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더스게이트3’와 확률 뽑기 20번, 당신의 선택은?

젤다의전설 메타크리틱(게임 평점집계 유명 사이트) 점수를 잡은 게임이라니. 무려 97점(100점 만점)이다. ‘발더스게이트3(BaldursGate3)’ 얘기다. 어느 정도 기대는 모았으나, 예상을 훌쩍 넘어선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전문가와 이용자 평가가 일치한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잡았다. ‘압도적 긍정’ 스팀 평가가 쏟아진다. 그야말로 호평 일색이다. 2023년 고티(GOTY, 올해의 게임) 수상에 가장 근접한 게임으로 떠올랐다.

발더스게이트3는 리리안 스튜디오의 세번째 개발작(직접 배급)이자 19년 만에 나온 정식 후속편이다. 발더스게이트2를 인생 게임으로 꼽는 기자에겐 대단히 높은 자유도가 기억에 남는다.

도적으로 플레이하며 NPC(컴퓨터) 상대로도 훔치기 스킬을 난사하다, 게임 진행에 필수적인 아이템을 없애 버려 난감했던 적이 있다. 정해진 길이 있는 보통의 게임이라면 NPC에겐 훔치기 스킬이 통하지 않는다. 또 스페이스바(일시정지)를 수없이 눌러가면서 도적 백어택(뒤치기)에 파티원의 각종 공격 스킬 효과를 극한으로 중첩해 이른바 넘사벽의 강력한 적을 한 방에 보낼 때 쾌감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엄청나게 많은 대사와 수시로 등장하는 선택에 따른 분기 그리고 방대한 맵 속에서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캐릭터와의 관계 등 그야말로 던전앤드래곤즈(D&D) 판타지 세계를 모험하는 느낌이 들었다.

발더스게이트3 게임 이미지 (사진=리리안 스튜디오)

세간의 평가를 보자면 그런 전편의 재미를 더욱 강화해 돌아온 것이 발더스게이트3다. 엄청난 콘텐츠 분량이 뒷받침돼 게임 속에서 할 게 너무 많다는 것이 대체적 반응이다. 진입 장벽이 높은 게임 특성상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으나, 게임 자체 완성도로는 딱히 흠잡을 부분이 없어 보인다.

최근 발더스게이트3 등 메타크리틱 최상위에 새 얼굴들이 눈에 띈다. ‘젤다의전설: 왕국의 눈물’(96점), ‘바이오하자드 RE:4’(93점), ‘스트리트파이터6’(92점), ‘디아블로4’(91점) 등이 올해 등장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 프랜차이즈들이다. 여기에 발더스게이트3가 최고 점수를 경신하면서 치고 들어왔다. 점수 인플레이션 현상은 아니다. 올해 50~60점대 신작도 수두룩하다. 엄밀히 말하면 대작 인플레이션이다.

올해 국내 업계가 본격적인 서구권 진출을 노린다. 매해 서구권 진출을 외쳤으나, 올해 들어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대규모 적자 사태를 기록하면서 배수의 진을 쳐야 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국내 업계는 확률 뽑기 아이템이라는 수익모델(BM)을 적극 활용했다. 멀티플렉스 오락실과 인형점에서 볼 수 있는 기계 뽑기와는 완전히 다른 모델(관련기사 참조)이다. 지난 몇 년 간 폭발적 매출을 일으키던 달콤한 과실(BM)이었으나, 이제 아무리 비료(이벤트)를 뿌려도 당도(수익률)가 떨어지는 상황을 맞았다. 결국 대다수 기업들이 전년동기 대비 실적 하락세를 기록하거나 적자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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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중국과 미국, 일본을 이은 세계 톱4의 게임 시장(2021년 대한민국 게임백서 기준)이다. 영국과 독일 등 전통적인 게임 강국을 제쳤다. 인구 수와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고려하면, 이미 덩치가 커질 대로 커졌다. 사실 고강도 확률 뽑기로 멱살을 잡고 시장 규모를 끌어올린 상황이다.

최근 업계에선 모바일게임 시장이 쪼그라들었다고 말한다. 앱마켓 톱10 매출이 전반적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이용자들의 과금 피로도가 누적된 탓이 아닐까 한다. 이 상황에선 예전처럼 껑충 점프하는 식의 성장은 어렵다고 보는 것이 맞다.

엘든링 게임 이미지 (사진=프롬 소프트웨어)

지난해 웰메이드 신작 ‘엘든링’이 나오면서, 콘솔 게임을 준비하던 국내 기업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엘든링은 그해 주요 시상식 고티를 싹쓸이했다. 올해 발더스게이트3, 젤다의전설:왕국의눈물과 같은 누구나 인정하는 걸작의 등장은 게임 업계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하다. 현지 시장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춰야 하는 까닭이다.

해도 해도 즐길 거리가 넘친다는 발더스게이트3의 국내 스팀 가격은 6만6000원. 국내 모바일게임 뽑기 10회(3만3000원)를 두 번 구매한 가격과 같다. 뽑기 10회에 6만원 게임도 등장했다. 이용자들이 술렁였다. 순식간에 지나갈 확률 뽑기가 이 가격이라면, 스팀에서 최신 패키지 게임을 산다는 얘기가 대번에 나왔다.

그 패키지 게임이 발더스게이트3라면 확률 뽑기와는 점점 멀어지는 희비 쌍곡선이 그려질 듯하다. 이래저래 발더스게이트3의 등장은 이용자에게도 기업에게도 신선한 충격이다. 고강도 확률 뽑기 카드를 꺼내 들기가 더더욱 어려운 시장이 자리 잡는 가운데 해답을 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대호 기자>ldhdd@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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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댓글

    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기만족 외의 가치가 1도 없는데이터 쪼가리를 지금 테마주에 비유한거임? 진짜 불쌍한 사람이네

  1. 호평에 혹한 분들 꼭 실제 플레이 영상이랑 비판 리뷰도 잘 찾아보시길
    진짜 호불호 극심하게 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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