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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하던 그 대표가 P2P금융업에 뛰어든 이유

[인터뷰]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P2P 금융·온투업) 릴레이 인터뷰

대부업과 P2P(개인간개인)금융은 어떻게 다를까? P2P는 온라인에서 대출, 투자를 연계하는 서비스다. 소상공인, 중저신용자에게 사금융보다 저렴한 금리로 대출을 해주고,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투자기회를 제공한다는 비전으로 주목받았다. 대출만 다루던 대부업에, ‘투자’라는 새로운 영역을 접목한 것이다.

대부업에서 P2P금융으로 전직을 한 대표가 있다. 헬로펀딩의 채영민 대표다. 대부업 대표직을 맡으며 느낀 업의 한계점을 P2P금융으로 풀어내고 싶었다는 것이 그가 말하는 전직 이유다.

채영민 대표가 어떤 점에서 P2P금융에 주목을 하게 됐는지, 회사에서는 어떤 상품을 제공하고 있는지 직접 만나 들어봤다. 채 대표는 “직원들에게 회사의 발전적 비전을 제시하고, 더 당당한 엄마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헬로펀딩 채영민 대표

 

[box type=”bio”] 헬로펀딩은 어디?

P2P금융 업체로, 2016년 8월 설립. 회사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총 6070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 대출금을 갚는 비율인 상환율은 평균 95%.
취급하는 상품은 크게 세 가지. 대출 비율로 봤을 때 소상공인 확정매출 채권이 약 50%,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30%, 주택담보대출이 약 20%를 차지. 시그니처 상품은 소상공인 확정매출 채권. 소상공인의 카드 매출에 대한 채권을 양도받아, 오전 12시까지 발생한 매출액을 대출금으로 지급[/box]

주로 어떤 상품을 다루나?

헬로핀테크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주택담보대출도 다루지만, 시그니처 상품은 소상공인 확정매출 채권이다. 예를 들어, 한 식당에서 발생한 하루 매출액 중 카드결제 대금은 신용카드사의 방침에 따라 약 3~4일 후 지급된다. 그러나 소상공인의 하루 매출액은 다음날 필요한 원자재를 구매해야 하는데 필요하다. 이 점에 주목해 헬로핀테크는 소상공인의 카드 매출에 대한 채권을 양도받아, 오전 12시까지 발생한 매출액을 대출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헬로핀테크는 3~4일 후 카드사로부터 정산을 받아 대출금, 이자, 수수료를 갖고 이를 제외한 차익이 생기면 소상공인에게 돌려드리고 있다.

헬로핀테크에는 어떻게 합류했나

헬로핀테크 출범 당시 운영기획, 서비스 총괄 본부장과 부동산 상품 본부장을 겸임했다. 몇 년 뒤 상무로 진급하면서 전체 총괄 업무를 맡았다. 이때 주주들에게 회사 운영 철학 등을 신뢰받아 작년 1월 1일부로 대표를 역임하게 됐다.

헬로핀테크에서 일하기 전에도 금융 분야에서 일을 했었는지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대부업체 대표를 했다.

대부업을 운영하다가 P2P금융업으로 전직을 한 계기가 있나?

크게 두 가지 이유다. 먼저, 대부업체를 운영하면서 사금융 시장을 알게 됐다. 아무래도 수익성은 좋지만, 직원들에게 비전을 줄 수 없는 한계가 왔다. 대부업이 자금을 늘리는 단순반복 업무이다 보니 개인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직원들에게 비전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는 사금융이 고금리나 규제에서 벗어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좋은 기술이나 실력이 있어도 자금 운용이 어려워 성장하지 못하는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도와주고 싶었지만 1~2금융과 달리 좋은 금리로 대출을 받기가 어렵다.

P2P 금융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봤나?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을 한다면 저신용자나 자금운용이 어려운 소상공인에게 (대부업보다 저렴한 금리로) 자금을 공급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동시에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상품, 투자처를 찾아줄 수 있는 사업이라고 판단해, 창립멤버들과 상의 끝에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당시 대부업체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 5명과 지금도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전체 직원 수는 약 30명 정도된다.

대부업과 P2P는 큰 틀에서는 금융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막상 운영하려면 다른 부분이 많을 것 같다. 창립멤버들과 온투업 등록 이후 여러 고민을 했을 것 같은데

창립멤버들과 모이면 주로 “어렵다”, “갈 길이 멀다”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면서도 초심을 잃지 말자, 이제 시작이라고 다짐을 하는 편이다. 이때마다 직원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1위를 하려고, 돈을 벌려고 욕심을 내면 P2P금융업은 오래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고, 인내가 쓸수록 열매가 달지 않겠냐고 다독거리고 있다.

온투업이 시행된 지난 1년간 사실 전체 업계에서 (온투업자 등록으로 인해) 제대로 영업을 하기가 어려웠다. 아무래도 회사라는 곳은 이익이 창출되어야 하는 곳이니 고민이 많았다.

헬로핀테크가 가진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우선 ‘투명함’이다. 헬로펀딩은 숨기는 게 없다. 2016년 1호 상품을 내놓으면서 모든 관련 서류를 플랫폼에 공개했더니 투자자분들께서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 예를 들어 채권을 보존하기 위한 증빙 서류, 신탁 계약서, 연대보증서 등 상품마다 공개 가능한 서류를 모두 플랫폼에 올리고 있다.

두 번째는 깐깐하다는 것이다. 모든 상품은 자체 심의위원회를 통과해야만 투자심의위원회로 심사를 받을 수 있다. 전 직원들과 함께 하는 자체 심의위원회에서 꼭 하는 질문이 있다. 상품을 가져 온 직원에게 “본인, 가족 혹은 지인에게 투자할 수 있냐”고 묻는다. 만약 1초라도 망설인다면 다시 생각할 시간을 주겠다고 하며 다음 회의 일정을 잡는다. (엄격하게 생각을 하는 마큼) 상품 출시율이 매우 낮아, 때로는 투자자 분들께 항의 아닌 항의를 받은 적도 있다. 헬로펀딩은 항상 가족과 지인에게 당당하게 추천할 수 있는 상품만 취급하자는 주의다.

부동산 PF 상품의 경우 시장에 난립한 업체들이 허위 상품을 게시하면서 수차례 논란이 됐었는데. 부동산 PF 상품은 어떻게 운영하나?

마찬가지로, 상품 심의가 통과된 이후부터 관련된 모든 서류를 공개하고 있다. 착공을 하고 있으면 착공신고 필증부터 구조안전심의 관련 서류, 매월 공정 관련 서류 등 헬로핀테크가 점검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보여준다. 또 현장에 라이브TV를 설치해 공사가 진행되는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다.

회사의 중장기적 계획은?

중단기적으로는 플랫폼 서비스 고도화와 함께 기술 개발, 인재영입 양성 등을 이어나갈 계획이며, 장기적으로는 기관투자를 유치해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소상공인 매출 데이터 등 빅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계한 재테크 종합 플랫폼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 온투업이 좋은 재테크로 자리 잡는다면 종합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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