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뱅킹 앱이 핀테크를 제칠 수 있을까.

2~3년 전부터 은행은 핀테크를 따라잡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오랜 시간 사용자인터페이스(UI), 사용자경험(UX)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던 은행이 여기에 많은 투자를 시작했고, 핀테크의 사례를 참고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금의 뱅킹 앱은 과거보다 제법 쓸 만해졌다.

그러나 뱅킹 앱의 편의성, 혁신성 등은 핀테크를 따라잡기엔 멀었다. 일부 뱅킹 앱에선 UX, UI가 복잡해 원하는 서비스를 찾기가 어렵다. 상품의 종류도 많아 어떤 것이 좋은지 비교하기조차 어렵다.

특히 타 금융사 상품의 비교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다. 한 플랫폼에서 여러 금융사별 상품을 비교하고 은행, 증권, 보험 등 종합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핀테크와 비교가 된다. 은행은 자체 플랫폼에서 타 상품을 소개한 이력이 거의 없다. 또 법적 문제로 인해 증권, 보험, 카드 등 금융 계열사의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는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난 23일 금융위원회는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금융회사의 플랫폼 금융 활성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이 다양한 금융,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부수업무 해당여부를 유연하게 해석할 계획이다.

이로써 은행은 통합앱에서 보험, 카드, 증권 등 계열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이때 부수·겸영업무 신고 등 별도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통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환경이 훨씬 좋아졌다.

이 뿐만이 아니다. 금융위는 금융사도 복수 금융사의 예금상품을 비교, 추천하는 온라인 서비스를 시범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할 계획이다. 은행, 저축은행, 신협 등의 정기 예금, 적금상품의 비교가 가능해진다.

그동안 빅테크, 핀테크와의 동일기능 동일규제에 대한 원칙을 고수해왔던 은행이 이젠 비슷한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의 말대로라면, 종합금융서비스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핀테크와의 경쟁 발판이 마련된 것이다.

다만, 은행이 종합금융앱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할지는 미지수다. 일부 은행은 그룹사에서 해당 서비스를 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대부분의 은행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진 않다. 은행들은 당국의 결정에 대해 반기면서도 “금융당국의 발표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아직 당장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전했다.

자칫하면 규제만 열어주고 시도하는 은행이 없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나오는 대목이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사는 타 금융사 상품을 자체 플랫폼에 서비스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은행의 경우 대출이나 예·적금 상품은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타 상품과 직접적인 비교를 하게 되면 경쟁을 위해 금리 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정권에서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을 강력하게 추진했으나, 은행들의 반발로 인해 무산되기도 했다. 물론, 이번 규제에는 대출상품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아쉬운 점이 있다. 이런 가운데,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타 금융상품과의 비교를 하지 않는다면 반쪽짜리 규제 개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과 핀테크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은 마련되고 있다. 은행들은 더 이상 불만만 내비칠 수 없다. 경쟁에서 이기려면 직접 승부수를 보여주며 진검승부를 펼쳐야 할 때가 왔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