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에도 카카오 톡채널을 떠나지 못하는 소상공인들

얼마 전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사장님을 만났습니다. 저는 수다쟁이라서요. 기자임을 밝히고 사장님과 한참 대화를 나눴는데요.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들었습니다.

지난 10월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는 장시간 서비스 장애를 겪었지요. 당시 카카오톡의 메신저 기능은 빠르게 복구되었지만 소상공인들이 사용하는 톡채널은 굉장히 늦게 복구되었습니다. 메세지 수발신은 16일 새벽에 복구되었는데 톡채널은 17일 오후에나 복구되었으니 톡채널을 마케팅 채널이자 CS채널로 사용하는 점주들은 난감했겠지요. 사장님 말에 의하면 “화면이 그대로 나가버렸다”고 하더군요.

문제는 또 있었습니다. 메세지 기능이 복구된 이후, 고객은 연락을 남길 수 있는데 사업주들은 답장을 할 수 없는 일이 생긴 겁니다. 카카오톡 메신저 기능이 먼저 복구돼 벌어진 해프닝입니다. 게다가 이후 기록이 남지 않아 난감했다고 하더군요.

고객들은 연락이 되는 줄 아는데 저희는 하나도 못 보니까, 고객 입장에서는 화나겠죠.

나도 가게로 전화 와서 알았어요. 급해서 카카오톡으로 연락했는데 답장이 없어서 전화했다고.

인스타그램, 네이버 플레이스 등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써서 공지를 올렸어요.

(톡채널) 복구된 다음에 톡채널로 연락왔다는 문의들 확인해보니 안 남아있더라고.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사업자A

 

결국 이 사장님과 주위 소상공인들이 택한 방법은 2가지였습니다. 바로 네이버 톡톡과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세지(DM)입니다.

실제로 네이버에 따르면 화재 당일인 10월 15일 전후로, 스마트플레이스 사업자의 톡톡 계정 생성이 약 13% 늘어났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사업자들이 카카오톡 채널로 이동하려고 한걸까요?

사업주들은 그럴 계획은 없다고 말합니다.

 

“아무래도 톡스토어를 연결해놨고 거기에서 매출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네이버 톡톡은 그냥 문의창구로 쓸 것 같아요. 손님들한테 단체 연락도 돌려야 ”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사업자 A

 

“(네이버 톡톡을) 사용해보면 알지만 광고계정이 되게 많아요. 계속 광고성 스팸 메시지가 들어오는데 알림도 늦어. 그런거 일일이 확인하고 답장하기에는 바쁘단 말이에요.

결국 평균 응답시간은 늘어나고 평균 응답률은 낮아지더라고. 그러면 내가 성실하지 않은 사업자로 보이잖아. 부담스러워요.”

서울 마포구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사업자 B씨

네이버에 문의한 결과, 광고성 스팸 메시지를 받게 될 경우 답변하지 말고 바로 상담 완료 처리를 해야 응답률에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신규 가입자들은 이와 같은 사실을 몰라 불편을 겪은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공통된 말이 있습니다.앞으로 문의 채널을 다각화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기능이 각기 달라 불편하다는 이야기였죠.

 

“문의는 하나의 채널로 받아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어요.

그런데 카카오 톡채널이며 네이버 톡톡이며 인스타그램 DM이며..다들 기능도 다르고 왔다갔다하기에는 불편해요.

하지만 언제 비슷한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네이버 톡톡은 계속 열어두려고요.”

서울 마포구에서 꽃가게를 운영하는 사업자 B씨

 

사실 네이버톡톡과 카카오 톡채널은 기능이 비슷합니다. 기본적으로 문의 창구로 이용될 뿐 아니라 마케팅 메세지 전송 등 사업자들이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이 포함돼있죠.

 

카카오톡 채널

네이버 톡톡

이용 방법

사업주 카카오톡 채널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문의

네이버 플레이스 문의

기본 기능(무료)

기본 문의, 개별 상담

기본 문의, 개별 상담

상품 판매 연동

톡스토어

스마트스토어

유료 메신저

단체마케팅

일반메세지: 전체 메세지로 VAT별도 건당 15원

타겟 메세지: 그룹/성별/연령별 타겟 친구에게 발송하는 메시지로, VAT별도 건당 20원

단체마케팅

월 1회 전체 메세지 무료 발송 가능

일반 전체 메세지: 프로모션가로 VAT 별도 건당 10원

CLOVA 메세지마케팅 : 월 사용 요금 무료이나 추가 과금

쿠폰

가능

가능

솔루션

챗봇

쿠폰

CLOVA 라이브챗(AI 추천 질문 및 답변)

CLOVA 비슷한 상품추천

CLOVA 고객 맞춤 상품 추천 등

이용자수

(2022년 3분기 기준 ) 5만 7000명 (친구 1000명 이상 기준)

이용자수 비공개

우선 카카오톡은 메신저 채널이라 사용자의 확인이 용이하다는 점입니다. 네이버 톡톡은 네이버 앱을 통해 알림이 전달돼죠. 경기도 성남의 한 사업주는 “고객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하는 게 편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점은 네이버 톡톡의 평균 응답률 및 응답시간입니다. 오프라인에서 장사하는 사업주들이 계속해 연락을 확인하기는 어려운데 평균 응답시간 때문에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다는 이야기입니다.

카카오는 향후 톡채널을 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인데요. 카카오의 3분기 컨퍼런스 콜에 따르면 현재 친구 1000명 이상 가진 톡채널은 5만 7000여개인데, 이를 30만개로 확대한다는 게 회사의 계획입니다. 그러나 현재 톡채널과 톡스토어를 연동해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3000여개에 불과합니다. 만약 카카오가 톡채널을 크게 확대한다면 마케팅 비용와 톡스토어 판매 상품 수수료를 동시에 가져갈 수 있겠죠.

결국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만 4783만명에 이르는 국민 메신저라는 강점을 활용해 계속해 이용자를 끌어들여야 하는데요. 사업자들은 카카오의 이번 사태로 인해 불안 반, 어쩔 수 없다는 마음 반으로 계속해 톡채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네이버 톡톡을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지만 결국 카카오톡이 유용한 메신저이기 때문에 사용한다는 게 제가 만난 사업자들의 의견입니다. 결국 이용자들의 신뢰를 다시 쌓아야 한다는 이야기죠. 이번 서비스 장애 관련 ‘1015 피해지원 협의체’에서 보상을 성공적으로 마련하고 장애 방지에 대한 신뢰를 다시 쌓는 게 중요할 것으로 풀이됩니다.

카카오, 서비스 장애 관련 ‘1015 피해지원 협의체’ 구성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성아인 기자> aing8@byline.network 

 

 

관련 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