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유럽연합(EU)으로부터 부과받은 50억달러, 우리 돈으로 5조65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과 관련한 항소심 절차에 들어갔다. EU 집행위원회(EC)는 지난 2018년 7월 구글이 모바일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로 검색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공고히 하려했다고 문제 삼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벌금 규모는 EU 당국이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 부과한 벌금 가운데 가장 큰 액수였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EC의 과징금 부과와 관련한 구두 변론에서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는 경쟁을 배제하기보다는 경쟁을 촉진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구글 측은 “안드로이드는 모든 사람에게 더 적은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선택권을 만들어냈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이날을 포함, 5일간의 변론기일을 갖는다.

EC가 2018년 구글에 과징금을 부과했을 때 구글이 독점금지를 위반했다고 적시한 것은 세 가지였다.

▲구글이 앱장터인 플레이스토어 사용을 허가(licensing) 받기 위해 구글 검색앱과 크롬 브라우저 사전 탑재하도록 요구한 것 ▲오픈소스인 안드로이드를 활용해 만든 안드로이드 대체 버전(Android forks)을 OS로 하는 모바일 기기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한 것 ▲구글 검색을 독점적으로 사전 탑재한 대가로 단말기 제조업체와 무선 사업자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한 것 등이었다. EC는 이러한 구글의 관행이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만약 EC가 이번에 내려질 항소심 판결과 관련해 반발하면 이는 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에서 또다시 다뤄질 수 있다. EC는 구글의 주장과 관련한 논평을 거부했다. 법원의 결정은 내년까지 내려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구글은 이에 앞선 2017년에도 EC로부터 쇼핑 검색(비교쇼핑) 서비스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24억2000만유로의 과징금을 부여받았는데, 이에 구글이 제기한 항소심 결론도 곧 나올 예정이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장에 해당하는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C 경쟁 및 디지털 책임 집행위원은 일종의 시험대에 올라있는 셈이다.

우리나라 공정위도 최근 휴대폰 제조사가 안드로이드 포크 OS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구글이 방해했다는 결론을 내고 2074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구글이 지난 2011년부터 휴대폰·시계·TV 등 모든 스마트 기기에 대해 포크 OS를 탑재하지 못하도록 하고 개발도 못하게 한 파편화금지계약(AFA)을 적용했고, 제조사엔 대신 플레이스토어 라이선스 계약과 OS 사전접근권 계약을 체결하며 AFA 적용을 강제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절차를 먼저 밟은 터라 EU가 구글과 벌이고 있는 상황에 우리나라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2018년 과징금을 부과받고 시정명령을 받은 구글은 그 해 10월 자사 브랜드 앱에 대한 별도의 라이선스 비용을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는데 유럽 제조사에 단말기 1대당 약 40달러를 받겠다고 했던 걸로 추정된다(관련기사).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김윤경 선임기자> s914@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