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라인네트워크에서 스타트업  리뷰를 연재합니다. 코너명은 ‘바스리’, <바이라인 스타트업 리뷰>의 줄임말입니다. 스타트업 관계자분들과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미술품 조각구매가 유행이다. 작품을 실제로 조각내는 건 아니고 하나의 미술품을 여러명이 동시에 소유하는 개념이다. 소액으로도 미술품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예를 들어 단돈 1000원으로도 미술품에 투자할 수 있다. 작가가 인기를 얻어 가격이 오르면 시세차익도 거둘 수 있다.

테사(TESSA)는 스스로를 ‘실물 자산 유동화 플랫폼’ 운영사로 소개한다. 미술품 같은 실물 자산을 테사 측에서 직접 구매한 뒤 이를 조각 단위로 나누어 판매하는 방식이다. 사용자는 이 조각을 원하는 수량만큼 구매할 수 있는데, 향후 테사가 해당 미술품을 다시 매각하면서 발생하는 차익을 조각 보유 수만큼 분배 받음으로써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또 미술품 매각 전 테사 이용자 간에 조각을 거래할 수도 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가 미술품의 일부만 소유하는 샘이다.

테사 측은 “글로벌 미술품 옥션 60조 시장을 대상으로 전문 아트리서치팀을 운영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미술시장 데이터를 분석해 검증된 ‘블루칩 아트’만을 선정한다. 선정한 작품은 해외 전문 갤러리 등과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검증 과정을 거쳐 구매하며, 이 작품들은 자사 상설 갤러리인 #UNTITLED에 전시해 회원들에게 공개한다. 테사는 오직 실물 예술품만을 취급하며, 소유권 증명과 거래 이력 등은 모두 블록체인 원장 특허 기술을 활용해 관리한다”라고 설명했다.

테사가 보유한 작품별 작가 목록

 

테사 아트리서치팀(Research&Acquisition) 인터뷰

테사에서 예술품 탐색과 작품 매입·판매를 담당하는 아트리서치팀(이하 R&A팀)은 ‘예술적 가치와 투자적 가치 모두를 충족시키는 작품’을 찾는 조직이다. 테사 부대표이자 R&A팀을 총괄하고 있는 신성은 부대표는 “좋은 작품을 좋은 가격에 매입하는 것이 테사 비즈니스의 첫 단계다. 여기서 좋은 작품이란 예술품의 절대적 가치를 평가한다는 의미와 다르다. 최종 단계인 매각을 통해 이용자들에게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삼는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R&A팀은 미술사학, 문화예술경영, 예술 기획 분야 석·박사, 해외펀드매니저, 미국 변호사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고 한다.

구체적인 작품 선정 기준이 있다면?

팀의 모든 업무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뤄진다. 기본적으로 소더비(Sotheby’s), 크리스티(Christie’s), 필립스(Phillips) 등 글로벌 옥션 데이터를 바탕으로 삼으며, 국내 옥션도 모니터링한다. 그 과정에서 작품의 유찰률(경매 무효처리 비율), 거래량, 거래 금액 등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또 작품 상태나 작가의 전시, 언론 인터뷰, 수상 이력 등도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에 철저히 확인해 데이터 분석에 활용하고 있다.

테사는 자체 ‘블루칩 아티스트’ 선정 기준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 아티스트 랭킹 200위 이내 포함 여부와 글로벌 경매 기관의 거래 이력 유무, 연간 경매 거래 횟수 100회 이상, 연평균 경매 거래 금액 최소 1000만 달러(한화 약 120억원), 경매 유찰률 30% 이하의 기준을 충족하는 작가의 작품만 구매한다. 단, 이번에 오픈하는 가나 출신 아티스트 아모아코 보아포(Amoako Boafo)의 작품처럼 글로벌 미술 시장에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이는 작가의 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작가의 유망성과 작품의 판매성 모두를 고려해야 하는지?

그렇다. 작가의 유망성은 미술사학적, 큐레이팅적으로 접근한다. 해당 작가가 어느 갤러리 소속이며, 어떤 전시를 거쳤고, 옥션에는 얼마나 등장해 결과는 어떠했으며, 미술 시장에서 얼마나 언급되고 있고, 유명 콜렉터의 선택을 받은 작품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시장 내에서 작가가 인정받을수록 작품 전체의 가격의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단, 같은 작가의 작품일지라도 각각 가격과 판매성이 다르다. 작품의 창작 연도, 사이즈, 화풍, 색감, 대표작 여부, 시리즈 여부 등에 따라 가격 상승률과 판매 가능성이 달라진다. 이를 잘 고려해 테사 이용자들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수익률과 판매 주기를 보장하려 한다.

작품 구매 과정은?

테사는 해외 갤러리, 글로벌 옥션, 아트딜러 등 자체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조건에 부합하는 작품 오퍼를 받으면, 각 작품에 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작품의 가치, 그리고 매입가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단계를 거친다. 최종적으로 작품 매입심사위원회를 거쳐 최종 승인을 받으면 매입을 진행한다.

더불어 경매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R&A팀은 글로벌 옥션 스케줄을 항상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선정 작가 이외에도 고려 중인 작가군 내 작가의 작품이 옥션에 나오면 리서치를 시작한다. 해당 작품의 가치를 분석하고 최고 입찰가를 산정한 후 매입심사위원회 승인 절차를 거친다. 그러므로 경매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산정한 입찰 범위를 넘어버리면 더 이상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

구매를 마친 작품은 어떻게 국내에 들어오는지?

경매 낙찰과 구매계약 후에는 작품 대금 결제를 거쳐 작품을 국내로 운송한다. 무엇보다 작품 훼손 방지를 위해 배송 환경의 온도, 습기 조절이 필수다. 이러한 부분들을 컨트롤해 줄 수 있는 전담 미술품 전문 운송업체를 통해 안전하게 진행한다. 이때 작품 보호 및 파손 방지를 위해 크레이트(crate)라고 불리는 미술품 전용 박스를 활용해 포장한다. 이 박스는 나무로 만들어져 온습도 조절에 용이하며, 매우 튼튼하다. 이 크레이트 제작비용만 해도 상당하다.

작품을 운송하는 모든 과정에서도 수시로 작품 상태를 확인한다. 현지 포장과 항공 운송, 국내 도착, 최종 운송까지 자체 노하우를 통해 협력사들과 소통하고 있다. 갤러리에 작품이 도착하면 언박싱 과정을 거쳐 작품과 프레임 상태를 체크한다. 갤러리 역시 자외선을 차단하고,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등 설계단계에서 작품 보관에 알맞게 준비했다.

보안도 철저한데, 혹시나 외부 요인으로 인한 도난 및 소실이 발생한 경우 조각 보유량에 따라 공식 판매가의 110%를 보상한다. 현대해상 보험 가입이 완료된 상태다.

야요이 쿠사마 작품의 크레이트 언박싱 장면(출처: 직촬)

최근 테사가 구매 및 플래폼에 공개한 야요이 쿠사마의 ‘인피니티 넷(Infinity Nets [TRFOEYA]’

보유 작품의 총량이 정해져 있는지?

연간 작품 수를 별도로 정해 놓지는 않았으나, 매달 최소 2개 이상의 작품을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보다 많은 이용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주기도 빠르게, 단가 규모도 더 크게 만들어갈 예정이다. 작품 1조각을 1000원에 구매할 수 있기에 비싼 작품일수록 조각 수는 늘어난다. 모든 조각 판매를 마친 작품에 대해서는 이용자 간 거래도 가능하다. 단, 이때 조각별 시세는 작품마다 다를 수 있다.

작품 매각에 따른 수익 정산 시점은?

작품 매각 여부는 공모가 기준, 각 작품별 구매 계약에 명시돼 있는 일정 수치 이상 상승한 금액으로 매각이 가능할 경우 진행된다. 평균 15% 정도 상승했을 때 매각을 고려하며, 그 이하 가격으로는 매각하지 않는다. 또 매각 시점이라는 판단이 서더라도, 먼저 조각을 구매한 이용자 전체를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한 뒤 절차를 진행한다.


관련해 모든 작품의 조각 판매에 있어 테사도 일정 비율을 구매해 그 수량을 공개하고 있다. 전체 조각의 약 2%를 직접 구매하는데, 이는 구매자들에게 ‘테사도 한배를 탔으니 좋은 가격에 잘 판매하겠다’라는 일종의 메시지다. 실제 발생한 수익은 다시 테사 운영과 발전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매각 이외에도 조각 구매자들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앞서 설명한 사용자 간 거래 수익, 그리고 운영수익이 있다. 운영수익이란 외부전시를 통해 발생하는 렌털 수익 등인데,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의 20%를 수수료로 제외한 뒤 정산해드린다.

테사 이용자는 작품별로 조각 구매, P2P 거래, 운영 수익 총 3가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작품 구매/판매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

지난해 처음으로 작품 경매에 참여했었다. 당시 모든 팀원들이 무척이나 설레면서도 긴장했던 기분을 잊을 수가 없다. 끝내 해당 경매에서 작품을 낙찰받는 데 성공했는데, 무척이나 기뻐 환호성을 질렀던 기억이 난다.

또 하나는 테사 비즈니스 초반의 일이다. 김형준 테사 대표가 직접 런던에 위치한 갤러리에 방문해 블루칩 아티스트의 판화 2점을 구입한 적이 있다. 이후 영문지 기사에 관련 내용이 테사 비즈니스 소개와 함께 짧게 언급됐는데, 이를 본 해당 갤러리로부터 항의 메일을 받았다. ‘미술품 조각구매 플랫폼 운영을 위한 것인 줄 알았다면 판매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왜 갤러리가 항의했는지?

미술품, 블루칩 아트 시장은 매우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철저히 귀족들만의 시장이었으며, 지금도 소수 고액자산가들만을 위한 영역이다. 프라이빗할수록 가치가 올라가는 시장이기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몇 년 사이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미국에서 테사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 중인 ‘마스터웍스’는 2017년도에 시작해 현재 기업가치 1조로 평가받고 있다. 작품 판매액이 3000억원을 넘었으며, 새로운 이커머스이자 투자방식으로 많은 주목을 받는 중이다. 결국 갤러리나 옥션 입장에서는 기존 ‘소수의 큰손들’ 외에도 작품 구매처가 늘어나니 이득을 보는 구조다.

향후 테사의 목표는

테사는 위 마스터웍스 사례 등을 통해 미술품을 비롯한 실물 자산 유동화 플랫폼의 시장성은 이미 검증됐다고 본다. 동시에 블루칩 아트 시장을 일반 대중들에게 열어주고 싶다. 예술품은 여타 투자대상들과 다르다. 절대 깨지지 않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공급이 더 많아질 수 없는, 너무나 좋은 투자시장이기에 극소수의 엘리트들만 독점하고 있었다.

이를 최신 기술을 바탕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시장으로 만드는 것이 테사의 목표다. 진입장벽을 낮춰 많은 대중들과 자산가, 기관 등이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구매층을 늘리면, 분명 미술 시장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테사는 사내 변호사 출신 구성원들을 비롯해 대형 로펌과의 협력을 통해 문제점들을 수정해 나가고 있다. 법률문제의 발견과 해결에 항상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관련 이슈 또한 투명하게 관리하려 노력 중이다.


테사 회원들이 작품을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 공간 #UNTITLED

또 하나, 테사가 보유한 미술품들을 바탕으로 ‘테사 뮤지엄’을 오픈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 중 하나다. 현재 운영 중인 테사 회원들만의 갤러리 #UNTITLED을 발전시킨 모습이라 할 수 있다. 테사는 주로 해외 작품들을 취급한다. 대부분 국내에 들어왔다가 다시 매각되면, 영영 볼 수 없을 만한 작품들이다. 테사는 이 작품들을 글과 영상, 사진 등 콘텐츠로서 공유하려 노력하고 있다. 테사 뮤지엄은 해당 콘텐츠를 모은 집약체로서, 명작의 소유주인 대중들이 직접 작품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