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의 세계는 한없이 넓어서 가끔은 이런 유튜버도 있었어? 싶은 채널들도 있다. 비교적 마니악한 분야라고 생각했는데 구독자 수를 보면 놀라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러한 문화예술 유튜버들은 아무도 보지 않을 법한 콘텐츠를 시도해 인기 유튜버의 반열에 오른 이들이다. 구글이 주최한 크리에이터와의 대화에서 이 ‘덕질’을 콘텐츠화해 인기 유튜버로 등극한 3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참여 유튜버

겨울서점: 책 추천과 독서 챌린지하는 북 유튜버    

김고흐: 반 고흐 그림을 그리며 고흐를 이해하고 미술에 대해 설명해주는 그림 유튜버

김일오: 뮤직비디오를 해석하는 라이프스타일 유튜버

우선 소개 부탁드립니다.

겨울서점: 책을 소재로 한 다양한 영상을 만드는 김겨울입니다.

김고흐: 미술의 모든 것 김고흐입니다. 미술에서 빠질 수 없는 감상 영역, 감상자의 입장에서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김일오: 하이, 안녕, 뮤비 해석해주는 토끼 김일오입니다. 뮤직비디오에 해석을 붙여 뮤직비디오를 더 즐겁게 감사하도록 하는 유튜브를 운영 중입니다.

김일오 님은 게 토끼 캐릭터를 사용하게 되었나요.

김일오: 평소 메타버스와 모션 캡처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목소리와 모션 캡처를 활용한다면 충분히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목소리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캐릭터로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겨울서점: 저는 보시다시피 책에 미친 사람인데요. 원래는 음악을 만드는 걸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 작은 라디오를 진행하게 됐는데,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재밌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러다 팟캐스트를 해볼까 했는데 이미 충분히 많은 채널이 있어서 유튜브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다른 매체에 비해서 아카이빙도 잘 되고 당시 책 유튜버가 많지 않아서 재미를 위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김고흐: 미술 교육을 전공했는데 전공자는 많지만 감상자의 입장에서 무언가를 전달하는 사람이 적다고 생각했습니다. 배워야만 즐길 수 있는 게 아닌데 순수하게 미술을 감상해서 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반 고흐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도 팩트로 받아들이는 분들이 많아서 그 오해도 바로잡아주려고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김일오: 유튜브 시작 전에도 뮤비를 해석하면서 보는 취미가 있었는데요. 다른 분야에 비해 뮤직비디오는 평론 콘텐츠가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제 해석을 공유하고 다른 사람의 콘텐츠도 함께 들어보자는 의미로 채널을 시작했습니다.

책을 요약해주는 유튜버는 많은데요. 겨울서점의 경우 어떻게 콘텐츠를 기획하는지요.

겨울서점: 생각날 때마다 메모하거나 구독자분들이 반복적으로 요청해 주시는 것들을 모두 제작해요. 구독자분들이 재밌어할 만한 것과 제가 재밌을 것들을 만듭니다. 책을 읽을 때 겨울서점에서 소개하면 좋을만한 책인지 판단한 뒤에 영상 주제를 정해서 그걸 유튜브에 맞는 형태로 만들어서 올리고 있습니다.

장기하, 요조 등의 유명인이 출연하는 책크메이트 콘텐츠는 어떻게 만들게 된 것인가요.

겨울서점: 채널 특성상 제가 좋아하는 책들을 기준으로 영상을 제작하는데요. 그 점에 있어서는 완고한 면이 있어요. 제 취향이 중심이 되는 채널을 만들려고 했는데, 그게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다른 사람의 취향도 들어보도록 다른 분들을 모셔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기준은 저분이 어떤 책을 읽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분들과 함께 했습니다.

김일오님은 뮤직비디오를 분석할 때 특별한 우선순위가 있는지요.

김일오: 우선순위로는 와, 재밌다 싶은 콘텐츠를 사용합니다. 소개하다 흥미롭다고 느껴지는 경우에 콘텐츠까지 제작합니다. 곡 선정 후 본격적으로 분석하는 과정에 많은 무게를 둡니다. 아티스트에 대한 분석을 필수적으로 하고, 이 이해를 바탕으로 해석론, 평론이나 다큐멘터리 등의 해석 방법을 참고해 제작합니다.

김고흐님의 주제 선정과 제작 과정은요?

김고흐: 일상에서 예술적 포인트를 예술가처럼 찾아낸다고 생각하는데요. 미술은 시각적인 것인데 일상에는 시각적인 것이 많기 때문에 콘텐츠로 만들어볼만한 것을 만듭니다. 댓글이나 질문 등도 생각을 덧붙여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김고흐 님이 콘텐츠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김고흐: 지속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상 속에서 캐치한 것들을 꾸준히 전달하고 어려운 미술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게 포인트입니다. 용어를 최대한 풀어서 이야기하려고 하고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예를 들기도 합니다. 지속성과 진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김일오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요?

김일오: 시청자들에게 감상의 폭을 넓혀주는 것입니다. 제가 콘텐츠를 만드는 이유가 시선의 다각화기 때문인데요. 일종의 양념 역할을 하는 것이죠. 감상을 넘어서 오리엔탈리즘, 불교, AI 등에 대한 가벼운 지식을 전달하는 것도 다양한 관점으로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콘텐츠를 만들고 계신데요. 하나의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다 보니 분야에 대한 흥미가 줄어들 수도 있을 텐데요.

겨울서점: 다행스럽게도 책에 대한 재미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즐기면서 잘 읽고 있어요. 달라진 점이 있다면 판단 과정을 거치게 된다는 것이죠. 재밌게 읽다가도 겨울서점에서 읽을만한 책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겨울서점 님은 직업이 되기도 했는데,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

겨울서점: 직업이 되고 책까지 쓰게 되니까 이제 커리어이자 삶의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책이라는 주제를 갖고 직업인과 자연인으로서의 생각 차이가 저를 괴롭히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분리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나름의 원칙으로 읽은 책을 전부 공개하지 않는다든지 하는 분리하는 방법을 두고 있습니다.

김일오님은 채널 시작 전후에 뮤직비디오를 보는 시선의 차이가 생겼는지요.

김일오: 어디를 가든지 뮤직비디오만 보면 해석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뮤비 해석 유튜브로 활동하다보니 가벼운 마음으로 뮤비를 보기 어려워진 것 같아요. 식당이나 카페 등에서도 뮤비가 나오면 진지해지고, 코로나19 이전에는 노래방에 갔을 때도 뮤비를 해석하며 노래를 부르게 되었습니다.

김고흐 님은 달라진 것이 있는지요?

김고흐: 미술 감상할 때 달라졌다기보다는 흔한 일상에서 예술적인 것들을 캐치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일상에서 예술적인 것을 찾는 것과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에서 유튜브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추천할 때 ‘영업에 성공했다’고 말하는데요. 각 채널에서 영업 성공담이 있다면요.

겨울서점: 채널에서 겨울왕 김영업으로 불리거든요. 돈이 없으니 그만 영업하라는 말씀을 해주시고요. 도서관에서도 추천한 책이 먼저 대출될 정도라고 하는데요. 독서 관련 리뷰도 하는데 독서대 같은 것들을 리뷰했더니 많은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진 같은 것도 모든 판매 사이트에서 매진이 됐다길래 영업직을 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김일오: 2020년 3월에 아티스트 림 킴의 ‘YELLOW’ 뮤직비디오를 해석했는데, 뮤비 해석을 통해서 기획의도를 알릴 수 있었는데요. 인종차별이라는 심오한 의도가 있었는데 화려한 비주얼에만 치우친 경향이 있었는데, 많은 구독자분들이 기획 의도에 대해 알게되었다는 의견을 듣고 뿌듯했습니다.

김고흐: 반고흐 생애와 작품을 바로잡은 것이 가장 큰 영업이라고 생각해요. 잘못된 정보가 많았는데 바로잡은 것이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반 고흐가 귀를 자른 게 아니라 귓볼 일부를 자른 것이고, 고흐가 물감을 먹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갈라질 때 마르면 입에 가져다 대는 버릇을 가지는 화가들이 있거든요. 이것들을 바로잡은 것만 해도 큰 영업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취향과 관심사가 있으면 구독자들과 더 쉽게 소통할 수 있는데요. 유튜브에서 소통할 때 생겼던 의미가 있다면요.

김고흐: 홍대 앞 입시생 미술의 현실을 콘텐츠로 제작했는데요. 전공자들이 공부하는 과정에 많은 분들이 공감해주셨는데, 비전공자분들이 많은 이해를 해주셨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겨울서점: 구독자분들 중 몇분이 모이셔서 재작년 저를 위한 책을 만들어주셨어요. ‘아무튼’ 에세이 시리즈가 있는데 구독자분들이 각자가 글을 써서 ‘아무튼 김겨울’이라는 책을 만드셨어요. 아무튼 판형과 동일하게 만들어서 주셨고 추천사 역시 겨울서점에 나온 친구에게 몰래 받아서 주셨어요. 크게 감동을 했던 기억입니다. 책을 직접 제작해서 선물로 받는 경우는 정말 드물지 않을까, 겨울서점이라서 가능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구독자들이 본인의 본업 사이에서 이동진 평론가님과 연결해주셔서 콘텐츠를 만든 적도 있습니다. 제가 클래스를 들으러 다니던 분인데 영상을 함께 찍게 된 것이 즐겁고 신기한 경험이었고 감사했습니다.

김일오: 뮤비를 해석할 때 곡 소개글을 자주 활용하고, 아티스트 기획의도를 이해하기 위해서 소개글을 꼭 읽는다고 밝힌 적이 있는데, 구독자분들도 꼭 읽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들렸을 때 뿌듯합니다. 그리고 뮤직비디오 해석에 감독님이나 아티스트분들이 본인 등판해주시는 경우가 있는데요. 정말 뿌듯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크리에이터로서 유튜브가 어떤 의미인가요.

김고흐: 유튜브가 없었다면 몇만명한테 말할 일이 없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에게 네잎클로버같은 존재같아요. 지금은 미술 장군으로 불리고 있는데, 전공자들이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걸 밝혀내서 미술 장군이 되고자 하고요. 협업도 함께 하는 미술 장군이 되고자 합니다.

겨울서점: 유튜버로 알려졌기 때문에 라디오 DJ와 책을 쓰고 원고 청탁을 받고 있는데 이 모든 게 유튜버 크리에이터라는 명함 때문인 것 같고요. 힘들 때는 구독자분들과 대화하는 걸로 풀고요. 평가받는 느낌이 들 때는 시험지 같기도 하고, 어떨 때는 놀이터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김일오: 유튜브 크리에이터 김일오는 저에게 있어서 일종의 부캐인 거잖아요. 그런데 김일오가 본캐인 저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용기, 경험 등이 늘어나고 큰 책임감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분야로 유튜브를 시작하는 분들께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김일오: 좋아하는 분야로 유튜브를 꾸준히 하다 보면 좋아하는 분야를 모으는 힘이 생기고, 더 나아가면 다른 사람에게도 이 분야를 좋아하게 만드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진심을 시청자분들이 가장 먼저 알아주신다고 생각합니다. 의구심을 가지고 꾸준히 하면 시청자분들이 알아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고흐: 우선 반성을 했는데요. 과거에 할 수 있었던 조언을 하지 못했거든요. 더 나은 사람이 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유튜브는 물질적인 것보다 본인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겨울서점: 나이를 막론하고 많은 분들이 유튜버를 하고 싶다고 하시는데요. 우선 뭐에 대해 하는지 물어보고, 대본 없이 한시간 이상 말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데요. 그게 가능하다면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게 있고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면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 좋아하는 분야라면 분명히 사람들이 그걸 알아차리고 응원을 해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합니다.

김일오: 구독자분들이 더 편하게 소통하고 있는 방식을 생각 중입니다. “김일오 좋아해”라고 말했을 때 부끄럽지 않은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습니다. 음악과 뮤직비디오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이야기하고 쉬어갈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김고흐: 장기 계획은 없었고요. 지금 당장 고민인 건 게스트 섭외가 쉽지 않아서 구독자들을 늘리면 섭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꾸준히 미술과 반 고흐 콘텐츠를 만들어서 10만 구독자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겨울서점: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우고 일을 하는 스타일은 아닌데요. 지금처럼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랑방을 만들고 싶고요. 책 역시 화제성이 떨어지는 분야다 보니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이 공간을 지키는 것이 목표고요. 책에는 관심 없는 분들까지 다같이 옹기종기 책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는 것으로 유지를 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분야인만큼 레드오션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 분야에서 살아남는 비결이 있다면요.

김일오: 아무리 레드오션이라도 창작자와 크리에이터가 가진 진심과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진심이 있다면 구독자분들이 알아주시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콘텐츠를 진심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겨울서점: 책은 레드오션이 아니어서 레드오션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요. 어떤 분야에서라도 이사람이 이걸 정말 좋아해서 이걸 하는지에 대해서 구독자분들이 바로 아신다고 생각해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있어서 재밌어할만한 기획들을 만들어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목소리도 중요한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김고흐: 미술 키워드만 보면 레드오션이지만 미술은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해요. 미술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면 레드오션이든 블루오션이든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비판을 가장한 비난의 댓글이 달릴 땐 어떻게 대응하시나요.

김고흐: 미술 전공자분들이 공격적으로 댓글을 남기시는 경우에는 답을 해드리는데요. 제가 모르는 분야를 배울 수 있다면 전공자분들이 아닌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수용합니다. 또 다른 사람의 좋은 시각이 있다면 고정 댓글을 사용합니다.

겨울서점: 다른 시각이 있는 걸 굉장히 반갑게 생각하고요. 조롱이나 악플이 아닌 진지한 대화라면 읽고 받아들이려고 하는 편입니다. 자주 달리진 않지만 달리면 반가운 마음으로 열심히 읽습니다.

김일오: 해석을 정설처럼 받아들여주는 분들이 많지만 동의를 하지 않거나 의견을 주시는 경우에는 이 의견들이 모여서 콘텐츠가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해석을 감사한 마음으로 읽어봅니다.

출판사나 기획사와도 협업 제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지요.

겨울서점: 올해부터는 광고는 출판사와 하지 않고 있고요. 출판사에서 메일이 오면 제가 좋아할 만한 책에 한해서 개수 제한을 통해서 광고를 했었는데 올해는 다 없앤 상태고요. 책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아주 약간의 광고는 유치하는 편입니다. 출판사들과는 작가로서 만나는 중입니다.

김일오: 음악 관련해서 기획사가 제안을 해주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인디신을 조명하는 곡 로비라는 콘텐츠를 제작 중인데, 아티스트분들께 직접 연락해서 콘텐츠를 진행합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이종철 기자> jude@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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