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IP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까? (feat.블랭크)

#캐릭터 IP # 소비재 #온라인

팬덤을 가진 브랜드, 그중 일반에 가장 친숙한 것은 무엇일까요?

출처=유니버설 스마트스토어

귀엽죠? 많이들 아시는 미니언즈입니다. 정확히는 미니언즈라는 브랜드를 가져다가, 국내에서 새롭게 아트워크를 만든 것이죠. 미니언즈와 같은 캐릭터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세계 어디서든 사랑 받습니다. 미니언즈 뿐만 아니라 디즈니나 픽사의 캐릭터, 핑크퐁의 아기상어 같은 캐릭터는 대표적으로 팬덤을 가진 브랜드로 분류됩니다. 자주 마주쳐 친숙하고, 스토리를 알아 익숙하며, 무엇보다 귀여우니까요.

위 사진의 아트워크는 지난해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인수한 캐릭터 커머스 회사 ‘영차컴퍼니’에서 만든 것입니다. 영차컴퍼니는 유니버설 코리아의 제휴사로, 유니버설이 가진 캐릭터를 가지고 상품화해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캐릭터 상품화와 유통을 업으로 전문성을 쌓아온 이들이 일하고 있는 곳인데요.

이 회사 이영재 대표가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최근 개최한 웨비나 ‘2022 이커머스 트렌드’에 발표자로 참여, 어떻게 하면 캐릭터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했습니다. 이 노하우가 흥미로운 까닭은, 바로 이 방법으로 블랭크가 새로운 브랜드를 준비 중이라고 해서이기도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캐릭터 상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두 개의 브랜드가 조만간 공개될 거라고 하는데요. 어떤 전략으로 새 브랜드를 준비 중인지, 함께 들어보시죠.

이영재 영차컴퍼니 대표

들어가기 전: 블랭크는 왜 영차컴퍼니를 인수했나

블랭크는 한 때 블랙몬스터, 바디럽 같은 브랜드 상품을 기획, 판매하던 미디어 커머스로 잘 나갔었죠. 하지만 이 미디어커머스의 인기는 오래 가진 못했습니다. 경쟁자도 많아졌고, 이런 상품이 너무 흔해진 후로는 사람들이 ‘믿고 거르는 페이스북 상품’이라고 부르면서 외면하기까지 했으니까요. 블랭크 입장에서는 빠르게 사업을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었죠. 블랭크가 당시 어떤 상황이었는지는, 관련기사를 붙여놓았습니다(관련기사: 블랭크가 사업모델 바꾸는 까닭은).

블랭크가 타개점으로 찾은 것은 IP 커머스입니다. 우선적으로 대형 IP 회사의 IP를 확보, 상품과 브랜드로 개발하는 것으로 시작해 장기적으로는 자체 IP를 브랜드화 한다는 전략이었는데요.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유니버설의 IP를 제휴해 상품화, 판매하는데 실력을 쌓은 영차컴퍼니였습니다. 당시 블랭크 측은 영차컴퍼니 인수 이후 계획을 “블랭크 브랜드의 강점 상품에 IP를 반영하거나 기존의 블랭크 브랜드와 협업해 새로운 IP 상품을 개발하고, 내년 상반기에 온오프 연계한 옴니채널의 IP기반 신규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현재 준비하는 브랜드가 그 전략의 일환입니다.

IP커머스는 무엇일까?

일단, IP 커머스가 뭔지부터 정의를 내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좀 광범위 한데요. IP라는 단어 안에는 특허나 브랜드, 디자인, 캐릭터와 같은 지적 재산들이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IP 커머스는 이런 지적 재산을 가지고 개발이나 컨설팅, 유통, 미디어, 상품화 등의 상업활동을 하는 것을 말하죠.

영차컴퍼니가 주력하는 것은 이중에서 ‘캐릭터’를 활용한 커머스입니다. 이 회사는 현재 유니버설과 제휴를 맺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래서 ‘미니언스’라는 캐릭터 IP를 가지고 새롭게 상품화 해 판매합니다. 있는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다 쓰지는 않고요, 상품에 맞게 새로 디자인하고, 아트워크를 개발하고 하는 일을 모두 포함합니다. 아래 사진에 나온 아트워크는 영차 컴퍼니가 만든 것이고요. 이렇게 만들어진 상품군은 역으로 미국 유니버설 본사에 직접 수출하기도 합니다.

유니버설의 캐릭터를 가져다가 이렇게 새로 작업을 할 수 있는 곳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하는데요. 글로벌로는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에 있는 기업들이 이 작업을 하고 있고요. 지난해부터 영차컴퍼니가 이 작업에 참여했으므로, 우리나라도 그 명단에 포함되었네요.

여기서 궁금한 점. 캐릭터 시장 규모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는 12조원에 달하는데요, 아직 추정치이긴 하지만 지난해는 이 규모가 20조원까지 커졌다고 합니다. 역시 콘진원이 진행한 조사 결과를 하나 더 보자면, 지난해 3세부터 69세까지 총 3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입니다. 응답자 중 62.4%가 캐릭터가 상품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을 했다는데요. 자신의 마음에만 든다면, 캐릭터 상품에 기꺼이 지갑을 열 구매자는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영재 대표는 “캐릭터가 있느냐 없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캐릭터가 어떻게 구현되었느냐가 상품 구매 의사 결정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시장이 커지고 있고, 구매할 의사를 가진 고객군이 충분하다면 결과적으로는 어떤 상품을 얼마나 갖고 싶게 만드느냐가 사업자가 고려할 제일 중요한 부분이겠습니다.

캐릭터 상품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이영재 대표는 캐릭터 상품을 개발하는 방법으로 4S, 그러니까 시그니처(signature) 아이템/ 스토리(story) 아이템/ 스페셜(special) 아이템/ 스케일(scale) 아이템을 잡았습니다. 이중 대표적인 것을 좀 골라보겠습니다. 먼저 시그니처 아이템입니다.

시그니처 아이템은 회사가 가진 대표적인 캐릭터 브랜드, 또는 아이템을 말합니다. 캐릭터 하나를 여러 아이템에 도입할 수도 있겠고, 또 하나의 아이템에 여러 캐릭터를 접목해 상품을 확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앞서 본 미니언즈라는 캐릭터 하나로 이어폰 케이스도 만들고, 스피커도 만들 수 있고, 또 심지어 보니까 냉장고도 있더군요.

블랭크의 사례를 놓고 보자면, 이 회사가 가진 ‘몬스터 주식회사’라는 캐릭터를 샤워기나 비누, 베개, 마스크 같은 상품에 적용하는 경우가 있겠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겠죠. 하나의 상품에 여러 캐릭터 IP를 접목하는 경우입니다. 예컨대 만약 비누라는 시그니처 아이템을 주로 판매하겠다면, 이 비누에 몬스터 주식회사나 토이스토리, 코코 등의 캐릭터를 입혀 판매할 수 있죠. 그래서 성공적인 기회가 있는 아이템이라면 확장할 수 있는 상품의 가짓수가 무한정 늘어난다는 데 이 방식의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이 대표는 “회사의 시그니처 브랜드나 아이템이 무엇이느냐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음은 스토리 아이템을 볼까요?

캐릭터에 스토리가 녹아 있는 경우입니다. 캐릭터가 브랜딩에 유리한 점은 이 캐릭터들이 모두 사연을 갖고 있다는 것이죠. 이야기는 오래오래 전승되는 이유는, 그 자체로 생명력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요.

캐릭터는 이 부분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상품을 디자인하고 판매할 때 마냥 예쁘게 만드는 것 보다는 해당 캐릭터의 스토리가 녹아들게 하는데 주목한다면 그 자체로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된다고 이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이는 상품을 패키징할 때도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여기에 팁을 하나 얹자면, 이 상품을 사용하는 이용자의 스토리를 녹여내는 것도 방법입니다. 혹시 모 베러 웍스(MO BETTER WORKS)를 아시나요? 직장 생활의 애환을 위트있게 풀어낸 브랜드인데요, 이용자의 사랑을 받고 있죠.

인테리어 정보 플랫폼 오늘의 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집을 꾸며놓고 사는지, 그 스토리가 바로 오늘의 집이 성장하는데 바탕이 됐죠. 따라서, 캐릭터 상품이 정말 큰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캐릭터가 가진 고유한 스토리에 고객군의 상황이 녹아들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직장생활에 지친 몬스터 주식회사 캐릭터 상품은, 그냥 몬스터 주식회사 캐릭터보다 매력있지 않겠습니까?

세번째, 스페셜 아이템입니다. 세상엔 주인공만 있는게 아니죠. 로맨스 드라마를 좋아하는 분들이 주로 앓는 병이 있습니다. ‘서브남 병’이죠. 뭐냐면, 남자 주인공 말고 여주 옆에 있는 또 다른 남자에 더 애정을 주는 케이스인데요. 이뤄지지 않을 줄 알면서도 서브남을 응원하게 됩니다. 주인공만큼 매력도 있고 스토리도 절절하거든요.

꼭 서브남이 아니더라도, 세상에는 매력있는 악역도 많잖아요? 이런 서브캐릭터를 잘 발굴해 스토리를 부여하는 것은 확실한 고객층이 있다고 이영재 대표는 조언했습니다.

멀티 콜라보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제는 일 대 일 말고, 일 대 다 형식의 콜라보가 훨씬 더 효과가 있는 시대가 왔는데요. 이영재 대표가 든 예를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패션 브랜드 스파오가 트롤이라는 IP를 활용하는데요, 연예기획사와 손잡고 아이돌의 캐릭터를 트롤로 만들어 상품을 만들어낸 케이스입니다. 이 경우에는 연예기획사와 IP, 브랜드가 멀티 콜라보를 진행해 눈길을 모았죠.

이 외에도 #레어템 #한정판 등을 활용하는 사례도 확실한 소비층이 있는 영역으로 꼽혔습니다.

마지막으로 스케일인데요. 이는 상품의 크기를 키운 아이템을 말합니다. 생산단가가 많이 들기 때문에 대량으로 찍어내지는 못하지만, 그만큼 인기는 높다고 합니다. 또, 실물 크기의 상품이나 입체적으로 만들어낸 상품 등도 확실한 소비층이 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내 캐릭터가 정상급이 아니라면?

한때는 인기 IP를 들여만 와도 잘 팔리던 시절이 있었죠. 디즈니 캐릭터를 가져오면 그냥 인기 있던 시절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때는 다 지났습니다. 전략을 잘 써야 한다고 하는데요.

캐릭터 IP를 활용한 무조건적인 성공 방법은 보유한 캐릭터와 아이템이 모두 인기가 보장된 정상급일 때입니다. 대성공이겠죠. 하지만 이런 행복한 상황이 모두에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내가 가진 아이템이나 캐릭터 브랜드가 인지도가 떨어지거나 시장성이 다소 적다면,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끌어 올려야죠.

그래서 예술가와 사업가의 마인드를 동시에 가지고 새로운 아트워크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 대표는 조언합니다. 또, 고객들의 새로운 필요를 발굴해 내야겠죠. 대표적 사례로 바디썸 샤워기를 들었습니다. 샤워기는 모든 집에서 이미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매력적인 판매 아이템은 아닌데요. 여기에 ‘필터 샤워기’라는 개념을 만들어내서 히트 상품을 만들어낸 것이 B급 아이템을 A급으로 올려놓은 사례로 이 대표는 꼽았습니다.

굳이 한국 시장만 겨냥할 필요도 없다는 조언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국내 시장의 특징을 꼽자면 소비자의 안목이 높고, 유행도 빨리 지나갑니다. 전체 캐릭터 시장 규모는 크더라도 흐름을 쫓아가다보면 작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죠. 그래서 아예 글로벌 판권을 고려해서 세계 시장을 겨냥해 상품을 기획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이야기를 정리해볼까요? 매력적인 IP를 확보해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IP는 직접 개발하실 수도 있고, 제휴를 맺을 수도 있겠습니다. 지난해 말 블랭크는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측과 라이선싱 계약을 맺었다고 하는데요. 블랭크가 새로 론칭할 캐릭터 브랜드에 하나의 힌트가 될 수 있겠네요.

이 외에 고려해야 할 점은, 자신의 캐릭터 상품을 강력한 브랜드로 만드는데 집중할 것, 굳이 하나의 IP에만 올인하지 않을 것, 해외 수출을 함께 고려하는 콘텐츠를 개발할 것, 온라인에 시너지를 줄 오프라인 경험을 적극 활용할 것 등이 있습니다. 이보다 더 많은 내용이 사실 웨비나에 있었는데요. 독자님들, 다음 저희 웨비나 때 꼭 놀러와주세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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