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중국 내 공장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공급망 확대에 나선다. 테슬라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현지 기업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를 통해 더욱 원활하게 제품을 납품할 계획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8일(현지시각) 테슬라가 스위스 반도체 업체 에넥스(Annex)의 중국 합작 공장 설립에 지분 투자를 진행한다고 보도했다. 에넥스는 해당 공장의 55% 가량의 지분을 가지고, 테슬라는 5% 정도의 지분 투자를 진행한다. 나머지는 다국적 펀드 ‘지난 취리히 안시 주식 투자 펀드 파트너십(Jinan Zurich Annecy Equity Investment Fund Partnership)’에서 40% 가량 보유할 예정이다.

에넥스는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자율주행용 시스템온칩(SoC) ▲마이크로컨트롤러 프로세서 ▲이미지센서 ▲전력반도체 등 관련 부품을 제공하는 업체다. 미세 공정이 도입되는 첨단 반도체보다는 구형 반도체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테슬라가 적은 규모지만 지분 투자를 한 이유는 중국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만연한 가운데, 원활한 반도체 공급을 통해 현지 전기차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 위함이다. 테슬라는 중국 전기차 시장점유율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중국 업체 비야디(BYD)가 28.5%로 1위를 달성했다. 그 뒤를 이어 상하이GM우링과 테슬라가 각각 9.3%, 7.9%를 기록하며 2, 3위 자리를 차지했다. 중국 시장이 내수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테슬라가 현지에 적잖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테슬라의 에넥스 중국 합작법인 투자는 미국의 중국 제재 조치에 반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0월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를 대상으로 “중국 양쯔강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등 업체에 장비 수출을 원칙적으로 불허한다”면서 “디램 메모리 18나노미터 이하, 낸드플래시 메모리 128단 이상, 로직 칩 14나노미터 이하 제조 장비가 이에 해당한다”고 발표했다.

이미 애플은 중국과 밀월 관계를 이어오다 미국의 제재로 한 차례 거리를 두는 상황에 놓인 적이 있다. 애플이 YMTC와 디스플레이 업체 BOE부터 부품을 공급받을 것이라는 소식이 업계와 언론에 전해졌으나, 곧 마르코 루비오(Marco Antonio Rubio) 미국 연방 상원 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이 “애플이 불장난을 하고 있다(Playing with fire)”며 “중국과의 관계를 더 진전시킨다면 전례 없는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애플은 한 걸음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일각에서는 테슬라에도 비슷한 조치가 취해지는 것 아니냐고 전망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반도체 시장 전문가는 “미국 입장에서는 예의주시할 만한 사항이긴 하다”면서도 “에넥스가 스위스 업체인 데다가 공급하는 부품도 레거시 반도체 중심이기 때문에, 미국이 애플만큼 크게 제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만 추후 미국 상무부가 비야디를 비롯한 중국 기업에 제재를 가해 테슬라가 현지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도록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앞서 언급한 전문가는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한 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애플이 독점하도록 만들었던 것처럼, 전기차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테슬라 중심으로 구성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비야디에 강력한 제재를 가하면, 테슬라가 중국 내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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