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에 합병된 자일링스, 어떤 전략 세웠나
“자일링스는 반도체 사업뿐만 아니라 보안, 연결, 비전, 엣지AI 부문에서도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단순 반도체 기업이 아닌 솔루션 제공업체가 되고자 한다.”
AMD가 인수합병한 반도체 회사 자일링스가 향후 계획 발표를 위한 간담회를 16일 가졌다. 자일링스는 원래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반도체 소자인 FPGA(field programmable gate array)를 개발하는 곳인데, 앞으로는 반도체 개발 외에 관련한 솔루션을 개발해 사업 분야를 확장해나가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아울러 AMDd의 일원으로서 자일링스의 역할과 사업 방향성도 공유했다. 체탄 호나 자일링스 산업·비전·헬스케어·과학 부문 디렉터는 “양사가 결합하면서 엔지니어의 수만 1만5000명 이상이 됐는데, 이는 추후 R&D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라며 “AMD와 자일링스의 사업 분야가 상호 보완적이기에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며, 추후 대규모 투자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MD와 한솥밥 자일링스, 앞으로의 계획은?
AMD는 지난 14일, 자일링스의 인수를 공식 완료했다. AMD가 자일링스를 탐낸 것은 시장에서 고성능, 적응형 컴퓨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AMD는 수요에 대응할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FPGA·적응형 SoC 부문에 주력하고 있는 자일링스를 인수했다.
자일링스는 AMD 조직 내에서 적응형 SoC, 임베디드 부문을 담당할 예정이다. 체탄 호나 디렉터는 “적응형 SoC, 임베디드 부문이 가지고 있는 미션과 CPU, GPU 등 전통 반도체 분야가 가지고 있는 미션이 융합되는 과정에서 로드맵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며 “AMD와 자일링스는 각자의 분야에서 목표를 성취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ISM(Industry·Science·Medical, 산업·과학·의료) 부문에 자일링스의 솔루션 적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ISM 부문은 적용 범위가 넓기 때문에, 해당 분야를 공략하는 것이 기업 차원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자일링스 자체 통계에 따르면 ISM 사업부는 자일링스 내에서 매출 2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고객사는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다.
우선, 자일링스는 산업 부문 고객을 주로 공략해 왔다. 체탄 호나 디렉터에 따르면, 자일링스의 FPGA는 산업 부문에 적용하기 적합하다. 산업용 장비는 보안성을 강화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다. 그 과정에서 반도체도 새로운 시스템에 맞춰 교체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번거로움과 비용이 수반됐다.
하지만 FPGA는 언제든 반도체 설계를 수정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곧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도, 반도체 교체 없이 설계만 수정하면 장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탄 호나 디렉터는 “산업 부문에서는 장비를 오래 사용해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데, 자일링스 FPGA를 통해 고객사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는 AI, 올해는 로보틱스
자일링스 SoC 제품군도 ISM 사업을 키우는 데 한몫 했다. 처음부터 ISM 사업이 회사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일링스가 SoC ‘징크(ZYNQ)’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사업 규모도 크게 성장했다는 것이 체탄 호나 디렉터의 설명이다.
그는 “징크 시리즈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ISM 사업부는 더 많은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회사 측에 요청할 수 있었다”며 “이를 통해 스마트 시티, 스마트 팩토리 등에 적용될 AI 비전을 위한 적응형 시스템 모듈(SOM) 크리아(Kria)를 시작으로 관련 솔루션을 좀 더 세부적으로 확보해 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일링스는 올해 로보틱스 분야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영위할 예정이다. 자일링스 ISM 사업부는 매년 집중할 특정 분야를 정하고, 관련 솔루션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체탄 호나 디렉터는 “작년에는 비전 AI 부문에 초점을 맞췄는데, 역사적으로 비즈니스가 가장 좋았던 한해였다는 내부 평가가 있었다”며 “올해는 협동 로봇을 비롯한 로봇 열풍에 힘입어 로보틱스를 테마로 잡았는데, 작년에 이어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자일링스는 비용을 절감하고, 저전력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체탄 호나 디렉터는 “우리는 산업 부문에서는 비용 최적화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헬스케어나 IoT 부문에서는 저전력을 생각하고 있다”며 “ISM 사업 내에서도 분야마다 필요로 하는 기능은 다 다른데, 자일링스 FPGA와 솔루션을 기반으로 고객사가 필요를 충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배유미 기자>youme@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