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3이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와 상품이 쏟아져 나왔는데요. 주목할 점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이곳에 은행이 참가해 부스를 마련했다고 하는데요. 주인공은 바로 신한은행입니다.

신한은행은 이번 CES 2023에 참가기업으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곳에서 신한은행은 자체 메타버스 플랫폼인 ‘시나몬’을 선보였는데요. 시나몬은 지난해 11월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금융존, 건강존, 아트존, 스토어 등 테마별 공간이 있고, 공간을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신한은행 메타버스 시나몬 서비스

무엇보다 신한은행은 시나몬이 은행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은행의 시스템을 활용해 탄탄하고 안전하게 만든 동시에 각종 비금융 서비스를 얼마든지 접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신한은행은 “메타버스를 통해 은행도 이 정도의 기술력과 혁신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신한은행의 CES 부스 참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다만, 지난해에는 인공지능(AI) 은행원을 공동 개발한 제휴 업체와 함께 나갔다면, 올해는 신한은행이 직접 개발하고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들고 단독으로 나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데요.

이번 CES를 직접 다녀온 시나몬 담당자 윤희연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부 수석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윤희연 신한은행 디지털전략부 수석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와 디지털 전략부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윤희연이라고 합니다. 신한은행에서 디지털엑스셀(Digital X Cell)에서 메타버스 시나몬의 프로덕트매니저(PM)를 맡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디지털전략부는 신기술, 신사업 비즈니스와 은행의 내부 디지털전환(DT)을 추진하고 있고요. 부서 인원은 약 50~60명 정도 됩니다. 디지털엑스셀은 메타버스와 스마트시티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은행은 보통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하는데요. 신한은행이 전세계가 무대인 CES에 참가했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CES에 참가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CES는 세계적으로 두각을 보이는 기술기업이 참가하는데요. 이런 면에서 신한은행은 대외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참가했습니다.  

특히 전세계에서 금융권 인프라 위(은행 시스템이 연결된 환경)에 구현한 메타버스 서비스는 신한은행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런 점에서 내부적으로 (신한은행의 디지털이)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 참가를 결정했습니다. 


-CES에서 선보인 메타버스, 어떤 서비스인가요?

신한은행의 자체 메타버스 ‘시나몬’이라고 하는데요. 실제로 메타버스 서비스 안에서 금융거래가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개발을 할 때도 은행 거래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습니다. 만약 메타버스 안에서 금융거래를 한다고 가정하면, 이체를 하기 위해 위젯을 쓰고, 캐릭터가 특정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접근하는 과정이 불편하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금융 거래는 뱅킹 앱에서 하고 메타버스에서는 기존에 없던 (은행이 가지고 있던 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향후 시나몬을 통해 고객에게 (금융상품이나 서비스 등) 가입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인프라적인 측면에서 보면 시나몬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합니다. 이때 망분리 등 메인 데이터센터와 동일한 환경을 구축해놨는데요. 금융과 연계된 제대로 된 메타버스를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직접 구축하게 됐습니다. 

-요즘 시중은행에서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요. 은행이 메타버스 서비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요?

아마 은행마다 목적이 다를 것 같은데요. 신한은행의 경우 메타버스는 은행의 거래 역할을 분담한다기 보다 외부고객 유입을 위한 플랫폼입니다. 목표 고객층이 MZ세대인데다, 내부 고객을 대상으로 시나몬을 홍보하고 있지 않은 이유죠.

시나몬을 웹 기반 서비스로 만든 것도 외부고객 유입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서인데, 사실 앱기반보다 웹기반 개발이 더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웹기반 서비스로 개발한 것은 사용자 접근성 때문입니다.

만약 사용자가 신한은행 메타버스 앱을 설치해야 한다면 신한은행 고객이 아닐 경우 앱을 설치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렵더라도 웹기반으로 플랫폼을 개발했고, 로그인도 카카오톡이나 애플, 구글로 쉽게 할 수 있도록 했죠.

CES 2023 속 신한은행 부스

-첫 부스인 만큼 공을 많이 들였을 것 같은데, CES 부스는 어떤 테마로 꾸몄나요?

기본적으로 부스에 설치한 대형화면을 통해 시나몬을 중점적으로 홍보를 했고, 시나몬 외에도 신한은행의 서비스인 땡겨요(배달 플랫폼), 헤이영 캠퍼스(대학생 전용 모바일 서비스), 자원순환보증(컵 보증금 반환 플랫폼)을 선보였습니다. 


관람객들이 서비스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여러 제조사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준비를 했습니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에 나가는 만큼 만반의 준비를 하고 나갔을 것 같은데요.

저희가 CES 신청을 늦게(지난해 10월) 하고, 시나몬도 지난해 11월 말에 공식 출시했는데요. 사실 걱정이 많았습니다. 영어 버전을 개발한다거나 미국 리전을 활용하면 현장에서 서비스를 원활하고 빠르게 선보일 수 있는데, (시간이 촉박해서)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해외라서 인터넷 연결이나 속도 문제도 걱정이 됐고요.

다행히도 큰일은 없었습니다. 또 웹서비스다보니 크롬이나 사파리에서 번역이 가능했고요. 외국인 관람객이 혼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정도였어요. 역시 기술의 발전은 놀랍습니다. 

-CES에 참가한 목적은 무엇이었나요? 개인적으로는 신한은행이 메타버스 플랫폼을 기업간기업(B2B) 상품으로 공급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는데요.

바이어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CES에 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말 그대로 신한은행을 홍보하기 위한 것이죠. 아직까지 시나몬은 신한은행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다만, 시나몬은 타 플랫폼을 수용하는 것을 지향하는데요. 메타버스는 플랫폼 특성상 제휴사가 원하는 공간구성부터 컨셉을 제공하기 수월합니다. 또 자유도가 높아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현지 반응은 어땠나요?

이번에 ‘핀테크’라는 카테고리가 처음 생겼는데요. 생소한 카테고리이기도 하고, 늦게 신청해서 부스를 단출하게 준비했습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첫날부터 마지막까지 참관객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궁금한 점도 많이 물어봤는데요.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습니다.

또 금융과 연계된 메타버스 서비스가 저희밖에 없어서, 이런 측면에서 잠재력과 경쟁력을 높이 평가받은 것 같습니다.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신한은행 캐릭터가 귀여워서 그런지 관람객들의 캐릭터 선호도가 높았습니다. 전시용 인형을 준비해갔는데 탐내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저희가 준비한 이벤트를 하면 인형을 드리는 방식이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소진되어서 3일차부터 이벤트 난이도를 높였습니다. 물론 준비해간 인형은 모두 소진됐고요.   

-사실 은행 직원들이 CES에 갈 기회가 많진 않을 것 같은데요. CES에 다녀온 소감은 어떤가요?

막상 참가해보니 컨셉을 미리 잡고 잘 준비하면, 앞으로 꾸준히 참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CES 참가가 대외 홍보효과도 있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기업들은 핵심성과지표(KPI)가 있기 마련인데요. 이번 출장에서 KPI는 무엇이었나요?

이번 출장에 KPI는 없었습니다. 다만, 은행의 디지털부서라서 그런지 외신의 관심을 많이 받았죠.

-홍보가 뜻밖의 KPI가 되었다는 이야기군요. 

금융권에서 처음으로 CES에 부스를 마련한 사례여서 인터뷰 요청이나 기사화 관련 연락을 많이 받았습니다. 

주변에서도 연락이 많이 왔습니다. 그래서 CES 홍보효과가 웹(혹은 앱) 마케팅보다 크다는 것을 알게 됐죠. 또 (반응이 좋았던 것을 보면) 저희가 추진하고 있는 방향이 잘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작년 11월 시나몬을 베타 서비스에서 공식 서비스로 배포했는데요. 올해 시나몬 고도화 계획이 있나요?

네. 크게는 두 가지 부분에서 있는데 하나는 금융이고, 또 하나는 비금융적인 측면입니다. 

먼저, 금융은 제도적으로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연계 서비스를 늘려 금융연계 메타버스 색깔을 더 가져갈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예를 들면, 인공지능(AI) 자산투자 경진대회 같은, AI가 은행 포트폴리오에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간접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고. 이밖에도 연계방법은 다양합니다.

비금융 부분은 MZ세대가 선호하는 사업에서 제휴업체를 확장하고 공간 콘텐츠를 늘릴 계획입니다. 지금 시나몬은 서비스 초기로, 콘텐츠가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현재 패션이나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관심있게 보고 있고, 제휴 산업은 다방면으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네, 올해 시나몬이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기대하겠습니다. 인터뷰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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