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 플랫폼 바닐라의 목표는 ‘넷플릭스’다
스타트업에게 1년은 역설적인 시간이다. 시간의 흐름은 빠르지만, 그 사이 많은 것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거래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프로젝트바닐라를 다시 만난 건 거의 1년 여 만이다. 정확히 말하면 9개월 사이 회사는 목표 달성을 위해 달렸고, 최근 그 결과물을 시장에 선보였다.
프로젝트바닐라는 줌인터넷과 KB증권의 합작법인이다. 회사는 증권사와 소프트웨어임대서비스(ASP) 계약을 맺고, 고객들에게 요청받은 주식거래 주문을 증권사에 보내주는 중간 역할을 한다. 즉, 직접 금융업을 영위하는 곳이 아닌 주식거래 플랫폼 사업자다.
본격적으로 주식 플랫폼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 지난 21일 주식거래 플랫폼 ‘바닐라’를 선보였다. 바닐라는 KB증권의 계좌를 활용한다. 사용자가 바닐라에서 주식계좌를 개설하고 주식을 사고파는 것 모두 KB증권의 계좌에서 이뤄진다. 다만, 사용자는 KB증권이 아닌 바닐라의 쉽고 간편한 UX, UI로 구현된 플랫폼에서 주식거래를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바닐라프로젝트는 여러 증권사와의 연동을 꿈꾼다. 바닐라 안에서 사용자가 이용하고 보유한 증권사 주식계좌 현황을 모두 볼 수 있고, 이곳에서 원하는 계좌로 거래할 수 있다. 이런 사용자의 거래패턴을 파악해 바닐라는 계좌별 종목 추천 등을 하는 초개인화 플랫폼을 지향한다. 즉, 주식거래의 넷플릭스가 되겠다는 꿈이다.

1년 여 만에 프로젝트바닐라의 구대모 대표를 다시 만났다. 그동안 무엇을 했고 이뤘는지, 단기적인 목표는 달성했는지, 앞으로는 무엇이 하고 싶은지 물어봤다.
처음 인터뷰했던 때와 달라진 점이 있나?
회사 직원들이 늘었다. 전 직원은 21명 정도로, 채용을 통해 조만간 규모를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전체 직원 중 개발자 비율이 약 40% 정도인데 50% 정도를 개발조직으로 늘릴 계획이다.
주식거래 플랫폼 바닐라를 소개해달라.
회사의 목표는 주식거래 플랫폼 역할에 집중해 고객(사용자) 편의성을 개선하는 것이다. 거래를 위해 어떤 종목을 선택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것은 주식을 처음 접하는 사용자들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다. 이를 위해 만든 것이 추천 콘텐츠인 ‘바닐라 픽’이다. 예를 들어, “요즘 주변에서 메타버스가 전망이 있다고 하는데 관련 주식이 뭐가 있지?”와 같은 생각이 드는 분들을 위한 것이다.
보통 이 경우 검색엔진을 찾는데, 저희가 보유한 주식 정보를 바닐라 앱에서 보여주도록 했다. 바닐라 픽에 들어가면 메타버스 중에서도 선별한 종목을 소개해 분산투자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한다. 온라인 쇼핑을 하듯 장바구니 형태로 구매하기 기능을 제공해 원하는 항목들을 일괄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KB증권과의 협력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프로젝트바닐라는 KB증권이 스타트업에 투자한 첫 사례다. KB증권에서 많은 부분에 있어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존중해주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경우 요청을 하면 원활하게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줬다.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있나?
많다. 주식 플랫폼이라는 사업은 난이도가 높은 영역이다. 플랫폼인 만큼 여러 증권사의 계좌와 보유 주식 현황을 보여줘야 한다. 현재 KB증권만 연동이 이뤄졌는데, 아직 연동하지 않은 증권사들이 꽤 많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마이데이터 사업이라는 방법도 있다.
한 가지 더, 증권사별로 API가 다르다는 점이다. 증권사들과 연동하려면 API 규격이 동일해야 하는데, 이를 맞추려면 필요 이상의 개발 인력이 필요하다. 또 사용자 경험도 이상적이지 않다. 처음부터 이상적인 모델을 제시할 경우 협력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트래픽이 발생하면 기술적인 부분을 하나둘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원하는 서비스 모습을 위해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으면 되지 않나?
마이데이터 허가를 받더라도, 얼만나 많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지 나와 있지 않다. 크게 어느 계좌 통해 어느 증권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예수금 정도는 볼 수 있다. 그러나 서비스의 핵심인 실제 거래내역 등 세부적인 내용이 마이데이터 제공 내역에 포함되는지 아직 알 수 없다.
우리가 필요한 정보는 어떤 종목을 몇 번 사고 팔았는지다. 사용자마다 구매패턴이 다르다. 장기투자를 하는지, 단기투자를 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중요하다. 예를 들어, 저의 경우 자녀들을 위해 특정 계좌에 장기투자를 하고 있다. 이 경우 해당 증권사에서는 저를 장기투자 성향의 고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단기투자는 다른 증권사에서 한다. 이 경우 각 증권사에서 저의 성향을 잘 알 수 없다. 바닐라는 궁극적으로 초개인화 플랫폼을 지향하는 만큼, 세부 데이터가 꼭 필요하다.
궁극적으로 만들고 싶은 플랫폼은 어떤 모습인가?
사스(SaaS,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형태로 가고 싶다. 쉽게 말해 넷플릭스를 생각하면 된다. 휴대폰에서 영화를 시청하다가 멈춘 경우, PC나 태블릿에서 이어볼 수 있다. 주식 플랫폼도 마찬가지다. PC, 모바일, 지점 등 구매 방식에 따라 수수료가 다르고 서비스의 방식도 다르다. 따라서 사스 모델로 구현할 경우 모바일에서 각 증권사 보유 주식현황과 거래내역, 잔고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줄 수 있다.
플랫폼에 유입된 사용자들의 특징이 있다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고 있음에도 반응이 괜찮은 편이다. 구체적인 수치는 아직 밝힐 수 없으나, 생각보다 사용자들의 유입이 견조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재방문율인데, 사용자의 약 30~40% 이상이 지속적으로 재방문을 하고 있다. 특히 재방문 사용자들은 주로 2030세대로 목표했던 고객층이다.
단기적인 계획이 있다면?
당장은 7월 말에 iOS 버전의 바닐라 플랫폼을 출시하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해외주식거래, 소셜트레이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1년 뒤에는 오늘 인터뷰한 내용을 구체화하고 더 많은 사용자들이 쓰는 앱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홍하나 기자>0626hhn@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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