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 이미지, AI 그림은 취급 안 한다

달리(DALL-E), 미드저니(Midjourney),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이 세 이름의 공통점을 아십니까? 인공지능 화가입니다. 사람이 몇개 단어만 집어 넣으면 그럴싸한 그림들을 그려냅니다. 심지어 그 수준을 인정받기도 하는데요. 올해 있었던 미국 콜로라도 주립 박람회 미술전의 디지털아트 부문에서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이라는 그림이 우승을 차지했는데, 이 그림을 그린 이(?)가 바로 미드저니입니다.

하지만 AI의 작품이 사람이 그린 것과 모두 똑같은 인정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 AI가 그린 그림의 저작권을 어떻게 정의할지, 사람들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21일(현지시각) 더버지, 엔가젯 등 IT 전문 외신들은 “게티이미지가 AI 그림 저작 도구를 이용해 만든 일러스트의 업로드와 판매를 금지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림이나 사진을 사고 파는 사이트에서 이런 결정을 한 곳은 게티이미지 뿐만이 아닙니다. 여러 장르의 콘텐츠를 나눌 수 있는 플랫폼 뉴그라운드라거나 퍼플포트 같은 곳들에서도 유사한 조치를 이미 취한 상태죠.

게티이미지를 비롯해 이미지 거래 사이트 들에서는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요? 더버지에 따르면, 크레이 피터스 게티이미지 최고경영자(CEO)는 “AI가 만든 콘텐츠의 합법성과 사이트 이용자들을 보호하려는 필요에 의해 (AI가 저작한 이미지에 대한)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고 밝혔습니다.

이 말은 다시 말해서, AI가 이미지를 수준급으로 만들어내고 있지만 이 그림을 사람이 그린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대하는 것에는 아직 무리가 있다고 보는 겁니다. 잠시, AI가 그린 그림 수준이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아까 우승한 그림들이 걸려 있는 링크들입니다.

[참고: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 보러 가기 -> https://www.google.com/search?q=space+opera+theater+ai&hl=ko&source=lnms&tbm=isch&sa=X&ved=2ahUKEwjI75Sluan6AhWO4mEKHaU2COAQ_AUoAXoECAEQAw&biw=668&bih=789&dpr=2]

이 그림을 보고 탄식하는 사람들은 스페이스 오페라 극장에 사람의 붓칠 한 번 들어간 적이 없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렇다면 이 그림에 대한 저작권은 과연 누구에게 있어야 할까요?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그림으로 인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누구에게 가야 하느냐를 결정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또, 저작권이 불분명한 그림을 거래하게 되면은 이 그림을 업로드한 이나 혹은 다운로드한 이 모두에게 잠재적인 법적 불이익이 생길 수 있죠. AI로 이미지를 만드는 이들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AI 이미지 저작 도구가 그림을 그려내기 위해서 사전에 스크랩하고 모방하는 작품들의 지적재산권은 어떻게 보호되어야 할까요? 일각에서는 AI의 작품이 인간 예술가의 창작 예술품의 권리를 훼손한다고 보고도 있습니다.

AI가 만든 이미지 창작에 대한 저작권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텍스트를 집어 넣은 사람에게 있는 것이 맞을까요? 이 AI가 그림을 그리는데 쓰인 여러 기존 창작물에 대한 보호는 어떻게 되어야 할까요? AI 화가를 맞아들이기 전에 아직 인간들이 토론하고 합의해야 할 부분들이 남았습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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