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아마존 스토어가 “아쉽다” 평가받는 5가지 이유

11번가가 아마존과 협력해 약 1년여 시간 동안 준비한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지난 1일 정식 출시됐다. 기존 11번가 앱에서 아마존 탭을 터치하는 방식으로 해외 직구가 가능하도록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타임딜과 핫딜 등 미국 아마존 프로모션도 동일하게 노출된다는 설명이다. 11번가 측은 “국내 고객들에게 11번가의 구매 경험 그대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즐기게 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서비스 출시 후 약 일주일의 시간이 흐르면서 이용자들의 후기가 쌓이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아쉽다”는 평가가 많았다. 특히 어떤 부분에서 이용자들이 기대한 것과 실제 서비스가 달랐는지, 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종합해봤다.

① 너무 적은 품목

이상호 11번가 대표는 이번 아마존 스토어를 정식 출시하기 앞서 “기존 해외직구 서비스와 다른 점은 ‘압도적 스케일’이라 말하고 싶다”라며 “수천만개에 달하는 아마존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살 게 너무 없다”라는 반응이다. 제품이 너무 적고, 그나마 필요한 제품은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물론 이용자의 필요에 따라 유용한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품목도 존재했다. WD SSD의 경우 핫딜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한때 ‘구매 대란’이 일어나며 지금은 판매 중지 상태에 이르렀다. 그러나 위와 같은 몇몇 사례를 제외하고는 기존 해외직구 인기 품목으로 분류되는 전자제품, 화장품, 영양제, 고가의 의류나 시계 등을 대부분 찾아볼 수 없다. 이용자 A씨는 “유명 무선 이어폰이나 스마트워치 등도 찾아볼 수 없어 실망스러웠다”라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품목이 부족한 이유는 11번가 앱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제품이 애초에 미국에서 국내로 배송이 가능한 상품만 표시되기 때문이다. 미국 아마존이 직매입하여 풀필먼트 센터에 보관 중인 상품이나, 제조사 또는 판매자가 판매지역을 제한하지 않고 해외배송이 가능한 상품만 구매할 수 있다. 그리고 위 조건을 충족하는 상품일지라도 아직 전부를 찾아볼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11번가 측은 “이제 서비스 초반이니 점차 늘려나가겠다”라는 입장이다.

② 요상한(?) 한글화

11번가는 “국내 고객들에게 11번가의 구매 경험 그대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즐기게 하겠다”라는 목표를 위해 제품 설명 및 리뷰의 한글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글 번역 보기’ 토글스위치를 켜거나 끔으로써 원문과 한글 번역문 모두를 확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련해 이용자 B씨는 “제품 설명의 경우 나름 준수한 번역을 제공하지만 리뷰는 엉망”이라며 “번역기를 돌려 그대로 노출하는 것 같다. 무슨 말인지 알아보기가 힘들어, 굳이 한글 기능을 넣은 이유가 뭘까라는 생각이 든다. 애초에 해외직구는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나 관련 카페에서 충분히 리뷰를 찾아본 후에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번역기를 사용한 듯한 후기 한글화(힘세고 강한 아침..?)

또 다른 이용자 C씨는 오히려 한글화가 지나치다는 표현을 했다. 검색 키워드까지 한글로 표시하기 때문이다. 평소 해외직구를 자주 하는 C씨는 “직구를 하다 보면 키워드별로 검색하며 적절한 가격 등을 비교해보기 마련인데, 이를 모두 한글로 표기해놔서 헷갈리더라. 미국 아마존의 제품 구분(Department)과도 기준이 다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예를 들어 ‘Clock’과 ‘Watch’를 구분해 찾아보고 싶어도 키워드는 오직 ‘시계’로 표시되니 오히려 탁상시계, 벽시계, 손목시계 등 한국어 분류기준이 무엇인지 먼저 찾아봐야 구체적인 제품 검색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③ 배송 지연

11번가는 이번 아마존 스토어의 배송 기간에 대해 “기본 6~10일이며, 인기상품의 경우 아마존 미국 서부센터를 활용해 4~6일로 단축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배송비는 “우주패스 구독자는 전체 무료배송을 제공하고, 미구독자는 2만80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을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관련해 지금 우주패스를 가입하면 이벤트를 통해 첫 달 구독료 100원, 아마존 할인쿠폰 5000원 2장, 아마존 상품 무료배송, SK pay 포인트 3000P 적립 혜택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이처럼 확실한 혜택에 ‘100원 내고 한 번 가입해보자’라는 이용자들이 상당수일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방증하듯 현재 11번가 아마존 스토어 제품들은 ‘10~15일 내 도착’이라 표기하고 있다. 주문량 증가로 배송지연이 발생한 상태다.

이용자 D씨는 “해외직구에 있어 무료배송은 압도적으로 좋은 서비스”라면서도 “그러나 보다 많은 판매 상품 숫자와 안정적인 배송이 보장되지 않으면 오직 해외직구에만 관심 있는 구독자들은 반드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쿠팡 로켓직구나 알리익스프레스 같은 타 서비스들과 비교해 확실한 장점이 필요할 것”이라 평가했다.

④ 고객센터 퀄리티

아마존의 고객 중심 경영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빠른 배송과 더불어 무조건적 반품은 이용자에게 매우 특별한 고객 경험을 선사했고, 아마존은 지금도 이 경영 철학을 기반으로 이커머스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반대로 아마존 입점 셀러 입장에서는 곤란한 경우가 참 많지만)

아마존은 고객센터 운영에도 같은 철학을 공유한다. 신속 정확한 고객 상담을 최우선으로 하며, 고객의 영어 어휘력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전화 통화가 부담스럽다면 실시간 채팅 상담을 신청한 뒤 번역기를 활용해 대화해도 충분히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그리고 취소, 반품, 교환, 할인 적용 등 고객 요청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진행한다.

한편 11번가 아마존 스토어는 위와 같은 아마존식 고객센터 운영 방식을 온전히 가져오지 못한 듯하다. 한 이용자 후기에 따르면 “지극히 상식적이고, 필요한 문의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에 대해 고객센터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연락 주겠다’라고 답한 뒤 4일째 연락이 없다”라는 등 불만족스러움을 표출했다. 미국 아마존을 활용해 직구를 경험해 본 이용자라면 이 둘의 차이가 더욱 극명하게 느껴질 것으로 예상된다.

⑤ ‘아마존 프라임’은 이제 영영..?

아마존의 유료 구독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은 이용자에게 무료배송 서비스와 더불어 가격 할인 혜택, OTT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이용권, 음악 스트리밍 이용권 등을 제공한다. 아마존은 일본 등 현지에 진출한 해외 서비스에서도 아마존 프라임을 시행하고 있는데, 한국 진출은 현지 사업자인 11번가와 제휴 형태로 진출하는 첫 번째 사례이다 보니 아마존 프라임과 관련 내용은 빠져버렸다. 그 자리를 SKT의 유로 구독 서비스 ‘T우주’가 대신하는 모양새다.

T우주는 11번가 아마존 스토어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용자 E씨는 “SKT T우주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같은 아마존 프라임 전용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면 더 많은 이용자가 모여들 것이라 예상한다. 단, 아마존의 이번 제휴 진출 성과가 시원치 않으면 역으로 아마존 프라임 관련 서비스들을 국내에서는 영영 만날 수 없을까 우려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마존 vs 아마존 클론’ 구도 형성될까

11번가의 아마존 스토어는 전 세계 처음으로 시도되는 진출 방식인 만큼 초기에 서비스가 자리 잡기까지 일정 시간 및 자본의 투여는 필수적이라 예상된다. 만약 11번가가 국내 고객들에게 ‘아마존식 고객 경험’을 그대로 선사할 수 있게 된다면 향후 시장 상황은 한층 흥미로워질 것이다. 아마존의 서비스 전략을 국내 환경에 맞게 잘 이식한 기업이 바로 쿠팡이기 때문이다. 일차적으로 ‘해외직구’ 영역에서 맞붙게 된 양측이 향후 어떤 전략을 구사할지 지켜볼 만하겠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신승윤 기자> yoo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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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댓글

  1. 문제는 한국정부에서 가만히 보고 있지 않는다는 것이죠. 뒤에서 전부 통제하고 있으면서 모른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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