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VX는 왜 골프 연습장을 할까?

1. 카카오VX는 왜 골프 사업을 할까?
2. 그중에서도 왜 하필 골프 연습장을?
3. 카카오VX가 보는 골프의 미래는?

그러니까, 프렌즈 아카데미라고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카카오VX가 운영하는 골프 연습장 가맹 브랜드가 최근 100호점을 돌파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동시에 떠오른 세 가지 생각이다.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담당자를 직접 만나서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카오VX 측에서 연결해준 이는 내부에서 가맹 사업을 직접 이끄는 조현승 팀장이다. 롯데카드를 거쳐서 죽으로 유명한 본아이에프에서 ‘본 도시락’을 브랜딩했고, 이후 서울시 청년창업으로 사업을 경험해 본 인물이다. 가맹사업을 두루 해본 경력을 카카오VX에 합류하면서 골프에 녹이고 있다.

조현승 프렌즈 아카데미 가맹사업팀장

1. 카카오가 왜 골프 사업을 할까?

카카오가 골프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지난 2017년, ‘마음골프’를 인수한 다음 부터다. 마음골프는, 원래 스크린골프 전문 업체다. 이 시장에서 골프존에 이은 2위 업체였는데, 카카오가 지분 교환 방식으로 100% 인수한 다음에 카카오VX로 사명을 바꿨다. 당시에 카카오 측은 카카오VX를 통해서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스크린골프와 VR, AR은 어울리는 부분이 있다. 당시 카카오게임즈의 수장이었던 남궁훈 대표는 “스프츠와 게임은 사실 한 뿌리”라면서 “카카오게임즈가 이를 아울러 다같이 플레이하는 개념으로 서비스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설득되는 말이었다.

마음골프는 창업자가 누구인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한 회사이기도 했다. 지금도 카카오VX를 이끄는 문태식 대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 남궁훈 카카오 대표와 함께 ‘한게임’을 만든 역전의 동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음골프를 카카오가 인수할 당시 언론들은 “한게임 동지들이 모두 모였다”는 취지의 보도를 하기도 했다. 결국, 김범수-남궁훈 대표가 뜻을 잘 아는 동료를 확보, 스포츠로 게임의 폭을 넓히겠다는 전략을 짰던 셈이다.

2. 그중에서도 왜 하필 골프 연습장을?

그런데 여기서 의아한 점. 앞서 말했듯, 프렌즈 아카데미는 골프 연습장 가맹 브랜드다. 스크린 골프 기술을 기반으로 하지만, 여기서 나아가 연습장이라는 형태를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조현승 팀장에게 물었다.

스크린골프가 아니라, 연습장이다

스크린 골프 장비를 기존에 많이 판매해왔다. 그런데 우리가 스크린 골프로 직접 가맹사업을 하면 기존에 우리 장비를 샀던 영업장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지금까지 100개 가맹점을 확보했다. 내부적으로는 3년 안에 300곳 확장을 목표로 잡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국내에서는 최대 500곳까지 타석 연습장을 확장할 수 있다고 본다. 타석 연습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권, 유동인구부터 순이익을 내기 위한 타석 수, 천장 높이, 주차 면적 등 고려해야할 부분이 많다. 이 모든 것을 반영해 가능한 숫자다.

스크린 골프와 연습장은 뭐가 다른가?

스크린 골프는 놀이의 개념이 크다면, 연습장은 골프를 더 잘치기 위한 연습과 학습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초고속 카메라로 실제로 볼이 회전하는 방향과 속도를 측정해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이용자에게 제공하려 한다. 이용자가 필드와 연습장의 차이를 최소한으로 느끼게 하려 한다.

확장 속도가 빠르다

카카오 계열사라는 후광효과도 있고, 외부 환경 요소도 있다. 골프 산업이 코로나의 반사이익을 봤다. 다른 실내 스포츠는 2019년 이후 굉장히 위축됐다. 그런데 골프는 실외에서 할 수 있는 소규모 집단 운동이다. 상대적으로 제재가 덜했다. 코로나 기간에 골프 인구가 굉장히 늘었는데, 특히 ‘골린이’라고 불리는 20~30대의 증가폭이 크다. 특히 20대 젊은 이용자 층이 증가하면서 골프 관련 저변 산업이 모두 크게 성장했다.

젊은 층이 골프 산업으로 들어오면서, 연습장도 성장에 영향을 받았나?

물론이다. 연습장이라는 것 자체가 스크린 게임, 또는 필드에 나 가기 전 필수적으로 거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렇다. 신규 이용자가 늘어나면 연습장도 활성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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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승 팀장의 말을 종합하면, 프렌즈 아카데미가 ‘골프 연습장’ 산업에 나선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다. 전신인 마음골프 때부터 판매한 스크린 골프 장비가 많다. 자신들이 판 장비로 사업하는 영업장 옆에 또 다른 가맹점을 내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두번째. 이게 보다 중요해 보이는 이유인데, 신규 골퍼가 늘어나고 있고 이들은 보다 쾌적하고 유쾌한 환경에서 골프 연습을 하고 싶어 한다. 최근 SNS에선 골프 연습장에서 찍은 영상을 올리는 젊은 층이 늘고 있다. 게다가 골프는 한 번 연습하면 몸이 기억해 저절로 탈 수 있다는 자전거와는 다른 운동이다. 더 높은 성적을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

3. 카카오가 보는 골프의 미래는?

조 팀장의 말에서 카카오가 바라보는 골프의 미래가 읽힌다. 지금 골프 산업의 트렌드를 선도해가는 중심층이 바뀌고 있다는 부분 말이다.

골프 타석 연습을 생각하면, 그 약간 도심 외곽에 그물 같은 거 쳐놓고 연습하는 40대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아, 인도어 연습장. 인도어는 접근성 좋은 도심 한가운데 있기가 굉장히 힘들다. 있다고 하더라도 회원권이 비싸다. 프렌즈 아카데미가 타기팅하는 신규 골프 유저가 접근하기 어려운 조건이다. 프렌즈 아카데미는 인도어 대비 입점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도심에 많이 위치해 있고, 가격이 합리적이다. 쾌적하게 연습하면서, 인스타그램에 연습 장면을 올릴 수 있다. 인스타그램이 진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본다.

인스타그램!

이제 어떤 타깃층이 골프를 이끌어가느냐라는 측면을 봤을 때 딱 정해놓은 이미지가 있다. 스물다섯살 여성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트렌디한 것들은 모두 스물다섯살 여성이 이끈다고 생각 한다. 그 중심에 SNS가 있다. 그 여성분들이 “난 요즘 어디 가, 어디에서 뭘 배워” 이렇게 인스타그램을 통해 말하는 것이 곧 트렌드가 되는 것 같다.

하긴 아저씨들만 모여 있는 곳에 왜 가고 싶겠나

골프 연습장 가맹 사업을 처음 기획할 때 전방위 산업 중 여성들이 좋아하는 패션, 의류 쪽이 어떤 식으로 팽창하는지를 먼저 살펴봤다. 백화점에서 먼저 골프웨어의 변화가 왔다. 기존에는 클래식한 의류가 많았고, 격식이 중요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아니다. 제재가 거의 사라졌다. 반바지를 입고 골프치는 젊은이들이 등장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스코어 게임이 아니라 즐기는 놀이로서의 골프로 문화가 바뀌고 있다. 예쁜 옷을 입고 골프를 치고, 그 사진을 찍어서 뽑내고 그걸 보는 이들이 나도 저기에 동참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골프 연습장에서 입는 연습장 룩 브랜드도 등장했다.

카카오가 하면 뭐가 다를까?

스크린 골프연습장은 스크린 골프게임룸과 달리 신경써야 할 부분이 많다. 단순히 한 게임 치고 가는 스크린골프게임룸에는 없는 회원관리와 레슨프로 채용/운영 이라는 매장 관리요소가 추가되며, 이부분이 스크린골프연습장의 진입장벽으로 골프 프로와 골프업종 종사자로 창업대상자를 제한하는 요소가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여기서, 카카오 VX 는 경쟁사에서 제공하지 않는 회원관리 노하우, 매장관리 프로그램, 레슨프로 채용 및 급여체계에 대한 컨설팅, 회원모집 마케팅/홍보지원, 브랜드관리 및 인테리어 SI 를 매뉴얼로 제공하여 프랜차이즈 창업의 솔루션을 드리고 있다. “타 브랜드도 위처럼 하고 있는거 아냐?” 라는 반문을 하실 수 있는데, 경쟁사 대부분이 장비판매 구조로 되어있어 앞서 말씀드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또한, 위 서비스는 담당 슈퍼바이저를 통해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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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골프 인류의 등장이 카카오의 동력이 된 셈이다. IT 기반 기술력과 귀염받는 프렌즈 캐릭터를 무기로 장착했다. 카카오VX는 곧 골프 의류를 비롯해 상품군을 확장하면서 골프 산업에 더 적극 투자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후발주자인 카카오가 골프 문화를 어떻게 바꿔갈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겠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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