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샐러드·뉴지스탁: 핀테크 업체가 지금 필요로 하는 것

“요즘 창업가, 기업 대표들을 만나면 여러가지 어려운 대외환경으로 인해 혁신에 대한 사회적 지원, 움직임이 위축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혁신에 대한 요구는 더 커진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는 20일 한국핀테크산업협회 등이 주최한 ‘힘내라 핀테크 자율과 혁신으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경제 위축으로 스타트업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당국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왼쪽부터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회 위원, 이승건 토스 대표

토스는 핀테크 업체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마이데이터 산업이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몇 가지 보완점을 제시했다. 먼저, 마이데이터의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성능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중희 토스 사업개발실장은 “마이데이터 제도는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API가 금융기관과 일대일로 연결되어 있는 구조라 정보제공자의 서비스 중단은 모든 마이데이터 사업자 서비스의 정보제공 중단으로 이어진다”며 “현재 정보제공자의 정보제공 성능에 대한 기준이 부재하다”고 지적했다. 

토스에 따르면, 현재 정보제공 실패율이 50% 이상으로 올라가는 기관 수가 일 기준 35곳이다. 이에 토스는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해당 기관에 대한 임시 점검 처리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정보제공 수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마이데이터 연계 서비스를 위한 API를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중희 실장은 “금융결제원에서 제공하는 어카운트 인포 기능 중 은행 자동이체, 카드 자동결제 변경 기능을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 제공한다면 사용자들의 편의성이 증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법적대리인 등의 절차를 통한 청소년 서비스 제공 허용, 마이데이터 비용체계를 정보제공 기관의 수익창출 관점이 아니라, 도입 취지에 맞게 합리적으로 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뱅크샐러드도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대한 개선을 요청했다. 

플랫폼 사업자는 금융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예금상품 비교 추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과거에는 모든 사업자가 이 서비스를 할 수 있었으나,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발효되면서 관련 법적 자격을 취득한 사업자만 오는 4월 이후 예금 비교 추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경우 현행 법의 충돌로 법적 지위를 획득하기 어려워 임시방편으로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예금상품 비교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혁신금융서비스 관련 내용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전보다 많은 규제가 따라 붙는다. 저축성 정기 예적금 상품만 중개할 수 있으며, 제휴 금융사별로 전년도 예적금 신규 모집액의 3~5%만 온라인 플랫폼으로 모집할 수 있다. 

이밖에도 온라인대출 모집법인 수준의 등록 요건(인적, 물적설비)을 구비해야 하며, 추천 알고리즘 외부 검증, 금융보안원 보안성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반기별 모집 실적과 수수료를 보고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이정운 뱅크샐러드 이사는 “결과적으로 금융규제 샌드박스 조건이 빅테크에게만 사업기회를 주고 작은 사업자들은 버티기 어렵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과도하게 플랫폼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오히려 다양한 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투자 플랫폼을 운영하는 뉴지스탁의 문경록 대표는 투자 자산관리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언을 했다. 먼저, 지난 2021년 DGB금융그룹에 인수된 뉴지스탁은 금융사의 자회사로 편입된 핀테크 기업이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그 자회사(손자회사)로 금융사를 설립, 인수할 수 없어 사업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업무 연관성이 있는 금융기관을 설립, 인수할 수 있도록 규제 정비를 당부했다. 

또 개인형퇴직연금제도(IRP) 적립금의 투자일임을 허용하고 핀테크 기업의 비상장주식 거래 플랫폼 사업자 진출 허용, 토큰증권 제도화 이전에도 금융규제 샌드박스로 사업할 수 있는 기회 마련 등을 부탁했다. 

관련해 금융 당국은 핀테크 업계의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다며, 각종 지원을 약속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회 위원은 “핀테크 업계가 태동기를 거쳐 확장기에 접어든 가운데 글로벌 금융긴축 기조로 어려운 상황인 것을 알고 있다”며 “이 시기를 함께 넘어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핀테크 업계를 위한 1조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고 있고, 정책금융기권들도 총동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동엽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과장은 “올해는 핀테크가 저력을 보여줄 시기”라며 “앞으로 포용적 금융, 4차산업혁명, 소비자보호, 디지털 격차 해소 등을 신경쓰며 핀테크 지원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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