하고 있다. 미라파트너스가 관리 업무를 맡고, 스타트업은 본인 회사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거나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외에 미라파트너스가 펀드를 관리하는 조합에서 투자한 기업이라면, 피투자기업에 대한 관리도 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그런 서비스다.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자동화하고 있고 사람이 수동으로 해야 하는 부분을 줄이고 있다. 그래서 인력을 더 채용하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매뉴얼화하고 있다.

시장엔 여러 관리 서비스가 나와 있다. 그런데 VC, 혹은 스타트업만을 대상으로 하는 이런 관리 모델이 필요한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세무만, 급여만, 법무만 별도로 제공하는 그런 곳들은 많다. 그런데 그런 곳들은 모두 사스(SaaS, Soft as a Service) 모델이다 보니 구매자가 직접 쓸 줄 알아야 한다. 회계 프로그램을 쓴다고 해도 회계 관리는 지식과 경험이 있어야 한다. 게다가 이 서비스들을 다 연동할 수도 없는 머리 아픈 일이 있다. 아주 작은 곳들은 이런 서비스를 인사나 세무, 회계 등 개별로 구매해 쓰는 것도 부담일 거다.

급여부터 시작해 회사의 여러 민감한 정보가 미라파트너스로 넘어가는 것에 부담을 느끼진 않나?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다만 보안과 관련해서는, 정말 많은 데이터가 들어오기 때문에 우리가 자체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최근에 ISMS-P(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관리체계) 컨설팅도 시작을 해서 보안 부분도 정비를 하려 하고 있다. VC나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더 고민인 것은 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행정 부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이지 정보를 주는 것에 대한 큰 부담은 없는 것 같다.

VC 스타트업이 관리 업무를 직접 하지 않고 미라파트너스에 맡겼을 어떤 효용을 있나?

비용적인 측면이 있다. 우리는 조합(FUND)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데,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단은 관리 업무직 채용에 대한 고민을 덜 수 있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A부터 Z까지 모든 걸 할 수 있는 관리팀을 뽑아야 하는데, 그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인력을 뽑으면 급여가 올라간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스타트업에 오면 막상 할 일은 많지 않다. 인건비가 낮은 친구를 뽑으면 그 업무를 모두 감당하지 못한다. 결국은 대표가 급여도 보내고 서류도 끊고 하면서 뛰어다니게 되는 거다. 미라파트너스가 한 사람의 임금 정도 수준으로 전문적인 서비스를 지원하게 되니 스타트업이 하는 관리 고민을 적은 비용으로 해결해 줄 수 있다.

비용 절감 외에 줄 수 있는 이점에는 퇴사자가 생겨도 모든 히스토리가 시스템에 남아 있으므로 업무의 이력을 추적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또, 복잡하고 반복적이고 하는 업무를 본인들이 하지 않아도된다.

나머지 하나는, 이제 준비하고 있는 부분인데,  데이터를 모아서 투자사나 스타트업이 의사결정하는 데 도움을 주려 한다. 현재 투자를 집행하는 것에 패턴 같은 것을 보면서, 그에 필요한 데이터를 모아 보여드리기 시작한다면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리라 본다. 아울러 피투자 기업의 성장에 대해서도 사후관리를 계속 해야 하는데, 지금 이 회사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그 추이가 꺾이고 있는지 아닌지, 다른 기업들 대비 성장하고 있는 건 맞는지 등을 비교해 확인해볼 수 있도록 하는 그림까지 그리고 있다. 즉,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의사 결정을 하고 이후 관리까지 전반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기획하는 중인데, 내년부터는 여기에 좀 집중하려 한다.

사업 방향이 VC 투자 의사결정을 돕는 서비스로 간다는 건가?

그간에는 단순 반복되는 업무적인 부분, 세무적인 부분, 회계적인 행정 절차에 대한 업무 지원을 해드렸다면, 두번째로는 투자에 있어 의사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주는 쪽으로 가려는 거다. 예를 들어 투자하고자 하는 후보 스타트업을 발굴했다면, 이 스타트업의 경쟁사를 함께 검색해 간략하게나마 기업 리포트를 확인해볼 수 있도록 제공하는 식이다.

또, 이미 투자한 기업의 사후관리와 관련한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재무제표나 주주명부, 4대보험 가입, 등기부등본 같은 것을 취합해 이 회사의 현재 런웨이 지수는 어떻게 되는지, 성장성은 어떻게 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분기별 재무 데이터와 기업 성장과 관련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없는, 예를 들어서 지금 현재 2023년 3분기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곳은 스타트업 내부 직원이 아닌 이상 미라파트너스 밖에 없을 거다.

미라파트너스 어떻게 그런 지표들을 가지고 있나?

우리가 스타트업에 대한 행정 업무 지원을 하고 있어서다. 보통 스타트업이 내부적으로 재무지표를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고, 외부 회계법인에 기장(장부에 기록)을 맡긴다. 외부에 기장을 맡기는 경우 월 마감을 하지 않는다. 주로 1년에 한 번 재무제표를 만들어주는데, 그러면 (의사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로 쓰기에) 늦다. 미라파트너스가 미루지 않고 월마감을 하다보니 VC가 필요로 할 때 재무제표를 바로 보여줄 수 있다.

스타트업에서 미라가 경영지원팀장이 되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얻는 데이터도 있고, 이렇게 두 가지 성격으로 스타트업 데이터를 우리가 모을 수 있다.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회사에 자금이 더 필요한 경우, 예를 들어서 런웨이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대출이 가능한지, 아니면 투자가 더 필요한지 등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앞으로 만들어가려는 서비스 내용의 범위에 포함되어 있다고 봐주면 좋을 것 같다.

아직 대외적으로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인텔리전스한 영역의 서비스를 잘 하는 곳과 손잡고 우리가 행정업무를 지원하면서 확보한 로우 데이터를 시각화해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도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 미라판 안에서 GP나 LP, 스타트업이 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로우 데이터를 바탕으로 A부터 Z까지 일련의 모든 투자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봐주면 좋을 것 같다.

VC만을 대상으로 관리 서비스를 것이, 시장이 작지 않나?

맞다. 그러나 비상장 시장에서는 vc를 빼고 얘기할 수 없을 것 같다.  결국에는 거래가 vc들 간에서 이루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 시장을 어느 정도 (점유)하고 나면, 스타트업 시장을 보고 있다. 그 시장이 훨씬 더 클 것이므로, VC를 통해서 경험치를 쌓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왜냐하면 2017년에 펀드 업무도 용역부터 시작했고, 그 이후 이 업무들을 매뉴얼화, 자동화하는 과정을 계속 밟으며 성장해왔다. 그 결과 미라판과 신규 서비스가 올 초 론칭이 됐고 계속 고도화해 가는 과정이다. 비슷하게, 스타트업을 상대로도 지금 2년째 용역으로 그들의 행정을 ‘VC를 위한 미라판’에서 한 것처럼 매뉴얼화하고 자동화하도록 기획이 끝난 상태다. 개발에 들어갈 예정인데, 그렇다고 보면 우리는 스타트업 시장을 좀 더 크게 보고 있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 된다.

시장이 매우 어렵다. 이런 분위기가 미라파트너스에도 영향을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투자는 여전히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회사 최대치로 성장한 후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 것으 생각하나?

비상장 시장의 허브가 되어 있지 않을까. 펀드 ERP 하는 곳,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곳 등등 회사가 제각각 많지만 이를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는 곳은 현재로서는 없다. VC와 스타트업 등 비상장 시장 안의 모든 플레이어가 핵심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백오피스를 지원하면서, 그렇게 모인 데이터들로 그들의 투자 의사 결정을 돕고 회수까지 도와줄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우리가 스타트업의 리얼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를 미라의 서비스 안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이 가능해질 것 같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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